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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세계적인 여행가 후지와라 신야가 말하는 여행이란? - 마운틴
세계적인 여행가 후지와라 신야가 말하는 여행이란?

젊은 시절 어느 날 홀연히 대학을 중퇴하고 인도를 떠난다. 인도라고 하면 명상과 요가가 주는 신비감에 빠져 블랙홀에 빠진 듯 이끌려 가는 사람이 많지만 그가 명상과 요가에 빠진 건 결코 아니다. 오히려 혐오할 정도라고 한다. 그러면 그가 왜 방랑객처럼 현실을 떠났을까? 25세에 떠난 방랑 같은 여행을 70세를 넘긴 지금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그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영원한 인생의 숙제며, 화두로 삼고 있다. 

일본의 세계적인 여행가 후지와라 신야가 제주 월드트레일컨퍼런스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일본의 세계적인 여행가 후지와라 신야가 제주 월드트레일컨퍼런스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람들은 왜 여행을 할까? 왜 새로운 세계를 끊임없이 동경하고 찾아 헤맬까? 여행의 의미는 뭘까? 세계적인 여행가인 일본의 후지와라 신야(蕂原新也․71)를 통해서 ‘여행’을 한 번 돌아보자. 물론 그도 찾지 못했다고 하지만 수십 년 동안 세계 수십 개 국을 여행하면서 일반인이 느끼지 못한 그 ‘뭔가’에 대해서 많은 얘기는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가 지난 1월15~17일까지 제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회 월드트레일컨퍼런스에 대중강연을 위해 한국을 네 번째 방문했다. 대중강연의 주제가 ‘내 삶은 여행길에서 죽는 일’. 삶과 죽음의 경계가 없고, 그의 삶이 곧 여행이라는 의미로 다가왔다. 많은 얘기를 주고받을 수 있을 것같은 느낌이다. 그를 컨퍼런스 기간 중 두 번이나 만나 인터뷰했다.

일본의 세계적인 여행가 후지와라 신야가 배를 타고 여행하고 있다.

일본의 세계적인 여행가 후지와라 신야가 배를 타고 여행하고 있다.

사진으로 이미 그를 보고 만났지만 실물과 별 차이가 없다. 몇 년 전 인터뷰했던 프랑스의 세계적인 도보여행가 베르나르 올리비에와 다른 얼굴, 같은 느낌을 주는 인상이다.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분위기랄까. 그게 자연을 접하면서 많이 걷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깊이 생각하고, 끊임없이 인간의 본성을 찾아 헤매는 도보 구도자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우선, 그가 왜 젊은 시절 어느 날 홀연히 떠났는지부터 궁금했다.

“내가 도쿄예술대학 미술학부를 중퇴하고 인도를 떠날 때가 1969년이었다. 그 당시 일본은 반체제, 반세계를 표방한 학생운동이 사회적 이슈였다. 젊은이들은 학생운동에 참가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친한 친구도 학생운동에 참가했다. 그 친구와 토론을 많이 했지만 맞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그 친구는 일본의 안보, 교육제도, 정부정책 등에 대해서 불만이 많았고, 의문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 친구를 이해는 했지만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1960년대 후반은 세계적으로도 그렇고 일본에서도 거센 변화의 물길이 일고 있었다. 몸을 이용해서 생산하던 1차산업에서 다음 산업으로 넘어가는 시기, 즉 일종의 과도기적 사회였다. 난 당시 그런 현상으로 인간의 몸을 잃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학생운동 하는 학생들이 지녔던 문제보다는 더 깊은 차원의 고민을 했다. 이런 문제로 결국 여행을 떠나게 됐다. 시대적인 부분과 관련이 있었다. 한 마디로 나 자신과 시대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여행이었다. 지금 젊은이들의 여행과는 또 다른 부분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걷기열풍에 힘입어 많이 걷고 여행한다. 하지만 몸과 정신이 따로 노는 유체이탈 하는 듯한 현상을 자주 목격한다. 몸은 이것을 하는데, 정신은 딴 곳에 가 있는 모습이다. 우리 세대는 흙을 밟고 다니는 세대라 그러지 않은 것 같다.”

