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이름만 들어도 설렌다. 지리산․설악산 등이 한국적 특징을 지녔다면 영남알프스는 말 그대로 유럽풍의 아름다운 산군(山群)이다. 이름부터 이국적이다. 간월산(1083m), 신불산(1209m), 영축산(1059m), 재약산(1108m), 천황산(1189m), 가지산(1240m), 고헌산(1032m) 등 해발 1000m 이상의 7개 산군의 형상과 풍광이 유럽 알프스 못지않다고 해서 붙여졌다.
영남알프스는 억새뿐만 아니라 하늘과 바람이 어우러져 짙어가는 가을의 정취를더욱 느끼게 한다. 사진 울산시청 제공
봄 진달래와 철쭉, 여름 폭포와 계곡, 가을 억새와 단풍, 겨울 설경 등 4계절 풍광은 어느 산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특히 해발 1000m 내외에서 드넓게 펼쳐진 신불평원과 사자평원, 간월재, 고헌산 정상 등의 억새는 면적과 군락의 크기에서 전국 최대를 자랑한다.
영남알프스 억새군락은 총 711만㎡(240여만 평)에 이른다. 재약산과 천황산에 걸쳐 있는 사자평원이 413만여㎡로 가장 넓고, 신불평원이 198만여㎡, 고헌산 정상이 66만여㎡, 간월재가 33만여㎡ 규모다. 이들 억새군락들은 가을만 되면 햇살을 받아 반짝이며 새하얀 자태를 여기저기서 뽐낸다.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은 영남알프스 억새군락을 가을의 주요 출사지역으로 꼽기도 한다. 가을 영남알프스에 등산하면 억새를 촬영하는 사진작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산들거리는 억새 사이로 난 길은 가을의 낭만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장면은 아마추어와 프로 사진작가들의 주요 포인트가 된다.
가을의 대표적인 자연 경관인 억새는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으악새’라고도 부른다. 우리 노래에 나오는 그 으악새다. 전국 어느 산에서나 볼 수 있어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식물이다. 보통 키가 1m20㎝ 정도로 사람보다 키가 작으나, 일조량이 풍부한 지역에서는 사람의 키보다 큰 억새도 있다. 중북부의 경우 2m 이상 자라기도 한다. 남부지방의 경우엔 어른의 허리정도로 작다.
간월재엔 커다란 돌탑이 있다. 억새축제의 주요행사장이기도 하다.
억새의 종류는 잎이나 꽃에 따라 참억새, 가는잎억새, 물억새, 금억새 등으로 구분한다. 이 중 우리나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가장 흔한 종류가 참억새다. 영남알프스에 대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도 이에 속한다.
억새꽃은 그 생김새가 백발과 비슷해 황혼과 잘 어울린다. 따라서 황혼 무렵에 억새를 감상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햇빛이 너무 강하지 않은 아침 또는 오후 늦게 감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사진작가들도 주로 이 시간대에 몰린다. 오후 서너 시에 억새밭에 들어가 있으면 은빛이던 억새는 두세 시간 후 황혼 무렵에 온통 황금빛으로 변하는 장관을 연출한다. 사진작가들도 감탄을 금치 못한다.
지난해 억새대축제 일환으로 열렸던 울주 오디세이의 한 장면.
9월부터 피기 시작하는 억새는 보통 은색이나 흰색을 띄며, 가끔 얼룩무늬를 보이는 것도 있다. 억새의 절정시기는 단풍보다 대개 일주일 정도 빠르며, 시기만 잘 맞춘다면 억새와 단풍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더욱이 억새는 단풍과 달리 11월말 늦가을까지 즐길 수 있다. 단풍과 억새의 관계에 있어 ‘단풍이 좋으면 억새가 나쁘고, 억새가 좋으면 단풍이 나쁘다’는 말이 있다. 이는 단풍과 억새의 생장조건이 조금 다른 것을 말한다.
간월재에서는 억새대축제 행사 중의 하나인 패러글라이딩 대회도 열린다.
억새의 꽃말은 친절과 세력 또는 활력을 나타낸다. 영남알프스의 억새는 그 군락면에서 이미 큰 세력을 과시하고 있다. 바람에 산들거리는 억새의 활력과 생동감은 가을의 정취에 한껏 빠져들게 하고도 남는다.
석양을 받은 억새가 황금색 빛을 발하고 있다.
영남알프스의 억새군락지 총 711만㎡(240여만 평) 중 3분의 2 가량이 울산시에 속한다. 울산이 150여만 평, 양산이 25만여 평, 밀양이 40여만 평 등이다. 울산은 이 어마어마한 자연경관을 매년 억새축제로 승화시키고 있다. 이름도 ‘영남알프스 억새대축제’다. 올해부터 매년 분산 개최하던 축제를 한데 모아 10월 중에 7개 축제를 집중적으로 열기로 했다. 올해 억새대축제는 10월6~7일 양일간에 걸쳐 개최한다. 개최장소도 하늘억새길이 지나는 간월재가 메인 행사장이다.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에서는 산악자전거대회도 열린다.
하늘억새길은 영남알프스의 하늘과 바람과 구름과 억새와 길이 어우러진 걷는 길이다. 낮엔 햇살을 받아 산들거리고 밤엔 달과 별빛을 받아 반사하는 억새의 매력은 보는 이로 하여금 영남알프스에 한껏 빠져들게 한다.
신불평원의 억새 모습.
울산시는 그동안 산발적으로 여기저기서 열리던 억새 관련 축제행사를 올해부터 10월 중에 한데 모아 통합 개최키로 방침을 바꿨다. 따라서 개회식은 10월7일에 열리면서 폐막식은 천고지종주대회가 끝나는 10월28일 열린다. 올해가 ‘10월은 억새축제의 달’ 시행 첫해인 것이다.
신불평원에서 억새들이 바람에 산들거리고 있다.
억새대축제의 행글라이더 대회.
산악자전거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행글라이더 대회에 출전한 선수가 이륙하고 있다.
구름과 어울린 간월재.
김옥희
10.03,2012 at 10:02 오후
우리 나라도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곳이 많다는 사실이 행복합니다.
아름 다운 사진과 다양한 축제와 행사를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데….꼭 가보고 싶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