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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대 활화산 ‘Piton de la Fournaise’ 가는 길에 있는 기기묘묘한 용암 형상들

‘인도양의 심장을 느껴라.(Experience the heart of the Indian Ocean)’

인도양 최고봉 피통 데 네이즈(Piton des Neiges․3,071m)와 세계 5대 활화산 피톤 드 라 푸르네즈(Piton de la Fournaise․2,631m)가 있는 인도양의 조그만 섬 레위니옹. 세계 지도를 보면 점보다 조금 크게 표시돼 있고 우리 제주도 면적의 1.3배에 불과하다. 그 섬에 2,000m 이상 되는 봉우리가 무려 10여개에 달하고 폭포는 3000여개나 된다. 섬의 43%가 세계자연유산구역(UNESCO World Heritage)이고, 산호초 80% 이상을 포함한 해양 35㎢를 국가해양자원보존지구(National Marine Nature Reserve)로 지정돼 있다. 더욱이 피톤 드 라 푸르네즈는 지난 2007년 용암을 분출한 세계 5대 활화산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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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대 활화산인 피통 데 라 푸르네즈의 웅장한 모습. 사진 레위니옹관광청 제공

피톤 드 라 푸르네즈 활화산은 3만 년 전 화산폭발을 한 이래 지금도 2년에 한 번씩 용암분출을 하고 있다. 용암이 하늘을 향해 용솟음 친 뒤 계곡을 따라 흐르는 장면은 한 마디로 압권이다. 그 압권을 따라 걷는 코스는 레위니옹 트레킹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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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대 활화산으로 꼽히는 피통 데 라 푸르네즈(Piton de la Fournaise․2,631m)로 가는 중간에 있는 기생화산을 둘러보고 용암이 굳은 화산식물 사이로 트레킹을 하고 있다.

피톤 드 라 푸르네즈 활화산 출발지점은 출입구에 있는 주차장부터다. 아침 일찍 해안 숙소에서 출발, 1시간 30분여를 달려 오전 8시35분쯤 활화산 주차장에 도착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가볍게 몸 푸는 사람과 살짝 살짝 뛰면서 추위를 녹이는 사람 등 다양하다. 레위니옹은 남위 24도쯤 위치해 있어 한국의 계절과는 정반대다. 한국의 8월은 레위니옹에선 한겨울이다. 하지만 한겨울이라 하더라도 낮엔 저지대는 20℃ 내외, 고지대는 0~5℃정도 된다. 주차장이 해발 2400m쯤 되는 고지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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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통 데 라 푸르네즈 화산 옆에 있는 기생화산의 모습. 용암이 분출한 듯한 모습이 그대로 상상해진다.

레위니옹 최고봉, 아니 인도양 최고봉 피통 데 네이즈와 마찬가지로 바람이 세차게 분다. 운무도 만만찮다. 세찬 바람이 운무를 밀어내지만 계속 밀려오는 운무를 감당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운무 속엔 물방울이 맺혀 있어 가랑비에 옷 젖듯 몸도 살짝 젖어든다. 배낭 속에 있는 재킷과 모자를 꺼내 완전무장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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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통 데 라 푸르네즈 화산 분화구 정상을 향해 트레커들이 가고 있다.

바람을 헤치고 나간다. 10여분 가니 분화구 입구에 도착한다. 파 드 벨콤(Pas De Belcombe)이란 이정표가 분화구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 앞에 세워져 있다. 고도 2,319m로 표시돼 있다. ‘피통 카푸(Piton Kapor) 1시간30분’, ‘피통 드 라 푸르네즈 3시간’이 걸린다고 안내하고 있다. 식사하는 시간과 떨어지는 체력을 감안해서 왕복 7시간 정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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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화산에서 용암이 흘러내려 굳은 용암석 위로 걷고 있다. 사진 M투어 정용권 제공

분화구 입구에 들어서니 세찬 바람과 함께 여태 보지 못한 신세계 같은 화산지형이 운무 속으로 희미하게 펼쳐졌다. 얼핏 봐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기생화산인 오름과 용암 등이 저 멀리 보인다.

분화구 안으로 들어가는 길은 완전히 깎아지른 절벽에 180도 계단으로 지그재그로 만들어놓았다. 분화구 벽면은 화산식생 그대로다. 공기는 점점 더 차가워지면서 완전히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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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대 활화산의 분화구 전체 모습을 담았다. 깊이가 무려 350m에 둘레가 1㎞가 되는 거대 분화구다. 가운데 자세히 보면 화산가스가 분출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그재그 계단으로 한걸음씩 내려간다. 분화구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분화구 안은 날씨 변화가 매우 빠르고, 잦은 안개로 앞이 보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소개하고 있다. 정말 구름이 바람에 따라 몰려가는 모습이 그대로 보일 정도다.

