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지!

여태그런일이없었다.

모기들이갑자기나를공격하기시작했다.

온통팔이벌집쑤셔놓은것같다.

팔만아니다.

다리도어깨도등도…

그리고오늘아침에는오른쪽눈까지물렸다.

지난,화요일모임에서

오랜만에선생처럼젊은프랑스인들앞에서

이야기를나누었다.

그들이내이야기에온통집중하는것이기분이좋았었다.

피가갑자기뜨거워졌던것일까?

그날부터모기들이나를뜯기시작한것이다.

소독약으로소독을하고

연고를바르고

어쩌면의사를찾아가야할지도모르겠다.

이상한일이다.

내게어떤변화가온것을알리는것일까?

여태이런일이없었는데..

혹시식중독인가싶은생각도들었다.

모기가물은자국이란다.

이상한일이다.

어떤 후회

친구로부터어떤프랑스의사의죽음을들었다.

수쿠버다이빙을하다가심장마비로죽었다는것이다.

그는나에게좋은느낌을준사람이었다.

몇년전,여름친구집에놀러갔을때옆집사는타일랜드여자가우리를초대했었다.

아마도그때나에게남자를소개해고자했던것같다.

타일랜드여자의남편이프랑스인의사였는데

그의사의친구를나에게소개하고자했었다.

그런취지로나와내친구가식당에초대되었었다.

타일랜드식당이었고

그타일랜드여자의남편인프랑스인의사는

키가크고잘생긴남자였다.

딸만셋인그타일랜드여자는이쁘고행복해보였었다.

그리고

식당에서이런저런이야기를하며식사를했고

그리고기분이좋았었다.

그렇게헤어지고

친구집에서머무는동안

우연히라도마주쳤으면하는이상미묘한감정에난,흔들리곤했다.

마치사랑같은감정이생겼었던것같기도하다.

친구집을떠나온뒤에

그타일랜드여자의제의로

한번쇼핑도같이했었고

한번은내가그녀를식당에초대했었다.

그리고잊어버렸었던것같다.

젊은나이의그의사가죽었다는소식에

지금은까맣게잊어버린감정이지만잠깐그생각을했었다.

미레이에게그이야기를했다.

미레이의해석은또기발났다.

그때내가그를향한감정을실현했더라면

어쩌면그는죽지않고살아있을지도모른다고했다.

정말그랬을까?

까맣게잊어버린감정이지만

그가죽었다는사실이안타깝다.

죽기전에좋아한다는말이라도한번해줄걸그랬나?

샤모니의 몽블랑 기차

눈부시게화창한날,차의뚜껑을내리고쌩제르베에있는친구부부들에합류하기위해

샤모니에서출발했다.샤모니에서차로30분거리에있는쌩제르베로가는길은너무나아름다웠다.

쌩제르베에는몽블랑트람웨이가있었던것이다.기차라고할수있는데매우느리게산등성이를올라가는

그래서아주천천히거대한산속에묻힌자연의아름다움을감상할수있는기차였던것이다.

몽블랑트람웨이역

허름해보이는작은역,마치아프리카에서나볼수있는것같은기차를타고산을올랐다.

하나밖에없는철로를타고..기차는천천히움직였다.

기차에서내려다본산악풍경

높은산자락밑으로펼쳐져있는아름다운풍경들!!!

아!정말이것은환상이다.꼬불꼬불이어지는철로를따라오르는기차가때로는천길낭떠러지위를

지나칠때면창문밑을내려다볼수없을정도의현기증이인다.상체를조금만움직여도마치기차가천길

낭떠러지위로구르고말것같은두려움에가슴을졸이며그순간을견뎠다.

한참을올라다내려다본길,기차가올라온철로가내려다보인다.

아슬아슬하게벼랑길의가장자리를용케도올라가고있는기차속에서가슴을졸이고있는데

어느새목적지에도착했다.

2380m의높이에종착역이있었고우리는여기서부터산을타고걸어내려갔다.

Chamoi,양인지염소인지모를가축한마리가서있었다.옅은갈색의눈동자를가느다란검은띠가

가로지르고있었다.고양이의눈을닮은듯하지만고양이의눈에비해엄청커다란눈을

껌벅거리고서있는데어쩌면새끼를잉태하고있는듯부른배를하고있다.

등산가방에등산신발그리고등산용지팡이까지완전무장을하고갔지만

내려가는길이만만치가않았다.좁고가파른길은자갈돌들로시작되었는데특히미끄러지지않도록

조심할일이었다.

가까운산모퉁이엔아직도녹지않은눈얼음들이군데군데보였다.

때로는눈얼음들이열기에폭삭부서지는소리들도들렸다.

때로아주험난해보이는길에는이미밧줄들이설치되어있어서그밧줄에의지하여

내려가면되게끔되어있었다.졸졸졸흐르는시냇물도만나고이름모를갖가지들꽃들도

만나며정말로유쾌한산내려가기를우리는즐겼던것같다.

드디어평지에다다랐다.내가뒤에서잘못될까봐한친구가일부러뒤쳐져서나를

지켜주는배려를해주었다.힘이들었지만이친구들에게폐가되지않으려고열심히걸었다.

거의6km에가까운거리를걸었다.나중에난,다리가후둘거린다고했더니친구들이화들짝놀라면서

얼른과자를가져다주며먹으라고했다.결국내이야기를듣고난후에고기를먹지않기때문에

생기는현상이라고단백질섭취를잘해주어야한다고충고해주었다.

