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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350㎞를 왜 걸으려고 했을까?


지난 8월10일 15박16일간 일정을 끝낸 ‘엄홍길 대장과 함께 하는 DMZ평화대장정’, 전국 13개 대학에서 공고를 내고 115개 대학 457명이 참가신청을 했다. 개인 면접과 체력테스트로 최종 155명을 선발했다. DMZ 350㎞를 걷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들의 참가동기를 알아보기로 했다. 하지만 전부 차 안에서 인터뷰하기를 거부했다. 나의 한계가 어느 정도인지 중단 없이 계속 걷고 싶다는 이유에서.

마침 포스텍 총여학생회장을 지낸 학생이 근육경련이 심해 승용차를 탔다. 그 학생과 자동적으로 인터뷰가 연결됐다. 어떻게 이렇게 긴 대장정에 참가했을까 싶을 정도로 가냘픈 체격이었다.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3년 장혜지 학생. 그녀는 서울대와 연세대에 동시에 합격했으나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포스텍에 입학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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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350킬로미터를 걷는 강행군을 하고 있는 대학생들.

“방학 때 딱히 따로 할 일이 없어 대장정에 참가하게 됐다. 방학 때는 주로 계절학기를 수강하거나 여행으로 보냈는데, 이번에 가장 확실하고 인상적인 방학이 될 것 같다. 장정 중에는 너무 힘들어 서러워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다. 내가 여기서 멈추고 밀리면 다른 참가자들에게 피해를 줄 것 같아 힘들어도 계속 간다. 아마 혼자 가면 못했을 것이다. 여기서 동료의식과 배려심, 극기, 인내심 등 배울 점이 매우 많다. 특히 감사의 마음이 더욱 생긴다. 대학교 1년 때 하루 감사하는 마음 5가지 적어보기를 해 본적이 있다. 그 때 5가지조차 제대로 적기 힘들었다. 지금 여기선 너무 고맙고 적을 게 너무 많다. 걸을 때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저녁에 일기를 쓰면서 감사의 부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옆 친구가 물을 건네줘도 고맙고, 을지전망대 올라갈 때 힘들다고 뒤에서 밀어주는 친구가 얼마나 고맙던지…. 배려와 동료의식이 저절로 생겨난다. 여기서도 일기는 매일 저녁 꼬박꼬박 쓰고 있다. 힘들어서 땅만 보고 걸을 때는 몰랐는데, 차를 타고 가다보니 주변 경관이 너무 좋은 것 같다. 내 의지로 참가했기 때문에 아무리 힘들어도, 무슨 상처가 나더라도 나중에 후회하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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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평화대장정 포스텍 3년 장혜지양.

정말 의지가 넘쳐난다. 저 왜소한 체격에 과연 한반도 동서종단 하는 350여㎞를 걸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그녀가 가진 의지만으로는 이미 끝낸 듯했다. 그녀가 새롭게 느낀 동료에 대한 배려심과 극기, 인내심은 큰 수확이었다. 아마 사회 나가서도 큰 도움이 될 듯싶었다. 그녀는 하루를 쉰 뒤 다음 날 거뜬하게 다시 걷기 시작했다. 전날 스틱을 지팡이 삼아 걷는 상태로 봐서는 쉽지 않아 보였지만 완전 의지로 이긴 것 같았다. 김승남 전 원장도 “자발적으로 참가한 얘들이라 하겠다는 의지는 말릴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전 원장은 “뒤에서 가만히 보면 곧 나한테 올 것 같이 절둑거리는 얘는 오히려 오지 않고 꾹 참고 가더라. 꼭 가야 한다는 의지가 지닌 애들이 매우 많더라”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참가자 중에 가장 연장자다. 그런데도 그도 걷고 있다. 차를 타고 갈 수 있는데도 굳이 걸어서 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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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태 21사단장이 DMZ평화대장정 참가자들에게 환영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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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전부 아침 일찍 일어나 출발하기 전 몸을 부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날 저녁 이목정대대가 속한 21사단장이 직접 환영사를 했다.

“여러분 같은 젊은이가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욱 밝다. 여러분들이 바로 보석이다. 사서하는 고생은 자신을 더 강하고 발전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 저가 3800여명 동기 중에서 첫 사단장으로 임명됐을 때 저는 결코 적당히 타협하지 않았던 제 군 생활이 떠올랐다. 굴복과 타협하지 않은 대한민국의 젊은이가 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이 어떤 도전을 받더라도 저희들은 대한민국을 확실히 지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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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남 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장이 직접 참자들의 부상 상태를 점검하며 치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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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휘 간호사는 쉴 틈도 없이 참가 대학생들의 아픈 부위를 점검하며 상처를 치료해준다.