구름 사이로 기생화산인 오름 하나가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다. 모양과 색깔이 너무 선명하고 아름답다. 붉은 화산석과 모래가 적당히 섞여 여자의 젖가슴같이 부드럽게 솟아있다. 그 위로 사람들이 지나고 있다. 사람들은 분화구 위에서 신기한 듯 안쪽을 가리키는 모습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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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화구 안은 수직 절벽이라 내려가는 길을 나무 계단으로 지그재그로 만들어 놓았다.

거대 분화구 안에는 기생화산과 용암이 분출한 화산 등이 여러 개 있다. 그리고 뚜렷한 특징도 나타냈다. 기생화산과 메인화산 주변으로는 화산모래뿐이고, 그 밖으로는 용암이 흘러내려 굳은 화산석으로 둘러싸여 있다. 화산석은 각양각색의 기묘한 모양을 하고 있다. 거북이 모양, 코끼리 모양, 조개모양, 전갈모양 등 자세히 보면 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굳은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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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통 데 라 푸르네즈 트레킹 코스에서 외국인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분화구 안에서 마침 바람과 구름이 싸우다 남긴 생채기같이 엄청나게 큰 무지개가 그려졌다. 물방울을 맺은 구름이 잠시 바람이 주춤하는 사이 햇빛을 받아 반사한 결과다. 빈센트는 “짙은 운무와 바람이 서로 싸우고 있다. 누가 이길까?”라고 묻는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한 바퀴 둘러본다. 바람이 잠시 주춤하는 듯하지만 이내 구름을 몰아내기 시작한다. 구름이 서서히 물러가면서 무지개도 사라지고 바람이 이기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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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내린 용암은 각양각색의 모양으로 굳어 있고, 한쪽엔 화산석을 쌓아 놓고 있다.

2007년 마지막 용암이 분출한 그곳을 가로질러 가고 있다. 용암이 흘러내린 터널이 마치 길 같이 닦여 있다. 안내문에는 흰 페인트로 표시된 길을 벗어나지 말라는 경고문을 적어놓고 있다. 흰페인트로 표시된 길이 일종의 트랙인 것이다.

화산 안내문에는 2007년 돌로뮤(Dolomieu) 분화구의 용암분출로, 돌로뮤와 보리(Bory) 분화구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있으며, 아직 위험하다고 적어놓고 있다. 돌로뮤 분화구의 갑작스런 분화로 분화구의 깊이가 350m에 이른다. 둘레는 거의 1㎞ 가까이 된다. 현재 분화구는 화산분출로 인한 용암으로 점차 채워지고 있으며, 100~200년 내 각각의 분화구는 굳은 용암으로 완전히 채워질 것으로 화산학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가이드 빈센트(Casimiar Vincent) 는 화산지역이 많은 유명한 이탈리아 화산학자들이 레위니옹의 화산활동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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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이 흘러내려 희한한 모습으로 굳어 있다.

용암 트래킹 도중 구름이 걷히자 인도양 최고봉 피통 데 네이즈가 봉우리를 살짝 보여준다. 분화구 밖으로, 구름 위로 정상 봉우리가 솟아 있다. 뾰쪽한 봉우리가 무척이나 아름답다.

용암 분화구 가까이 갈수록 굳은 용암과 모래자갈이 뒤섞여 있으며, 분화구 주변은 모래자갈이 훨씬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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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화구 출입구인 ‘파 드 벨콤’에서 출발하려고 하고 있다.

마침내 용암이 분출한 곳에 도착했다. 세계 5대 활화산의 심장이다. 화산식물이라곤 전혀 보이질 않는다. 분화구 안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들여놓았다. 44년 전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 발을 내디디며 “이것은 한 인간에 있어서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 전체에 있어서는 위대한 약진이다(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고 한 소감이 떠올랐다. 정말 달 착륙하는 그 순간의 기분을 만끽하는 것 같다. 분화구 안의 지표면은 옛날 TV에서 본 달 표면과 비슷했다. 한발 짝씩 옮기자 달 표면을 걷는 기분이다.(It’s like we’re walking on the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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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단위로 활화산을 둘러보고 온 일행들이 출입구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빈센트는 화산분화구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했다. “용암이 분출한 분화구는 두 개가 있다. 옆에 있는 큰 분화구(돌로뮤)가 2007년 용암이 분출한 것이며, 지금 걷는 이곳은 큰 분화구의 용암분출로 인해 지표면이 붕괴함으로써 생긴 분화구(보리)다.”

