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에살던시절의일이다.내다락방은6층이었다.승강기가없는6층을나는오르내렸었다.내바로밑층에한멋진프랑스여자가살고있었다.그녀의아파트는온통흰색일색이었는데그래서그런지현관을썩들어서면하얀세계가확펼쳐지는듯한아주산뜻한느낌을주는것이었다.
무거운물을사가지고계단을힘겹게오르던날,나는처음으로그녀와인사를나누었었고그녀는친절하게도어려운일이있으면자기에게부탁하라고나에게말을건네왔었던것이다.
크리스틴이라고불러달라고했었다.나이가40이었다.그녀는이혼녀였다.아들을둘낳은후남편의외도로이혼을했었고당시grandecole다니는아들이그집에드나들곤했었다.간혹잡지에글을쓰기도한다는매우지적인여성이었다.
어느날인가그녀가나에게물었다.만약에친구와가족이같은날초대를한다면누구의초대를받아들이고누구의초대를거절할것인가?
당시나의생각은당연히가족을따라야한다는것이었다.크리스틴의생각은달랐다.친구가먼저라는것이다.
왜냐하면가족은선택한것이아니지만친구는선택해서친구가되는것이라했다.
불교에서가족으로얽히는것은전생에원수의인연이라고한다.그래서스님들은출가를해그인연의끈을끊는공부를한다는것이다.그렇게생각해보면가족은없이친구만많으면혹시세상은더살만한곳이되지않을까하는생각도해본다.가족이라고얽히다보면애증의갈등이생기고그애증의갈등은해결점을찾기가가장어려운일인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