젊은이들의 열정과 열의를 더욱 부추기는 환영사를 했다. 참가자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그렇게 또 하루는 지나갔다. 하지만 여전히 바쁜 사람은 있다. 김승남 전 원장과 박성휘 간호사다. 밤 늦도록 끊임없이 학생들이 찾아온다. 물집 찬 살을 뜯어내고 소독한 뒤 밴드로 감싸주는 작업은 끝이 없다. 밤 10시 넘어서까지 계속됐다. 누가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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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박15일 동안 350여㎞를 걷는 대장정은 대학생들에게 신체적으로 힘든 여정이었다. 이들은 쉴 때마다 발과 다리의 아픈 부위를 어루만지며 달랬다.

다음 날 아침이 다시 찾아왔다. 또 걸어야 한다. 힘든 마음이 서서히 든다. 아니 힘들기 이전에 지겨워지려고 한다. 하지만 젊은 청춘들은 힘차게 시작한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다니다 참가한 임도원군을 만났다. 임군은 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를 나온 인재였다. 화학과 1학년을 다니다 공고를 보고 참가하게 됐다고 한다.

“평소 등산을 좋아하고 힘든 일을 통해 극기하는 과정을 즐겼다. 신문에 광고가 났을 때 ‘아! 이거다’ 싶었다. 매일 걷는 게 힘은 들지만 정신적으로 마음으로는 매우 편하다. 여태 머리만 썼는데, 머리는 쉬고 몸만 써니 더 힘이 난다. 가끔은 사람이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침 되면 배낭 싸고 걷고 밥 먹고 자고 일어나는 반복되는 생활이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는 너무 편하다. 군인들이 지키는 남북 분단의 현장을 보면서 가슴 아픈 느낌이 든다. 빨리 통일이 돼야 되겠다. 앞으로 인체에 긍정 영향을 미치는 화학적 반응 연구를 계속해서 인간생활에 유익한 결과를 가져오고 싶다. 저 같은 젊은이들에게는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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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평화대장정 미국 컬럼비아대 1년 임도원군.

역시 젊은이다운 패기와 도전정신을 갖고 있는 학생이다. 대장정에 참가해서 이런 감정이 생겼는지, 원래 이런 감정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이곳에 있는 젊은이들은 다들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정말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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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평화대장정 한국외대 3년 손별양.

한국외대 전자공학과 3년 손별이도 발목 부상이 심해 승용차에서 인터뷰를 했다.

“대학교 다니면서 마라톤대회 7㎞에 신청해서 뛴 적이 있다. 기록이 만족스러워, 그런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어 참가하게 됐다. 첫날은 설레는 기분이었으나 갈수록 너무 힘들어 울고 싶을 정도다. 너무 힘들어 아예 다른 생각은 나지 않는다. 을지전망대 올라갈 때 그렇게 힘들었는데, 엄 대장은 히말라야 8000m급 16개 봉우리를 전부 올랐다고 하니 너무 존경스러웠고 대단하게 느껴졌다. 끝까지 무사히 마쳐야 하는데 생각뿐이다. 참가한 학생들이 너무 대단한 것 같다. 나무 끝까지 완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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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평화대장정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여름 야생화가 활짝 핀 길을 걷고 있다.

이 젊은 청춘들을 이끄는 힘이 무엇일까? 잠시 쉴 때 모두들 양말을 벗고 발목과 발바닥, 다리를 만지고 있다. 붕대나 밴드를 붙이지 않은 학생들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도 이들이 끝까지 걷고 있다. 감동이 밀려온다. 정말 대한민국의 모든 젊은이들이 이들만 같다면 미래가 너무 밝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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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이 전방 군부대를 지나고 있다.

그렇게 이틀을 꼬박 걷고 빠졌다. 한편으로 시원하고 한편으론 섭섭했다. 더 이상 걷지 않은 건 시원한 거고,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짊어질 젊은 청춘들과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한 건 못내 아쉬웠다. 이들은 14발15일의 대장정을 더 이상의 낙오자 없이 마무리하고,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완주식을 성대하게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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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DMZ를 들락날락 하며 때로는 도로로, 때로는 임도를 걸었다.

엄 대장은 이 행사를 매년 엄홍길휴먼재단의 정기행사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사들의 반응도 매우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점차 자리가 잡히면 가장 모범을 보인 남녀 대표 한 명씩을 선발해, 휴먼재단이 설립하고 있는 네팔 학교 준공이나 기공식 때 데리고 가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엄 대장은 “DMZ평화대장정을 계기로 젊은이들의 도전의식과 패기․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욱 밝고, 수년 내 세계 선진대열에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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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으 14박15일 동안 텐트에서 자는 일생 동안 잊지못할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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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에 물집이 생겨 대부분 밴드를 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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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만 그래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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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도 숱하게 지나쳤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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