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만난 인생

비둘기할머니가오랫동안보이지않았다.

같이사시는동생할머니가아프시다고하더니…

궁금증이도져서전화를드렸다.

천식으로기침을심하게했었는데

위를도려내는수술을하셨단다.때문에음식을조금밖에드시지못한단다.

무언지지저분한느낌을주는집안상태가할머니의의식상태를말해주고있었다.

필리핀사람이라는일하는아줌마가있음에도불구하고…

한쪽침대에마짝말라서왜소해진동생할머니가누워계셨다.

한움큼밖에안되어보이게작아진동생할머니,

풀어헤친머리아래로주름만자글자글남은얼굴이커다란동공을굴리며

날카롭게자리하고있었다.

64세라고했는데뛰어난몸매를가졌다고생각했었는데

마음이답답해왔다.

문득生老病死의문제를해결하기위해출가를하셨었다는부처님의이야기가생각났다.

앙상하게가지만남은겨울나무처럼말라버린할머니,

인생의겨울을만나신것인가!

동생분이돌아가시면어떻게살지아득하다는73세의할머니,

어떻게하지!

미모와부,그리고명예까지타고태어나셨었지만

전쟁을피해타국살이를선택하셨던할머니들…

가진것이많았어도그들은인생에대한혐오만가지고있었다.

전쟁의경험이그들을인생의아름다운것들을기억하기보다는

인생의추한것들만을기억하게하는가보다.

언니할머니와커피를타기위해부엌에있는데

동생할머니,빼빼마른몸으로따라오신다.

샌드위치를만들어서

마치모래씹은얼굴을하며꾸역꾸역드신다.

그래도삶에의의지가있으신걸보면회복의가능성이있는것이다.

"할머니!요즘인생은70부터래요."

무력한내가해줄수있는위로의말이다.

다음날내내나도몸이아픈것같았다.쓸데없이백화점을휘젓고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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