후지와라 신야가 일본 대지진 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는 지진 피해자들을 몸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후지와라 신야가 일본 대지진 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는 지진 피해자들을 몸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의 여행의 출발은 시대성과 인간성 회복을 위한 출발이었다고 말한다. 젊은 시절부터 꽤나 깊은 사고를 했던 듯하다. 요즘 흔히 하는 여행과는 다른 차원이다. 그에게는 걷기와 여행이 단순한 신체적 움직임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 본질을 찾아 헤매는 과정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궁금했다. 일반적으로 여행이라면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나고, 아는 만큼 보이고 모르면 지나칠 수밖에 없는 과정이다. 아무리 정신적인 본질을 찾는다 하더라도 알고 보는 것과 무심코 보는 것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세상의 관점에서 여행을 보자면 언제나 세상에 있는 지식으로 얻고 본다. 이는 사람이 착각하는 것 아닌가 싶다. 컵을 예로 들어보자. 컵 그 자체는 지식으로 얻어진 정보일 뿐이다. 갠지스강도 마찬가지다. 정보를 많이 가지고 보면 볼수록 강의 본질은 보이지 않고 많은 정보에 휩싸인 현상적인 강만 보인다. 여행을 하면서 한 번은 전철을 탔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쳐다봤다. 아마 후지와라 신야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한 아주머니가 엎고 있는 애기가 나를 뚫어지게 봤다. 그 시선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 애기의 시선은 어떤 정보에도 가공되지 않은 사물의 본질을 보는 시선으로 느낄 수 있었다. 무섭게 다가왔다. 성인들은 너무 많은 정보를 얻은 나머지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 여행은 지식을 버리는 과정이다. 지식을 갖고 가는 건 여행이 아니다. 여행을 하면서 스스로 바보가 되는 걸 익혀라. 여행을 하면서 눈으로 얻어지는 정보를 경계하고 날려라. 사물과 빛, 감각으로만 얻으려고 해라. 보는 것과 생각하는 것, 두 가지를 항상 생각해라. 두 가지는 정반대의 세계다. 있는 그대로의 보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 그게 제대로 보는 것이고, 나를 지금까지 있게 한 원동력이다.

제주 월드트레일컨퍼런스에 참가한 후지와라 신야가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제주 월드트레일컨퍼런스에 참가한 후지와라 신야가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자신이 지금 알고 있는 것이나 지식에 의해서 아는 것은 진정한 아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들도 후지와라 신야를 지식으로 보고 있다. 제대로 보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눈빛이 무섭지 않다. 아무 정보 없이 전철에서 애기가 나를 봤던 그 시선으로 나를 본다면 나는 두려워서 지금 이 자리 있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애기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정보를 가지고 봤을 때와 그냥 그 자체로 봤을 때 매우 다르다. 사전 정보를 가지고 세상을 보면 한 방향으로 흐르기 쉽다. 또한 그런 경향을 만든다. 이를 주의하고 경계해야 한다. 한국의 세월호사건이나 일본의 대지진 같은 사건이 이에 해당한다. 사건의 편향성 때문에 사회적 트라우마가 생겼을 정도다. 정보가 넘치는 이 사회에서 특히 조심해야 한다. 정확하게 보고, 본질을 파악하고 판단하는 자세를 갖는 게 중요하다. 여행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할 요소다.”

세계적인 여행가로서의 후지와라 신야는 일본에서는 무라카미나 시오노보다 더 여론지지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여행가로서의 후지와라 신야는 일본에서는 무라카미나 시오노보다 더 여론지지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행을 떠나면서 정보나 지식 없이 백지상태를 유지하라고 강조한다. 일반적 여행과는 전혀 다른 세계의 여행을 말하는 듯하다. 그런데 그는 세계적인 여행가로 평가받는다. 대중적인 지지도 누구 못지않게 얻고 있다. 일본의 세계적인 작가 시오노 나나미나 무라카미 하루키보다 일본 내에서의 인기는 더 높다. 평론가들은 “후지와라 신야는 일반인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라고 평가한다. 대중적 지지를 받는 가장 큰 이유다. 일반인들은 후지와라와는 다른 차원의 여행을 하면서 후지와라를 좋아하고 지지하는 이유는 자기와 다른 견해를 가졌고 자기가 보지 못한 여행을 하는 후지와라를 통해 대리만족 하기 위해서 그런가? <계속>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1 Comment

  1. 이상국

    02.24,2015 at 3:00 오후

    인도방랑의 저자로만 알았던 후지와라 신야.
    인터뷰 내용 중 컵에 대한 일례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아 몇 번 읽었습니다. 아마 정보에 매몰되어 본질을 오도하는 우를 범치 말란 얘기같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저에게 유익한 기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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