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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따라, 강 따라, 들 따라 걷는 상주의 새 길…낙동1경 경천대서 출발

낙동강에서 경치가 가장 아름다운 ‘낙동 1경’ 경천대가 있고, 후백제를 일으킨 견휜 아버지의 고향이며, 정몽주, 김굉필, 정여창, 이언적, 이황, 노수신, 류성룡, 정경세, 이준 등의 위패가 봉안된 도남서원이 있는 곳은? 또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설 의료원인 존애원과 최초의 자전거박물관이 있으며, 낙동강생물자원관을 착공할 예정인 지역은? 알만한 것으로 한 가지만 더 하자. 곶감으로 유명한 도시는? 이 모든 질문을 아우르는 도시가 바로 경북 상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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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1경 경천대의 봄 풍경. 실제로 가보면 이 보다 훨신 아름답다.

태백 황지연못에서 발원한 낙동강은 통상 1300리를 굽이쳐 흘러 바다로 빠져들지만 상주에서는 낙동강 700리라고 부른다. ‘낙동강 700리 이곳에서 시작하다’란 비석까지 세워놓았다. 여러 지류에서 모여든 낙동강이 상주에 와서 제대로 강의 모습을 갖췄고, 그 제대로 갖춘 모습을 기준으로 강의 길이를 재면 700리가 된다는 것이다.

상주는 사실 지명부터 낙동강과 떼래야 땔 수 없는 관계다. 상주의 옛날 지명이 낙동강의 상류에 있다는 의미인 상락(上洛)이기 때문이다. 여러 지류가 하나로 모이는 그곳에 낙동강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낙동 1경’ 경천대가 있다. 하늘이 만들었다 하여 일명 자천대(自天臺)로 불린다. 낙동강물을 마시고 하늘로 솟구치는 학을 떠올리게 하는 천주봉, 기암절벽과 굽이쳐 흐르는 강물을 감상하며 쉴 수 있는 울창한 노송숲과 전망대, 조선시대 석학 우담 채득기 선생이 은거하며 학문을 닦았다는 무우정, 병자호란 때 세웠다는 경천대 비석 등 명승지와 유적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또 경천대 바로 아래로 흐르는 낙동강은 그 굽이쳐 흐르는 모양이 마치 용의 모습과 같다하여 용소(龍沼)라 하고, 낙동강 중에서 가장 깊은 곳이라고 한다. 강 수심이 깊은 만큼 고기도 많아 천연기념물인 수달의 서식지로도 알려져 있다. 전망대에서는 낙동강의 아름다운 모습을 바로 내려다 볼 수 있다. 1978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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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서 오는 낙동강의 봄은 짙푸른 보리밭을 더욱 녹색으로 만든다.

그 상주에서 ‘길’을 만들었다. 강과 산, 들을 두루 다니며 상주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게 아기자기한 길을 무려 11개 코스나 조성했다. 모든 코스의 공통점은 등산이나 트레킹의 편의를 위해서 반드시 원점회귀 해야 하고, 산(Mountain)과 강(River)과 들(Field)을 끼고 있어야 한다는 거다. 이른바 ‘MRF코스’라고 부른다. 상주시에서 경치가 가장 좋다는 ‘낙동 1경’ 경천대를 거쳐 가는 제1 코스인 낙동강길을 추천했다.

경천대 관광지 안으로 들어섰다. 시원한 강바람이 확 불어왔다. 아니 아직까지는 추운 바람이다. 따뜻한 봄이나 여름이 되면 굉장히 시원할 것 같다. 먼저 경천대 전망대에 올라갔다. 상주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듯했다. 사방이 평지에 가까운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쳐져 있다. 상주는 특히 평야가 많아 쌀의 곡창지대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상주는 곶감, 누에고치와 함께 쌀 생산이 많이 된다고 해서 ‘삼백의 도시’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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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천대 정상에 바위를 뚫고 나온 소나무. 어디를 가든 소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을 볼 수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경천대는 마치 별천지 같아 보였다. 가까이 가서 보지 않을 수 없다. 가까이 가서 봐도 마치 신선이 놀던 장소 같다. 바위를 뚫고 나온 노송과 기암괴석 등은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우담 채득기 선생이 병자호란 때 청나라 심양에 볼모로 잡혀간 세 왕자를 모시고 8년 만에 돌아와 비석을 세우고 충절의지를 키웠다고 한다. 빛바랜 비석에는 ‘擎天臺, 大明天地 崇禎日月(경천대, 대명천지 숭정일월)’이라고 새겨, 북벌의 의지를 다진 것으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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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천대에 있는 비석.

주변은 우아한 노송들로 가득했다. 하늘과 땅과 나무와 강이 모두 어우러진 아름다운 곳이다. 그 속에 낙동강길이 있다. 길은 소나무잎들로 무성해 푹신푹신했다. 자칫 미끄러지기 쉬웠다.

