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살던 동네의 도서관에서는 늘 콘서트라든지 그림 전시회와 같은 문화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메일로 초청장을 보내주니 문화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서 편리하기도 하다.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도 듣고 대화도 한다는 멘트를 보고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지도 기대가 되었었다. 도서관 정원 안으로 들어서는데 정원 저쪽에 사람들과 섞여 있는 한 여성이 나에게 눈길을 주는 것이 느껴졌다. 못보던 사람인데 도서관에 새로운 직원이 채용되었나보다 하고 생각을 했다. 바이올린 연주를 듣기 위해 자리에 앉았는데 아까의 그 여직원이 앞으로 나와서 창문에 드리운 햇빛조절 장치를 이렇게 할까요?저렇게 할까요? 하며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온다. 붉고 짧은 쇼트머리에 깃을 세운 하얀 와이샤츠 그리고 청바지위의 굵은 벨트가 아주 세련되어 보이는 여인이었다.
연주가 시작될즈음에 비로서 직원처럼 보였던 그여인이 바로 바이올리니스트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녀의 이름은 Laure Schappler 였다.
그녀는 세종류의 바이올린을 들고왔다. 작은 노트북에 스피커를 들고와서 피아노 반주대신 사용하고 자신이 들고온 18세기에 만들어진 바이올린과 전자 바이올린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을 하면서 어떻게 자신이 바이올리니스트가 된 것인지를 이야기했다. 그녀가 바이올린을 시작한 때는 초등학교때였다고 했다. 프랑스에서는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악기를 하나쯤 다루게되는데 그녀는 하프와 바이올린 중에서 선택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들고 다니기에는 하프보다 바이올린이 쉽다고 생각해서 바이올린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주관하는 단체 음악 여행을 갔었는데 그 여행은 9살에서 14살까지의 아이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고 했다. 그때 그 여행에서 만난 14살 여학생이 트롬펫을 연주하고 있었는데 14살이 되니까 트롬펫 연주하는 것이 지겹다고 트롬펫 배우는 것을 그만두겠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고 당시 9살이었던 바이올린 연주자는 집에 오자마자 부모님께 만약에 그녀가 14살이 되어서 바이올린을 그만두겠다고 하면 17살까지 바이올린을 계속하도록 부모님이 용기를 주시기를 부탁했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가 14살이 되던해 그녀는 바이올린을 그만두고 싶었는데 17살까지 계속하라고 부모님이 주장하셔서 바이올린을 계속하게 되었었고 그 덕분에 지금은 바이올린을 하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 지금 그녀가 속해 있는 연주단체에 있는 것을 매우 자랑스러워하고 있었다.
보통의 바이올린 연주자들은 긴드레스를 입고 격식을 차리고 대중과 거리를 두는 방법으로 연주를 하는데 마치 도서실 직원같은 차림으로 허드렛일을 도우면서 연주장에 들어서는 바이올리니스트, 그녀는 클래식에서 랩음악까지종횡무진으로 연주를 하면서 관중을 완전히 압도하는 것이었다. 전자 바이올린의 경우엔 컴퓨터와 연결하여 스피커 장치를 하지 않으면 음이 어떤식으로 들리는지까지 솔직하고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면서 말이다. 솔직한 이야기, 솔직한 연주 그리고 솔직함으로부터 나오는 맑고 상쾌한 에너지까지 마음껏 즐길 수 있었던 매우 유쾌하고 신선한 연주회였다.
정말 좋으신 시간을 즐기신 것 같네요.
큰 콘서트장에서의 연주도 좋지만,
작은 방 안에서의 연주는 그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어서 더 좋아요.
작곡자, 연주자 그리고 청중이 하나되어 울리는 소리의 파워는
그 어떤 것보다 깊은 영혼의 감동을 전해주며
힐링과 윤택함을 선물해 주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