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씨가 화창하다. 바람이 부드럽게 볼을 스치고마음이 상쾌해지는 날이다. 뻐스에 오르는 발걸음도 가볍다. 프랑스의 버스는 구조가 좀 다르다. 두명씩 앉는 좌석이 두세트있고 그 다음에 뻐스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앉는 좌석이 두개 있고 그 옆으로는 옆으로 앉는 좌석이 3개 있다. 옆으로 앚는 좌석 맞은편으로는 또 4명이 서로 마주보며 앉을 수 있는 좌석이 있고 그 다음으로 또 두명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이 있다. 옆으로 앉는 좌석에 자리를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맞은편으로 명랑하게 떠드는 프랑스 여자와 프랑스 남자 그리고 키는 멀쩡하게 큰 아들같은 남자가 앉아 있었다. 먼저 수다스런 프랑스 여자가 활짝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고 내렸다. 몇정거장 더 간다음에 아버지와 아들같은 두 프랑스 남자가 좌석에 일어나 내리려는 것같았는데 나도 내릴 차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키가 커다란 아들같은 남자가 내리다 말고 내 좌석 밑으로 구부리고 손을 넣어 무엇인가를 찾는 것같았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난, 그가 무언가를 떨어뜨렸는가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아버지같은 남자가 그 아들 같은 남자 등을 밀쳐 내리는 것이었다. 순간 그 아이가 일종의 tic 또는 toc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 것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뻐스에서 내리니 저 앞으로 그두남자가 걸어가고 있었다. 가는 방향이 같아서 나는 하릴 없이 그들을 관찰하며 문제 있는 아들을 둔 아버지는 평생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하는 생각을 했다. 저만큼 가던 아들이 또 옆 풀밭으로 뛰어들어 무엇인가를 주우려고 하고 그 아버지는 그 아들을 거칠게 잡아채어 밀어댄다. ` 아휴, 아버지 노릇하려면 힘도 세야하겠네` 혼잣말을 되뇌며 뒤를 따라가는데 갑자기 키큰 아들이 그 긴다리로 무릅을 꿇고 애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저런 아들을 둔 부모는 평생을 걱정으로 살아야 겠구나. 따라다니며 돌보자니 힘들고 안따라다니면 늘 마음이 불안할 것같다. 다행이 그들은 내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길을 틀고 멀어져 간다. 아파트 단지 내 잔듸 밭 위로 봄을 반기는 새들의 합창이 시끄럽게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