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드 포 라이프
에멜리에 셰프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7년 6월
밀레니엄 시리즈를 뛰어넘는 작품이란 말, 북유럽의 스릴을 제대로 느껴 볼 수 있다는 문구에 읽기 시작한 책이다.
워낙 밀레니엄에 대한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었기에 이제는 웬만한 영. 미권이나 일본의 스릴과 추리와는 또 다른 감성을 전해주는 북유럽 풍의 스릴 맛에 대한 기대와 함께 더욱 호기심이 일었다.
배경 자체도 아주 흥미롭게 다가온다.
야나 베르셀르우스 시리즈 중 첫 번째에 해당이 된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가 처음의 등장부터가 독자들의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이민국 관리가 자신의 집에서 총을 맞고 숨진 채 아내에게 발견이 된다.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고도의 그 누군가가 남편을 살해했고 당연히 수사에 발을 벗고 나서게 되는 경찰들은 유일한 지문으로 창문에 남겨진 어린아이의 손 모양을 발견한다.
아이가 없는 가정에서 왜, 누가, 정말 아이가 죽였을까? 하는 의심조차 할 수도 없는 사건은 이 사건에 동참하게 된 야나 베르셀르우스와 연관이 되면서 이야기는 한층 깊어진다.
여검사로서 냉철한 이미지, 그녀가 이 사건을 토대로 경찰과 공조하는 가운데 책은 현재의 그녀의 모습과 과거의 어떤 한 소녀의 이야기를 번갈아 가며 들려주는 형식을 취한다.
이쯤 되면 독자들은 그 어린 소녀가 야나일 것이란 짐작을 하게 하는데, 그녀가 살아온 인생 그 자체는 현 국제적인 정세의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이민자들, 특히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다룸으로써 또 다른 스릴의 맛 속에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각기 고유번호가 새겨진 컨테이너에 짐짝처럼 취급당하며 자신의 나라를 떠나 보다 나은 선망의 대상인 나라로 불법 이민하려는 사람들, 그들의 자식을 킬러로 키우는 사람들의 모습과 함께 과거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리고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통해 과거를 돌아가 마주하는 야나란 인물의 고충과 세 건의 살인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힘없고 나약한 인간들의 모습을 저자는 스릴과 추적이라는 두 가지의 맛을 북유럽만의 자연경관과 함께 고루 배분하며 느끼게 만든다.
책의 제목인 표적, 그것은 누구일까?
어느 한 목표를 향해 주어진대로 프로그래밍되어 행동에 옮기는 아이들, 그리고 뒤따라오는 죽음의 뒤엔 이용가치에 따라 소중한 생명을 물건처럼 취급하는 인간들의 비 양심적인 행동을 통해 서구의 부유국들이 말하는 제도의 완벽성 뒤에 또 다른 음모와 법의 허점이 드러나고 있음을 고발하는 책이기도 하다.
전체적인 흐름은 꽉 잘 짜인 완성도라고는 볼 수 없는 약간의 허술함이 보이긴 하나, 데뷔작으로 볼 때는 내용의 소재와 부유국들의 뒤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통해 추리 스릴에 그친 것이 아닌 사회적인 문제점을 같이 들여다볼 수 있게 그린 작품이란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책 뒤 말미에 미완으로 끝난 하데스와의 대결은 과연 다음 시리즈에 계속적으로 나올지, 그녀의 감춰진 과거가 드러나면서 책 제목처럼 계속 표적의 대상으로 남을지, 범인을 추적하면서도 살해자의 신분을 갖게 된 그녀의 앞날이 또 다른 사건을 통해 새로운 삶으로 거듭나게 될지를 생각해 볼 때 다음 시리즈를 통해 만나보길 기대해보게 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