올라갔다내려갔다를반복하며산길을중간쯤내려온뒤

내려가는기차막차를탔다.

기차안에서내려다본풍경

멀리알프스산자락아래로동화속처럼이쁜마을들이옹기종기펼쳐져있다.

난,그동화속의주인공이되어꿈을꾼다.

푸르디푸른하늘,한가로이떠도는구름들…

아!정말이렇게아름다워도되는것인가!

오후7시,저녁식사를하기위해도착한식당.치즈퐁듀를전문으로하는곳이다.

치즈퐁듀가또한이지방의특산물이기도하다.

6킬로라는거리를더구나거친내리막길을걸어내려온참이라

음식나온것들을디카로찍을에너지가없었던모양이다.아니,이자리에서까지

디카를들고저녁식사시간을방해하고싶지않았다.

식사가끝나고나오는길에한컷했다.

l’été indien – Joe dassin

어제저녁텔레비젼에서JoeDassin에대하여이야기했다.

영화감독을아버지로둔그는어린시절부터스위스,프랑스등유럽을돌며지냈고

미국에정착했다가아버지가꼬무니스트인이유로유럽으로다시돌아왔다고한다.

인류학박사까지한지성인인데그리고영화를하고자했었는데

운명은우연히도그를가수가되게했고프랑스에서가수로서

엄청난성공을했고아깝게도42살의나이에사라진가수이다.

참노래를쉽게한다는느낌이들었다.

이런 느낌 처음이야.

1

나를사로잡고있는이느낌,뭐라고할까,우울하면서도부드러운이느낌에슬픔이라는아름다운명사를붙이기가망설여진다.

나에게있어서슬픈느낌은항상명예롭게느껴졌었음에도불구하고너무나완벽하고이기적으로느껴지는느낌에왠지나는부끄러움을느끼기도한다.이런종류의슬픈느낌,우울하고아쉽기도하고후회스러운슬픈느낌은생에처음으로느끼는감정이다.지금실크처럼부드러운면서도무력한어떤감정이속으로웅크려들면서다른모든것들로부터나를고립시키고있다.

여름,나이17세였다.그리고,매우행복했었다.그리고아빠와아빠의애인인엘자가있었다.어떻게보면진실해보이지않는상황을설명해야겠다.아빠는40세였다.아빠는15전에홀아비가되었다.그때아빠는젊고박력있고미래가보장되는남자였다.내가기숙사를나올무렵이었던2전에나는아빠가한여자와함께살았다는것을이해할있었다.그러나아빠가6개월마다여자를바꾼다는사실을인정하는것은이해하기어려웠다.하지만나는아빠의매력,쉽고새로운삶에적응이되었다.아빠는심각하지않고자기일에능숙하고호기심이많으며빨리싫증을내고여자가많이따르는남자였다.

아빠는착하고관대하고명랑했고나에대해많은애정을보여주었기때문에내가아빠를좋아하는것은당연했다.아빠보다재미있고좋은친구를상상할수는없었다.그해여름,아빠는나에게자기애인,엘자를바캉스에데리고오는일이나에게방해가되는일이아닌지를물어올정도로나를생각해주었다.나는아빠에게엘자를데리고오는일을부추길밖에없었다.왜냐하면아빠는여자가필요한남자임을알고있었고엘자는우리를피곤하게하는일이전혀없을것이었기때문이다.엘자는

반쯤은창조적이고반쯤사교적인키가크고머리가붉은여자였다.엘자는샹젤리제에있는나이트클럽과수튜디오에서엑스트라로일하고있었다.엘자는단순하고착한야망이없는여자였다.아빠와나는바캉스를떠난다는사실이너무행복해서무엇이든이의를생각이없었다.아빠는지중해연안에6더위가시작될무렵부터우리가꿈꾸어따로떨어져있고멋있는하얀빌라를빌렸다.

가족이 있는 삶

한시간여의기차여행이지만정말오랫만에친구에게갔다.

가족이함께식당을운영하는친구의삶은정말치열한전투였다.

아침10시쯤식당에가서준비를하고저녁11시까지눈코뜰새없이움직이고

여유롭게앉아서음식을음미한시간도없이바쁘게돌아가는삶이었다.

조용한삶에서이렇게바쁜삶은때로는좋아보이기도하지만

그리듬을과연내가쫒아갈수있을까하는의문이들었다.

매일반복되는바쁜일상을쫒아가기위해서는꿈이있어야할것이다.

마침친구는식당경영이너무힘들어서식당을팔고싶다는이야기를했다.

이렇게힘든삶을살아내는그녀가새삼감탄스럽기까지했다.

아침부터총총거리며바쁜삶에끼어들어서친구의잠자리까지

신경쓰게한다는사실이무척미안했다.

날씨는찌는듯더워서기운을다빼앗고

도시를돌아보려는생각도포기한채

연착된기차에몸을싣고그야말로녹초가되어서

귀가한듯싶다.

그렇게바쁜삶을참아낼수있게하는그것은무엇일까?

가족이라는연대감일까?

가족에대한사랑일까?

삐그덕거리는가족간의갈등을호소하는친구…

누구에게나삶은만만한것이아니다.

그래도그들은유지하게하는것은가족간의사랑이

있기때문이아닐까하고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