이 아름다운 곳에 몇 년 전 인기드라마였던 ‘상도’ 세트장을 만들어 촬영했다. 그 흔적은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이 곳을 지나 낙동강길 따라 난 도로로 들어섰다. 강둑길에 심어져 있는 벚꽃은 아직 몽우리도 피지 않은 상태다. 유달리 추위가 기승을 부려 나무들이 아직 봄이 오지 않은 걸로 착각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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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천대 있는 아름다운 소나무가 철제난간 사이로 자라고 있다.

강둑길을 따라 500여m 가면 오른쪽으로는 한창 마무리 공사 중인 신축건물이 있다. 올 6월 준공예정인 우리나라 첫 자전거박물관이다. 상주 시내에 있는 박물관을 이곳으로 옮겨 확대 개장할 예정이다. 바로 그 앞쪽으로 낙동강을 넘어가는 경천교 다리가 나온다. 낙동강에서 교량 길이가 330m로 가장 짧다고 한다. 다리 양쪽 난간 위에는 수십 개의 달리는 듯한 자전거 모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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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자전거 모형이 교량 위에 여러개 조각 돼있다.

다리 끝에는 옛 회상(횟골)나루터 자리를 알리는 비석이 있다. 비석 뒤면엔 ‘회상나루는 回谷津(회곡진)이라고도 하며, 풍양에서 상주로, 상주에서 안동으로 왕래하는 관문의 역할을 하였으며, 객주촌이 번성하여 애환과 추억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고 적혀 있다. 교량 밑 크고 평평한 바위가 과거 나루터 자리를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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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나루터 자리를 상기시키는 비석을 세워놓았다.

강길을 지나 산길로 진입이다. 이정표는 비봉산 4.1㎞라고 가리키고 있다. 비봉산으로 접어들었다. 해발 230m로 야트막한 산이지만 초반부터 바로 경사가 시작된다. 나무들은 관목과 교목이 잘 조화를 이뤘다. 주로 소나무군락이지만 촘촘하게 조림한 참나무 군락지가 눈길을 끈다. 고사리, 만개나무 등도 관목으로 여기저기 소군락을 이뤄 흩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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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바위. 등 중앙에 소나무가 자라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그 와중에 색다른 바위 하나가 눈길을 끈다. 바위를 뚫고 자라는 소나무도 볼만 하지만 바위 자체가 용이 못 된 이무기 같이 생겼다 해서 이무기바위이다. 눈 주위엔 눈물을 흘리는 듯한 흔적도 보인다. 등에서 자라는 소나무가 날아가지 못하게 붙들고 있는 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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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에서 바라본 낙동강 줄기. 위에 보이는 금빛 모래는 4대강 사업으로 사라진다.

어느 덧 비봉산 동봉 정상이다. 사실 야트막한 산에 정상이랄 것도 없지만 그래도 등산로로서 구색은 다 갖췄다. 바로 밑에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넓은 강 중간에 모래섬 하중도가 있다. 꽤 넓은 면적이다. 그곳에 예산 938억원을 들여 낙동강생태자원관을 올해 착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 옆엔 요즘 한창 떠들썩한 4대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붉은 깃발과 청색 깃발을 꽂아 강 준설구역표시를 하고 있다. 지금 낙동강은 아름다운 금빛 모래로 반짝이지만 준설작업이 끝나면 금빛모래는 영원히 사라지고 만다. 준설도 하면서 금빛모래도 살리는 솔로몬의 지혜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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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길은 야트막한 산이지만 소나무와 참나무들이 우거져 있어 여름에도 그늘을 드리운다.

비봉산 정상이다. 사방이 탁 트여 시원한 조망이다. 조망은 좋지만 바람 막을 능선이 없어 춥다. 전망대에서 구경만 하고 바로 내려갔다. 고갯마루를 돌아 낙동강 바로 위 능선엔 나무계단을 잘 만들어 놓았다. 끝 지점 조금 지나면 청룡사가 나온다. 1672년엔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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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려히 흐르는 낙동강 줄기를 바라보는 탐방객들.

청룡사를 지나 산 아래로 내려오면 들길이 펼쳐진다. 햇빛이 잘 드는 언저리엔 사과나무 과수원이 있다. 들길도 엄밀히 말하면 낙동강 따라 가는 길이다. 강과 들을 함께 즐기며 걷는다.

볼거리는 하나 더 있다. 강가에 초가집들이 여러 채 지어져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서 보니 드라마 상도 촬영세트장이었다. 상도에서 압록강 포구 장면을 이곳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 이 세트장을 민박이나 다른 시설로 활용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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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따라 걷는 들길도 느끼는 맛이 다르다.

산길도 올라갔던 그 길로 들길과 강길로 둘러 다시 왔다. 이제부터는 왔던 길로 되돌아가면 된다. 제1 코스인 낙동강길 전체 길이가 11㎞에 달했지만 별로 길어보이지는 않았다. 아마 어디서든지 뛰어난 경치를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정말 이 코스 어디서든지 굽이쳐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의 아름다운 줄기 조망이 가능했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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