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마대산(1071m)은 사람들에게 그리 널리 알려진 산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영월군에서 전국등산대회를 마대산에서 개최함에 따라 등산객들 사이엔 빨리 인식되고 있는 산이다. 더욱이 마대산 언저리엔 김삿갓 생가와 김삿갓문학관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로 변하고 있다.
양백지간에 있는 마대산은 사방이 산으로 덮여 있는 곳기도 하다. 입구에 있는 등산안내도.
마대산 정상에 선 현대판 김삿갓.
마대산은 예로부터 양백지간의 명당으로 꼽혔다. 양백지간은 <정감록>의 ‘십승지지’ 중의 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우선 양백지간은 소백산맥과 태백산맥의 양 자락 끝에 자리한 산이라는 뜻이다. 지금은 도로가 개통돼 사람들이 차로 다니지만 걸어다니는 시절엔 양백지간은 한마디로 첩첩산중 속이라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은 곳이다.
김삿갓문학관에서 마대산으로 가기 위해선 섶다리를 건너야 한다.
<정감록>의 십승지지는 사람이 재난을 피해 숨을 수 있는 10가지 장소를 말한다. 책마다, 해설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조선시대 사고(史庫)지와 화재․ 풍재․ 수재 등 삼재(三災)를 피할 수 있는 지역 또는 산과 비슷하다. 삼재를 피할 수 있는 산은 오대산과 소백산, 가야산 등이다. 십승지지도 오대산과 소백산, 가야산에 지리산․ 태백산 등이 더해진다. 설악산도 첩첩산중 깊고 재난을 피하기 좋지만 너무 춥고 일년 12개월 중 10개월이 눈이 쌓여 있어 사람 살만한 곳이 못된다고 이중환의 <택리지>와 <동국여지승람> 등에 나온다.
김삿갓 무덤 앞, 마대산 등산로 입구에 있는 김삿갓 얼굴을 본 떠 만든 조형물.
그 양백지간의 마대산 자락에 왕의 무덤인 능과 같은 묘지 한 기와 조금 더 올라가면 초가집 한 칸이 나온다. 바로 김삿갓의 흔적이다. 초가집은 김삿갓의 할아버지인 평북 선천부사 겸 방어사였던 김익순이 반란을 일으킨 홍경래에게 항복을 해버려 멸족의 위기에 빠지자 김삿갓의 어머니가 양백지간인 이 곳에 터전을 잡고 숨어산 집터다. 집터가 발견되자 영월시에서 김삿갓문학관과 생가터를 복원한 뒤 이를 관광자원화하고 있다. 묘지는 김삿갓의 무덤이다.
실제 김삿갓 복장을 한 현대판 김삿갓이 생가터로 향하고 있다.
영월시는 이곳이 원래 영월군 하동면이었으나 영월군 김삿갓면으로 고칠 정도로 김삿갓을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해에만 김삿갓생가터에 20여만 명이 찾았다. 영월시의 김삿갓 관광자원화가 성공하고 있는 셈이다.
마대산 중턱에 있는 김삿갓 생가터.
마대산 올라가는 등산로는 김삿갓생가터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된다. 김삿갓생가터 주변엔 화전민의 흔적을 지금도 볼 수 있다. 화전민이 살았던 장소는 대개 낙엽송, 즉 일본잎갈나무를 심었다. 또는 돌과 흙으로 집터를 다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현대판 김삿갓이 마대산을 오르고 있다.
마대산 올라가는 등산로 주변의 덩굴나무 아래로 집터의 흔적과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낙엽송이 군락을 이룬 흔적을 쉽게 볼 수 있다. 낙엽송은 다른 어떤 나무들보다 빨리 자라기 때문에 화전민의 흔적을 없애려는 당국의 의지를 반영한 나무였던 것이다. 낙엽송은 지리산과 소백산 등지에 큰 군락을 이룬 곳이 많다. 이러한 산에 화전민이 많이 살았다는 반증이다.
가파른 능선길을 오르면 삼거리가 나와 정상까지 0.1킬로라는 사실을 이정표로 전하고 있다.
김삿갓생가터는 고도 550m 지점에 있다. 마대산 정상이 1071m이니 조금만 더 올라가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 등산로는 생가터를 거쳐 어둠골~정상~처녀봉~목아민속박물관 조성예정지~신선골~김삿갓묘역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가 있다. 총 8.4㎞정도 된다. 영월 가는 길에 김삿갓길도 한 번 걸어보고 마대산 등산을 하며 김삿갓과 양백지간의 ‘명당이 이런 곳이구나!’ 하고 한 번 느껴 보시라.
김삿갓 유적지 안내판.
김삿갓이 마대산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다.
마대산 정상에서 저 멀리동강이 아닌 서강이 보인다.
참나무에 겨우살이가 오밀조밀 기생하고 있다. 겨우살이는 수십 년 이상된 나무에 자라고 오염이 안 된 지역에 서식하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판 김삿갓이 마대산 등산로에 있는 고목을 지나고 있다.
김삿갓이 하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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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5,2011 at 1:16 오후
잘 보았습니다.
김삿갓 살던곳 한번 가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