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12도의겨울,해뜨는시각이빨라지고지는시각이늦어졌다.

그만해도살만하다.

서울은영하10도라는데서울은해가있기때문에추워도견딜만할것이다.

쌓였던눈들이녹고있는탓인지강물의수위는자꾸높아졌고

흙탕물빛으로빠르게흐르고있다.

강옆에서있는고목에커다랗게난구멍에물이가득차있었다.

문득일본문학에서본이야기가생각났다.

나무옆을지나던어떤남자가나무에난구멍을들여다보다가

호기심으로그안으로들어가버렸다.

그안에다른세상이있었고친절한사람들과사흘을재미있게지내고

나왔다.그런데다시돌아온세상엔40년이란시간이지나버렸고

그가알고있던사람들이대부분저세상으로가버렸다.

Galette des Rois

GalettedesRois는프랑스의전통놀이라고칭할수있습니다.

정월이면친구들이모여서과자를한쪽씩나누어먹는풍습입니다.

위의그림처럼생긴과자를사람수대로잘라서먹는데자기가먹는과자에서

작은장난감이나오면왕또는왕비가되어자기왕비또는왕을지명할권리가주어집니다.

위사진에나와있는작은돌장난감들이여기에사용되는것들입니다.

보통샴페인과함께먹는과자또는빵이라고할수도있습니다.

며칠전에친구회사에서갈렛뜨를먹었습니다.

몸매가유난히뛰어난카메룬흑인여자가만들어온갈렛뜨였어요.

12살부터식당에서요리하는일을배워서빠리에식당을열은여자인데

그날은갈렛뜨를주문한것이죠.

바람을잘잡는흑인남자,그도얼굴은잘생긴흑인입니다.

또다른미인흑인여자는며칠후에아프리카식당을연다고했어요.

그리고프랑스인6명과1살된얘기가참여했었죠.

젊은흑인여자아이들이얼마나유머를잘하는지즐거웠습니다.

둘다170은되는키에쭉빠진몸매를하고있었습니다.

프랑스친구들이저를놀리느라고그흑인남자와허그를하라고해서

마지못해했는데그얼굴이진득진득해서참불편했습니다.

그런내표정을살펴본프랑스친구들이마구웃어대는거였어요.

내가그들을즐겁게했나보다하고좋게생각해버렸습니다.

한참을떠들다가누구네집으로가서요리잘하는친구들이

요리를한다는데저는피곤해서집으로돌아왔습니다.

집에돌아와서뭐했냐구요?

김치담궜어요.

우연히슈퍼에서배추를발견하고두포기를사서담구었는데요.

며칠이지나야먹을수있을지모르겟어요.

멸치액젓도넣었는데결과가참궁금합니다.

먼 길

먼길

돌아왔나바로왔나

너무나멀리와버린길

돌아보니아득한길을먼줄도모르고왔나보다

돌아갈까더가볼까

망설이며더가버린길

또다른내가되어버린길

가끔변하고싶다.

변했다고생각했는데제자리다.

제자리에서동동걸음치면서

멀리왔다고생각하는지도모른다.

어떻게곤두박질을쳐도늘제자리에서있는느낌

그래!늘제자리일뿐이지.

거기서거기지.

눈 온날

어제도그랬다.자고있어나니함박눈이펄펄날리고있었다

집으로들어오는길만을오롯이치우는데도온통발이젖고장갑이젖고

그리고팔이욱신거렸다.하지만정신이말가지는것이

노동의기쁨같은것이느껴지는것이었다.

한참을밖에서눈과씨름하다젖은양말과젖은장갑을말리러

들어왔는데친구가전화를했다.

눈이나치우고있어야겠냐고…ㅎㅎ

모르시는말씀,눈을치우면서얼마나노동의기쁨을느낄수있는데

아침에일어나니또함박눈이펑펑쏟아지고있었다.

기분이좋았다.나가서눈치울생각을하니말이다.

오늘은날씨가누그러진탔안지눈의무게가훨씬가벼웠다.

그리고저녁에친구집에갔다.

위스키를콜라에섞어서마시니머리가약간어지러웠다.

그런데위스키맛이이렇게좋은거였구나!

돌아오는길에혹시넘어질까염려가됬었다.

머리가빙빙도는것같았으니까말이다.

또 다른 정서의 사람들

프랑스정서를한국적으로이해하는작업은정말고도의

두뇌활동을요구하는작업이다.

일에빠지면밥먹는것도잊는나,

자주근처아랍식당을찾는다.

‘쿠스쿠스’라는요리가있다.여러가지야채를고기와함께

푹고아서쿠스크수와함께먹는다.

그들은또다른정서의소유자들이다.

며칠안가다갔는데식당주인의말이

밤새도둑이들어돈함을훔쳐갔다는것이다.

물론동전몇개들어있었지만창을깨고들어와서

샴페인몇병을들고나갔다는것이다.

낙천적인그아저씨는얼른건강이있고

가족이있으면됐지하고’허허’너털웃음을웃는다.

어쩌면그래서장사를할수있는거겠지.

