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은 옛날엔 단풍이 아름다워 적악산(赤岳山)으로 불렀다. 그러다 꿩의 보은을 받은 한 젊은이의 사연에 의해 치악산(雉岳山)으로 바꿔 불려지기 됐다고 전한다.
치악산 정상 비로봉에는 용왕탑, 산신탑, 칠성탑 등 세 개의 돌탑이 정상을 지키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과거를 보러 가던 한 젊은이가 적악산의 고갯길을 넘어 과거길로 가던 길에, 구렁이에 잡아먹힐 위기에 빠진 꿩을 만나게 된다. 이 젊은이는 화살로 구렁이를 명중시켜 꿩을 구한다. 젊은이는 해가 지고 날이 어두워지자 묶을 곳을 찾던 중 산 속에 기와집 한 채를 발견한다. 젊은이는 소복차림의 젊은 여인으로부터 밥까지 얻어먹고 깊은 잠에 빠졌는데, 어느 순간 구렁이가 젊은이의 몸을 칭칭 감고 있었다.
치악산 정상 비로봉에서 바라 본 주변 경관.
비로봉이 새겨진 치악산 정상 비석.
구렁이는 “오늘 내 남편을 당신이 화살로 죽였다. 남편의 원수를 갚기 위해 당신을 이곳으로 유인하였으니, 당신은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단 새벽에 빈 절 종각에 있는 종이 세 번 울리면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첩첩산중 새벽에 누가 종을 치겠는가. 죽었다고 생각한 젊은이는 뜻밖에도 새벽에 세 번의 종소리가 울렸다.
치악산 황골로 올라가면 광개토대왕비 만한 바위가 곧바로 서 있어 입석바위(대)라고 한다. 입석바위 바로 밑에 입석사가 있다. 입석바위 바로 앞에는 삼층석탑이 있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한 젊은이는 이상히 여겨 종각으로 가보니 종 밑에는 꿩 세 마리가 머리가 깨진 채 죽어 있었다. 너무 감동한 젊은이는 그 길로 과거를 포기하고 ‘날짐승이지만 목숨으로 보은한 꿩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그 자리에 절을 짓고 거기서 살았다. 그 절이 바로 적악산 상원사다. 이후 적악산을 꿩 치(雉)자를 써서 치악산으로 바꿨다고 전한다. 치악산과 상원사의 유래다.
남대리에서 올라가는 길은 울창한 숲으로 여름엔 해를 볼 수 없을 정도다. 나무가지 사이로 햇살이 비치는 모습을 담았다.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산신의 영험이 많아 사냥꾼도 감히 짐승을 잡지 않는다’고까지 적어놓을 만큼 산세가 깊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국토의 중앙에 우뚝 솟아 있어 사방이 조망이 가능해 험준하기만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기도 했다.
궁예가 군사를 일으켜 본거지로 삼았다는 영원산성에 대한 안내판. 지금은 붕괴 위험으로 출입금지다.
지금 사적 제447호로 지정된 원주 영원산성은 궁예가 군사를 일으켜 본거지를 삼았던 곳이기도 하며, 고려 충렬왕 땐 원나라가 쳐들어왔을 때 치악산을 거점으로 원나라를 크게 물리친 것으로 전한다. 또 임진왜란 때도 배수진을 치고 왜군과 싸워, 가장 격렬한 전투를 치른 곳이기도 하다.
남쪽 남대봉 옆에는 공단 지킴터가 있다.
주봉인 비로봉(1282m)을 중심으로 북쪽으로 매화산(1083m), 천지봉(1085.7m), 서쪽은 삼봉(1072.6m), 토끼봉(887m), 남쪽은 향로봉(1041.4m), 남대봉(1180m), 선바위산(999m)에 이르기까지 거대하고도 많은 연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험준한 지형은 사다리병창, 금대리계곡, 황골 등 가파른 등산로로 이어진다. 금대리계곡에서 남대봉 올라가는 길 중간쯤 영원사 바로 옆에 영원산성이 있다. 지금은 붕괴위험으로 출입통제하고 있다.
향로봉은 봉우리가 따로 돌출되지 않아 돌탑을 쌓아 봉우리를 대신하고 있다
치악산 최고봉 비로봉엔 3개의 돌탑이 있다. 원주의 한 민간인이 신의 계시를 받아 쌓았다는 미륵불탑은 각각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남쪽의 불탑은 용왕탑, 중앙의 탑은 산신탑, 북쪽의 탑을 칠성탑이라고 한다.
치악산 이름을 적악산에서 치악산으로 바뀌게 한 꿩의 전설을 간직한 상원사.
등산로는 구룡사코스, 황골코스, 금대리코스, 신림코스, 토끼봉코스, 한다리코스, 부곡리코스 등 다양하게 있다.
때로는 장거리 종주산행을 한다. 비로봉에서 남쪽 주능선을 타고 서쪽 황골 방면으로 하산하거나, 삼봉․토끼봉을 경유하여 흥양리로 하산할 수도 있고, 계속 남쪽 주능선을 타고 향로봉․남대봉을 경유하여 금대리나 치악재 또는 성남으로 하산할 수 있다.
향로봉 돌탑 옆에 있는 이정표.
향로봉에 대한 안내문.
비로봉 산신탑.
비로봉 칠성탑.
비로봉 용왕탑.
손오공
03.19,2011 at 11:50 오전
옛날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나왔던 이야기가 참으로 새삼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