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 고로쇠 수액… 경칩물은 여자물, 곡우물은 남자물이라고

다시 고로쇠 시즌이다. 고로쇠가 마치 ‘봄의 전령’ 같다. 매년 3월 전후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고로쇠다. 고로쇠 수액을 마시는 것이 봄의 통과의례인 양 된 듯하다. 올해도 전국의 고로쇠 종사자들은 분주히 고로쇠 수액 채취에 나섰고, 고로쇠 수액을 마시기 위해 설레는 사람들은 기대에 부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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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제일 먼저 찾아오는 남쪽 지방에는 입춘부터 고로쇠 채취 작업에 나선다. 육지에서는 섬진강과 광양부터 봄이 시작된다고 한다. 특히 섬진강은 남해로 흘러가는 강물이 남쪽 바다의 따뜻한 기운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올해의 입춘은 2월4일이다. 고로쇠 채취를 위한 사전 작업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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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쇠나무에서 일제히 수액을 받고 있다

보통 고로쇠 수액 채취는 남부지방에서는 1월 말과 2월초에 사전 작업을 마치고 24절기 중 다섯 번째인 ‘청명(淸明)’에 절정을 이룬다. 청명부터는 본격 논농사를 시작해야 한다. 중부지방에서는 여섯 번째 절기인 ‘곡우(穀雨)’ 무렵이 절정기다. 특히 3월 말 4월 중순까지의 청명과 곡우 사이에는 나무에 물이 많이 올라 전국 각 지방에서 수액 채취 축제가 일제히 열리는 기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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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 포스코 백운수련관 입구에 있는 약수제를 지내는 제단

곡우 무렵에는 예로부터 곡우물을 마시러 가는 풍습도 있었다. 곡우물은 자작나무나 박달나무 수액으로 거자수라고도 한다. 전남․경남․경북․강원도 등지에서는 깊은 산속으로 곡우물을 마시러 가는 때가 이 즈음이다. 자작나무나 박달나무, 산다래나무 등에 상처를 내어 통을 달아 며칠씩 수액을 받아두었다가 마시는 행사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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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 고로쇠는 자판기에서도 시판하고 있다

지리산에서는 통일신라시대부터 곡우에 약수제를 지내고, 조정에서 파견된 제관이 지리산 신령에게 다래차를 올리며 태평성대와 풍년을 기원했다고 전한다. 곡우와 관련된 대표적인 풍습이기도 하다. 몸에 병이 있는 사람은 병을 고치기 위해 일부러 약수제를 따라가서 물을 마시기도 한다. 외지인들에게는 특히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따라 나선다. 약수제를 지내는 지리산에서는 경칩 무렵에 나오는 고로쇠물은 여자물이라 하여 남자들에게 더 좋고, 곡우 무렵에 나오는 거자수는 남자물이라 하여 여자들에게 더 애용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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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 자락에 있는 당단풍나무에서 고로쇠 수액을 받고 있다

고로쇠 수액 채취는 최저 기온이 영하 4℃까지 내려가야 하고, 최고 기온은 영상 12℃까지 올라가는 시기에 시작된다. 하루 일교차가 최소 10~15℃이상 나야 한다는 것이다. 또 최소한 10~15℃이상 나는 일교차가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생산량에 큰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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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 자락의 고로쇠나무

큰 일교차는 줄기와 가지의 목질부 세포에 형성되는 압력인 수간압(樹幹壓)의 차이로 이어지며, 이 수간압의 차이로 인해 수액이 분출된다. 이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밤과 낮의 온도차가 대략 15℃ 이상일 때 줄기와 가지의 도관(導管)부 세포의 수축과 팽창차가 커지게 되는데, 이때 나타나는 수간압에 의해 고로쇠 수액이 생성된다.

따라서 고로쇠 수액은 바람이 없고, 맑은 날씨인 경우에 더 많이 분출된다. 이러한 기상 조건이 맞는 시기가 대체로 남부지방의 경우 2월부터 시작된다. 또 단순히 낮은 온도차나 높은 온도차의 문제가 아니라 밤의 기온이 3~4℃ 이하, 낮 기온이 10~15℃ 이상일 때 도관 팽창차가 가장 커서 수액이 가장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단순히 도관이 수축하고 팽창함으로써 수액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고, 일교차가 15℃이상일 때 도관부 세포의 수축과 팽창차에 의해 수간압이 가장 커져서 수액이 많이 나온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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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고로쇠나무

고로쇠 수액에 관해 전해오는 이야기는 두 가지다. 통일신라 말 도선 국사가 광양 백운산에서 좌선(坐禪)을 오랫동안 하고 일어나려는 순간 무릎이 펴지지 않았다. 옆에 있던 나뭇가지를 잡고 일어나려 했으나 가지가 꺾어지는 바람에 엉덩방아를 찧고 쓰러졌다. 그 때 꺾어진 가지에서 물방울이 방울방울 떨어져 내렸다. 그 물을 마셨더니 신기하게 무릎이 펴지고 몸이 좋아졌다고 한다. 도선 국사는 이 나무의 수액을 뼈에 이롭다는 의미로 골리수(骨利水)라고 불렀다고 전한다. 그 이후 음운변화에 의해 고로쇠로 고착, 지금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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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고로쇠나무

또 다른 전설은 삼국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백제 군사가 신라 병사들과 지리산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으나 패퇴하여 광양 백운산까지 쫓기게 됐다. 오랜 전쟁으로 지칠 대로 지친 백제 군사들은 목이 말랐으나 샘을 찾지 못하다가 화살에 박힌 나무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허기와 갈증에 지쳐있던 백제 군사들은 그 물을 마시고 다시 원기를 회복하고 힘이 솟아 계속 전쟁을 치를 수 있었다고 한다. 천연 수액에 스토리까지 겸비했으니 사람들이 즐겨 찾고 좋아할 수밖에 없는 물인 것이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1 Comment

  1. jibong

    03.01,2013 at 9:26 오전

    산에서 잘 자라는 자연의 나무를 밑둥에서부터 수액을 뽑아내어 성장을 저해하는 못된 짓 그만하면 안 되는 겁니까? 이 수액 뽑는자들 식목은 하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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