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얼굴의 여우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비채 / 2019년 11월
도조 겐야 시리즈를 기다려온 독자라면 이번에 새롭게 탄생한 시리즈 인물에 대한 새로운 작품을 반갑게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미즈치럼 … 이후의 차기 작품을 기다려온 만큼 저자의 말처럼 실망하지 않을 거라는 이 작품의 새로운 등장인물은 주인공인 ‘모토로이 하야타이다.
만주에서 건립된 건국대학을 나온 엘리트였던 그, 그는 패전 이후의 일본에서 무작정 기차를 타고 내리게 되는데 마침 기차역에서 탄광에서 일할 사람들을 모집하는 사람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떠나려 하던 차, 아무래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하야타는 이내 거부하지만 험악한 분위기를 이길 수 없는 위험에 처한다.
이때 그를 구해준 사람이 미노루, 알고 보니 그는 전직 탄광부를 모집하던 일을 하던 사람이었고 하야타를 본 순간 자신이 징집했던 조선남자를 연상시켰기에 위기를 모면하게 해 준 것이었다.
현재 그는 탄광부로 하야타는 그를 따라 그가 일하고 있는 탄광에 취직을 한다.
때는 일본이 패전한 직후였고 탄광은 조선인들이 일하던 곳을 일본인들이 차지하는 분위기였다.
어디나 그들만이 정신적으로 의지하고 모시는 신이 있듯이 그곳 역시 탄광부들이 모시는 신당이 있었고, 하루하루 힘겹게 탄광부로서의 생활을 이어가던 하야타는 탄광에서 검은 얼굴의 여우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정체는 여우 가면을 쓴 아름다운 여인으로 마이리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이었다.
그런데 탄광에서 갱도가 무너지면서 아이자토가 나오질 못하는 상태에서 시간은 흐르게 되고 여우 신을 모시는 사당에선 금줄로 목을 맨 남자들이 발견이 된다.
안에서 문이 잠긴 채 벌어진 죽음의 시체, 일명 밀실 살인이라 불리는 이 사건의 중심을 하야타는 추리의 꼬리를 물듯 그곳에서 벌어진 실체를 쫓기 위해 탐정 역할을 하게 된다.
책의 첫 배경이 일본의 침략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시작한다는 점에서 읽는 독자의 입장에선 우리나라 징용의 대상들과 그들이 물건처럼 이용하고 버려지는 참혹한 현장의 이야기와 함께 보기 드물게 일본인으로서 자국의 이러한 전쟁의 실상을 침략으로 그린 점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하아타가 느낀 미국의 원폭 투하에 대한 생각은 자신들이 행한 행위에 대해 깊은 반성보다는 분노를 느낀 장면은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보다 폭넓은 생각의 깊이가 부족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기존의 민속과 호러를 겸한 추리 미스터리의 세계를 그린 작가가 이번엔 배경을 옮겨 패전을 주 배경으로 석연치 않은 죽음과 마주한 새로운 인물의 등장 서막을 알림으로써 기존의 도조 겐야와는 다른 또 다른 시리즈물을 탄생시켰다.
마물의 장난일지, 아니면 귀신의 장난일지, 여우를 봤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처럼 실제는 인간이 저지른 살인인지, 그렇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지를 밝혀나가는 주인공의 발전된 사건의 전개와 그 실체를 탐하는 모습은 탐정의 모습을 베대로 보여준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차기 작품이 새로운 작품과 함께 새 시리즈물 주인공 소개의 서막을 알림과 동시에 다른 분위기의 작품을 만난 느낌이 참신하게 다가온 작품이었다.
다음에는 어떤 사건으로 하야타의 활약이 이어질지, 기대가 된다.
누구나 주관적인 관점을 버릴수는 없나 봅니다.
작가 역시 일본인이다 보니 일본의 입장에서
보는거겠죠.
우리 아버지도 징용으로 일본탄광에서 일하셨지요.
해방후 돌아 오셨는데 일본의탄광 하니까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역사적인 부분들이 솔직하게 그린점도 있지만 일본인들 자신의 관점에서 본 부정적인 부분들이 있어 추리 스릴러의 문학이지만 새롭게 바라 본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