죽은사람과산사람이함께거리를활보한다면…
이폭염도조금은오싹하지않을까?
유례없는무더위가덮칠때읽은소설,죽은자의꿈
나는죽은자라고일갈했던"내이름은빨강"의흥미로움과는달리
더위먹은것처럼무슨뚯인지도모르게몽롱하게책장을넘겼다.
결말이되어서야윤곽이조금잡힌다.
몸이차가워남자의체온을받아살아가는여자성연
그남자들속에서찾은태경
그관계는사랑으로익어가고성연은태경의체온을더이상빼앗으려고하지않는다.
그렇게성연의몸은식어가고있다.
성연과태경이부동산중개소를찾아다니며죽은남자내연녀의죽음을파헤친다.
그러면서성연이본태경의성격이다.
삶의굴곡속에서즐거움을찾는것은어쩌면이런사고방식일것이다.
좋은것에만뇌의문을열고,싫은것은모두닫아버리는방식이다.
내삶의방식을활자로보는듯하다.
태경이죽은여자와함께있었으므로성연은태경에게다가갈수없다.
성연은태경에게죽은영혼이따라다니지않도록하는부적으로
우산과와이셔츠와와이셔츠를빨때사용했던샤워젤과라이터를사서쇼핑백에넣은후
태경의집현관문에걸어놓으면서쓴쪽지내용이다.
구구절절한염려와사랑이느껴지는내용이다.
귀신은차갑고음산한곳에나타난다는통념이강렬하게전해진다.
영화나드라마에서도비오는날밤에귀신을등장시키는경우가많다.
이렇게차분히납양특집의세계로책의내용은전개된다.
죽은여인의혼이성연의몸에빙의되었고
태경은본래의성연을되찾기위한몸부림치고
정체불명의사람들에게끌려가게된두연인은기지로그위기를벗어나고
죽은문석과죽은그의내연의여인의말을들음으로써모든사건의전말을알게된다.
구덩이속에성연의식은몸을눕힌후태경은성연의옆에눕는다.
자신의체온을빼앗지않음으로써서서히몸이식어죽은성연을살리기위해태경은무덤에함께누웠다.
이둘의사랑은이렇게끝나는것인가?
성연은살아있는생명체와땅속에같이있으면생명을받고살아난다.
따라서무덤에함께누운두연인은살아날것으로믿는다.
이들의행복한삶이머리속에현실감있게그려진다.
그것이작가가독자에게배려한몫일것이다.
죽은자의꿈
그것은바로사랑이아닐까?
사랑이있으면산자요
사랑이없으면죽은자이다.
죽은남자문석은자신의욕망을위해죽은여자를버렸고
죽은여자는사랑의집착과증오로죽은남자를죽였다.
성연은태경의온기를빼앗기를포기하고스스로식어가고
태경은성연의몸을녹이러무덤속에도들어갔다.
이것이작가가전하고자하는숨은그림,사랑일것이다.
삶과죽음의모호한경계가간결한문체와함축적인대사를통해음산하게전해져왔다.
존재의의미가휘청거리고현실과상상이혼미되어미스테리한분위기가한여름에펼쳐졌다.
읽고또한번읽으면서안경넘어세상을조용히응시했다.
분주한사람들속에나역시그일원이었다.
작가후기에서도이책이실제로나온다는것을안믿어진다고했다.
편집부와의심도있는회의를거쳐줄거리를많이고쳤다고했다.
어쨋튼책으로완간되었고,나는무더운여름에책을읽었다.
영혼,빙의,이쪽과저쪽…..서서히다가온오싹한느낌들이다.
이렇게도소설이씌어지는구나…"희랍어시간"처럼…
작가의노력에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