늘웃는얼굴로손님을대하고

절대화안내고…

그러면서도알라를신실하게믿는사람들

그식당에는아주이쁘게생긴포르투갈젊은여자가일한다.

그녀를보려고일부러그식당을찾는젊은이들이많다.

어느날인가

황당한표정으로있는그녀,

아저씨가설명했다.

고객이와서50유로지폐를가지고있다며

거스름돈있냐고해서

거스름돈을챙겨주었는데

돈을받지않은상태에서거스름돈만내주었다는것이다.

저렇게멍청할수가…

라는생각을하면서도그여자가이뻐보이는것은왜였을까?

일 끝낸 뒤

일은역시스트레스다.

아니,나의완벽주의가나를피곤하게하는지도모른다.

하지만일에몰두해있는동안은즐겁다.

무언가해냈다는느낌때문일까?

잠깐까페에갔다.

갑자기그들이투박하게느껴지는것은무슨일일까?

너무나거칠은시선,말투그리고생각들…

이모든것들과잘어울릴수있을때

삶이쉬워지는것이겠지.

몇달전에는재미있다고생각했던것같은데ㅎㅎ

변덕인가보다.

어쨋거나후련하다.내일또시작이될지언정.

생각

미국에있는조카에게서메일이왔다.싸이에홈페이지가있으니

자기를보고싶으면들어가보란다.녀석,내가자기팬인줄은아는가보다.

1살쯤되었을때처음일어나앉는것을보고올케와오빠,집안식구모두가

박수를치고좋아했더니벌떡벌떡자꾸일어나앉았었다.

제법어른이되어서고모를훈계할려고한다.ㅎㅎㅎ

그래도바보처럼조카가이쁘다.

하얗고맑은피부와커다란눈망울을껌벅껌벅굴리곤했었는데…

날씨는벌써초가을을예상하게하는데

난,생각속에빠져있다.

생각속에빠져서시간가는줄을모르겠다.

자신감이있는여자라고생각했었는데실망했다.

마치인맥이많아서능력이많은것처럼이야기한그여자가

거짓말쟁이라는것을알았다.

공부도많이했는데어떻게그렇게거짓말을하는지모르겠다.

아니,자신이거짓말하는것을어떻게보면인지하지못하는것도같다.

오랫만에친구가될수있는사람을만났다고생각했는데

다른친구들이그여자를상대하지말라고충고했다.

그래도믿어주고싶어지는것은무엇일까?

그녀가먼저잘못해놓고먼저화를내니까

난,혹시내가틀렸나싶어서말을하지않고왔다.

그리곤다시나에게전화를건다.

외국에서만나는한국사람을의심해야한다는사실이

참슬프다.

이상하지!

여태그런일이없었다.

모기들이갑자기나를공격하기시작했다.

온통팔이벌집쑤셔놓은것같다.

팔만아니다.

다리도어깨도등도…

그리고오늘아침에는오른쪽눈까지물렸다.

지난,화요일모임에서

오랜만에선생처럼젊은프랑스인들앞에서

이야기를나누었다.

그들이내이야기에온통집중하는것이기분이좋았었다.

피가갑자기뜨거워졌던것일까?

그날부터모기들이나를뜯기시작한것이다.

소독약으로소독을하고

연고를바르고

어쩌면의사를찾아가야할지도모르겠다.

이상한일이다.

내게어떤변화가온것을알리는것일까?

여태이런일이없었는데..

혹시식중독인가싶은생각도들었다.

모기가물은자국이란다.

이상한일이다.

어떤 후회

친구로부터어떤프랑스의사의죽음을들었다.

수쿠버다이빙을하다가심장마비로죽었다는것이다.

그는나에게좋은느낌을준사람이었다.

몇년전,여름친구집에놀러갔을때옆집사는타일랜드여자가우리를초대했었다.

아마도그때나에게남자를소개해고자했던것같다.

타일랜드여자의남편이프랑스인의사였는데

그의사의친구를나에게소개하고자했었다.

그런취지로나와내친구가식당에초대되었었다.

타일랜드식당이었고

그타일랜드여자의남편인프랑스인의사는

키가크고잘생긴남자였다.

딸만셋인그타일랜드여자는이쁘고행복해보였었다.

그리고

식당에서이런저런이야기를하며식사를했고

그리고기분이좋았었다.

그렇게헤어지고

친구집에서머무는동안

우연히라도마주쳤으면하는이상미묘한감정에난,흔들리곤했다.

마치사랑같은감정이생겼었던것같기도하다.

친구집을떠나온뒤에

그타일랜드여자의제의로

한번쇼핑도같이했었고

한번은내가그녀를식당에초대했었다.

그리고잊어버렸었던것같다.

젊은나이의그의사가죽었다는소식에

지금은까맣게잊어버린감정이지만잠깐그생각을했었다.

미레이에게그이야기를했다.

미레이의해석은또기발났다.

그때내가그를향한감정을실현했더라면

어쩌면그는죽지않고살아있을지도모른다고했다.

정말그랬을까?

까맣게잊어버린감정이지만

그가죽었다는사실이안타깝다.

죽기전에좋아한다는말이라도한번해줄걸그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