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도립공원이 이르면 10월 중, 늦어도 연내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1972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정확히 만 40년 만이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이하 공단)은 6월 20일 광주시민과 전남 화순․담양 주민들을 대상으로 열린 공청회에서 무등산 일원은 우수한 생태계와 역사 및 자연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으로서 다양한 생태․경관자원의 현명한 활용을 위한 방안으로 국립공원으로 승격이 필요하다고 보고, 타당성 조사결과와 공원 지정계획에 따른 일정에 대해 설명했다.
늦어도 올 연말까지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예정인 무등산 정상의 주상절리 서석대는 뛰어난 무등산 경관의 자랑이다.
공단은 ‘무등산 국립공원’의 면적을 기존 도립공원의 30.23㎢ 면적에서 화순․담양 지역을 대거 포함시켜 거의 3배 가까이 넓힌 82.30㎢로 대폭 확대했다. 따라서 국립공원 무등산의 면적은 광주 49.92㎢, 담양 14.76㎢, 화순 17.62㎢ 등으로 늘어난다. 이는 현재 가장 적은 면적인 월출산의 47㎢보다는 거의 2배 가까이 되는 규모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예정인 무등산의 자연자원은 1345종에 이르는 다양한 식물과 곤충 포함 884종에 이르는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등 매우 뛰어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연기념물인 서석대와 입석대, 규봉 등의 수직절리의 뛰어난 경관도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국가지정문화재 7점과 지방지정문화재 20점 등을 보유, 문화적 가치도 다른 국립공원에 비해 손색없다고 공단은 말했다.
무등산 정상엔 드넓은 억새밭이 있어, 가을엔 한껏 정취를 복돋운다.
무등산 등산객도 기네스북에 오른 북한산에 버금가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기준 방문객수가 광주시의 집계로 667만 명으로 밝혀, 북한산의 850여만 명에 비해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공단은 무등산의 자원을 기존 20개 국립공원과 비교한 순위도 발표했다. 야생동식물 서식상태를 가늠하는 자연생태계는 가야산․주왕산․월출산보다 적은 면적에서 더 많은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같은 유형의 15개 국립공원 중에서 13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기암괴석과 봉우리의 자연경관은 15개 국립공원 중 7위, 지정문화재 보유현황을 나타내는 문화경관은 9위, 위치 및 이용객 인원으로는 북한산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무등산엔 산성 등 문화유적지도 많아 문화적 가치로도 손색없는 국립공원이다.
이날 공청회에서 화순․담양 주민들은 ‘국립공원 지정에 반대한다’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고함을 지르는 등 회의 진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이들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사유지의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는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그러나 공단에 따르면 국립공원으로 편입될 화순․담양 지역은 현재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있으며, 개발제한구역이 국립공원의 자연환경지구보다 훨씬 더 규제가 강하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개발제한구역은 세월이 지나면 해제될 가능성도 있으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영원히 재산권 행사에 제한받는다는 점도 반대이유로 들었다. 이에 대해서도 공단은 “1973년에 이미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이 여태 풀리지 않았다”며 “국립공원으로 지정돼도 추가 규제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주상절리 위의 무등산에서 정상 조망을 감상하고 있다.
무등산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남은 일정은 오는 7월 관할 시도 지사와 군수 의견 청취, 8월 국토해양부․농림부․산림청 등 중앙 행정기관의 관련 장관협의, 9월 국립공원위원회 상정 심의, 10월 상정 후 지정고시 등으로 추진된다.
공단은 “앞으로 남은 절차는 대략 네 가지로 각 과정을 한 달씩 잡으면 10월쯤 고시할 수 있으며, 조금씩 늦어지더라도 연말 이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