작은 분화구, 즉 보리에서는 땅 밑 마그마활동을 감지하는 센서를 곳곳에 세워놓고 있다. 빈센트는 이 센서로 마그마의 활동을 면밀히 체크하고 있다고 한다. 용암 사이로 빙벽에서나 볼 수 있는 크레바스가 악어 입과 같이 벌리고 있다. 시커멓게 끝이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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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묘묘한 용암과 동굴 옆에서 한 외국인 모자가 쉬고 있다.

분화구 안을 GPS로 측정해보니 고도 2599m가 나온다. 만만찮은 높이다. 빈센트가 조심조심 발자국을 옮기며 용암이 분출한 분화구인 돌로뮤로 다가섰다. 깊이 350m에 둘레가 1㎞나 되는 어머어마한 규모다. 가운데서 천연가스가 솟아오르는 모습도 보인다.

다시 분화구 밖으로 나왔다. 작은 분화구인 기생화산도 여러 개 보인다. 빈센트가 갑자기 “뭔가를 보여줄 게 있다”며 따라오라고 한다. 기생화산 같은 조그만 분화구를 가리키더니 그 안으로 슬금슬금 들어간다. 성인 한 사람 들어갈 만한 구멍의 용암동굴이다. 동굴 안은 의외로 넓고 크다. 종유석이 동굴 벽면에서 자라고 있다. “끝이 어디냐”고 묻자 빈센트는 “끝까지 가본 적이 없어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마 “해안 끝까지 연결되지 않았나 짐작한다”고 했다. 동굴 안은 칠흑 같은 어둠이다. 헤드랜턴을 켜고 10여m 엉금엉금 기어서 가다가 도저히 겁이 나서 중단이다. 동굴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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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내리다 굳은 용암이 다시 금방 흐를 것만 같다.

용암이 분출한 분화구 주변은 철조망으로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빈센트는 “가스가 분출하고 지형이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빈센트의 안내로 최대한 접근하자 어디선가 화산지역에서만 보고 맡을 수 있는 특유의 유황 냄새가 솔솔 난다. 분화구 정중앙에서 가스가 올라오는 모습이 보인다. 그 가스 냄새다.

분화구 주변에서 굳은 용암이나 화산석, 특히 화산석은 검은 숯으로 변했다. 마치 숯 위를 걷는 느낌이다. 사각사각 소리까지 난다. 하지만 숯 같이 옷에 검게 묻지는 않는다. 물에 뜨는 돌인 화산석은 가볍다. 여기저기서 가벼운 화산석 몇 개를 주워 물에 뜨는지 실험해보기 위해 호주머니에 넣었다. 화산석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구름이 다시 조화를 부린다. 출발할 때 잔뜩 흐린 날씨였다가 바람이 이겨 분화구까지 올 때는 쾌청한 날씨를 보였다. 다시 구름이 몰려오는 형국이다. 안내문에 있는 대로 기상이 급속하게 변한다. 여기선 정말 기상대가 필요 없을 것 같다. 워낙 종잡을 수 없는 기상 상태라, 예보를 하는 게 아니라 기상중계를 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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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 빈센트가 용암동굴 안에 들어갔다 얼굴만 내밀고 있다.

이곳에서의 바람은 인도양에서 불어온다. 인도양의 심장에서 맞는 바람은 감촉부터 다르다. 전혀 오염되지 않은 느낌이 그대로 전해온다. 트레킹과 등산을 겸한 지역으로 어디 내놔도 전혀 손색이 없을 성싶다. 인도양 최고봉과 활화산을 걸을 때는 마치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까지 들 정도다. 수많은 용암과 동굴, 그 기괴한 모양과 신기하고 신비한 세계. 여태 보지 못한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그 수많은 모습들을 눈에만 담기 아까워 한 없이 셔터를 눌러댄다. 천변만화하는 기상, 신비한 화산지대는 언제까지 기억에 남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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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분화구 안에는 화산감지 센서를 곳곳에 설치해놓고 있다.

출발할 때는 세찬 바람이 불어 몸을 제대로 가누기 힘들 정도였으나 중간에 화창한 날씨를 보여주다 다시 앞을 분간하기 힘든 운무를 뿌렸다. 정말 예측하기 힘든 날씨다. 이젠 원점으로 돌아왔다. 총 11.2㎞를 걸었다. 오전 8시35분 출발해서 오후 2시38분 도착했다. 6시간 남짓 걸렸다. 언제 다시 올 기회가 있으면 다시 한 번 제대로 걸어보고 싶은 인도양의 심장, 레위니옹이었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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