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뇌하는 영혼

EgliseSaint-gervais

가끔난한적한시간의성당에가는것을좋아한다.

미사보다는고요한성당안에서의묵상을즐긴다.생각보다많은사람들이기도를하고있다.

왼쪽에무릎을꿇고앉은부인의자태가애절하다.아니간절해보인다.무엇을저토록간절히기원하고있는것일까?

사랑이간절한것이겠지.간절하게기도한다는것은누군가를위한사랑이간절하다는것이다.그사랑의대상이자기자신일수도있고가족중의누구일수도있겠고…어쨋든그간절함이내게는너무아름다워보였다.

오른쪽에앉아계신수녀님의의복이특이하다.

하이얀의복속의수녀님의자태는겸허함을지니고있는듯느껴진다.

삶에대한자세는저렇게겸허해야하는데문득잊고있던그무엇인가를다시찾은기분이든다.

절대자의앞에앉은수도자.

고뇌하는영혼들을도와주소서!

어디선가맑은물이졸졸졸흐르는소리가들리는듯싶었다.

삶은결국사랑임을깨닫게하소서!

이렇게고뇌하는영혼들이존재하는한

세상은善을향하여간다는것을

깨닫게해주소서!

결국은善이승리한다는것을보여주소서!

뒤에서찍은Saint-gervais성당

연하의 남자(2)

코메디프랑세즈앞의노천카페는사람이별로없었어.

마주앉은E의초록색눈이투명하게빛을발하는것같았어.

그의눈은암에걸렸던어깨를만져달라고말하고있는것같았어.

문득10여년전의그어느여름날이내기억속으로들어오는거있지.

퐁피두도서관에서나와서막전철역’hoteldeville’에도착했었지.

또E가거기있는거있지.

그리곤말이야.

나에게말했어.

그여름E는아무것도할수가없었대.

근데난왜?그렇게무뎠던것일까?

그냥나보다훨씬큰키의E를말이지

등을토닥거려주면서

공부열심히하라고말해준거있지.

난그당시어떤생각에사로잡혀서

다른아무것도볼수없었던모양이야.

뭐냐고?

"삶"

그리고"세상","관계"등등…

좋게말하면큰생각에사로잡혀있었다고할까?

내가물었어.

혜리는어떻게되었느냐고.

잠시혜리와동거를했다는거야.

그리고혜리는어떤다른남자와결혼을했고

또이혼을했다는거야.

또내가물었지.

혜리가사는곳을아느냐고.

E는모른다고했어.

아니모르는척하고싶은것같았어.

나는혜리가보고싶었어.

그런데더물으면E가울어버릴것같다는…

모르겠어.왜그런느낌이들었는지.

-계속-

프리마돈나 마리아 칼라스의 사랑

MariaCallas와AristoteOnassis

월요일과화요일이틀에걸쳐프랑스의채널2번에서마리아칼라스와오나시스의사랑이야기를드라마로꾸몄다.

세기의목소리와세기의부호의만남을조블여러분과나누고자간략하게소개하고자한다.

MariaCallas(1923-1977)

AristoteOnassis(1906-1975)

마리아칼라스는프리마돈나로서절정의시기에있을때그리스의선박왕이며억만장자인아리스토트오나시스를만나게된다.칼라스는이미그녀의매니저인Titta와결혼한상태였었고오나시스역시그리스의선박왕들중의하나의딸인Tina와결혼하여아들하나딸하나를둔처지였다.

오나시스는칼라스를유혹하기위하여유명한영국의처칠부부와함께칼라스부부를그의유명한요트로초대한다.

칼라스는자기자신에대하여도엄격하다고평판이나있었고오나시스는여자를유혹하는데재주가있기로평판이나있는남자.물론그의부가많이힘이되어주었던것이겠지만…

처음에칼라스는오나시스의유혹을완강히거부한다."나는결혼한여자에요…"오나시스는그의유혹을뿌리치고돌아서는칼라스의등뒤에서이렇게말한다."당신의남편은행복한남자요…"

하지만요트여행이끝나갈무렵칼라스는오나시스의애인이되어버렸다.칼라스는말한다."나는오랫동안사랑이무엇인지도모르고사랑을노래해왔어.이제나는사랑이무엇인지알게되었어."

그리고과감하게남편Titta에게이혼을요구한다.남편Titta는"칼라스,더천천히생각좀해봐.오나시스는결코너를행복하게해줄수없어.그는너를고독하게만들거야."라고칼라스에게시간을가질것을충고하지만칼라스를되돌릴수는없었다.

한편오나시스는부인Tina와의이혼을망설이는데그것은장인인선박왕과의의리,사업상의이해관계등이걸리기때문이다.결국부인Tina와이혼을하고칼라스와동거관계에들어가는데…

칼라스는프리마돈나로서의경력을완전히접고오로지오나시스옆에서행복을찾는다.

오나시스는사업관계로미국으로부터엄청난세금을맞고그일을해결하기위해뛰어다니는중재클린케네디의도움을받게되고재클린은오나시스에게친구가되어줄수있느냐고묻는다.이런사실을안칼라스가질투로히스테리를부리고…

어느날잡지를통해오나시스와재클린이결혼할것이라는소식을접한칼라스는오나시스에게영원한결별을선언한다.

오나시스는재클린과의결혼식전에칼라스를찾아와서애원한다."나는정말재클린과결혼하고싶지않아.나좀도와줘.이결혼을막기위해서는네가필요해.용서해줘.내가잘못했어."

칼라스는간절하게애원하는오나시스를차갑게돌려보내고창문의커튼사이로차에오르고있는오나시스를내려다보며혼자말한다."오나시스,난벌써널용서했어."

오페라에서의마리아칼라스

연하의 남자(1)

책방이었어.

난늘그러듯이볼만한책이없을까하고진열되어있는책들을뒤적거리고있었지.

어떤눈길이느껴지는것이었어.

문득눈을들었는데말이지.

약간은당황하는눈길을느낀거있지.

E가건너편진열대에어떤여자와함께있는거였어.

여자는아랍계여자인것같았어.

어깨를스치는긴머리에마음씨넓게생긴..

이상하지.

늘E와의만남은그랬어.

한번도전화를하거나약속을정하진않았는데말이야.

커다란키가눈에띄기때문이었을까?

쌩미쉘거리를걷다가

또는퐁뇌프다리를건너다가

마주쳐지는거있지.

그러면E는나에게늘커피를사주곤했어.

그래!기억나.

한번은커피숍에서그림을그려주더라고.

임신을해서배가산만한여인을그려주더라고.

E는항상양복을정중하게입고있었어.

나이가나보다7살이아래라고했어.

그런데난절대로이성이라는감정이들지않는거야.

아마도정서가다르기때문이었던가봐.

10년도더되었지.

처음내가E를알게된것은

혜리가퐁피두에서알게된친구라고했었지.

아마혜리가질투가났었던모양이야.

처음만남이후에혜리는나에게E를사랑한다고했어.

이상한건

혜리는나보다5살이아래인데말이지.

E는항상내커피값만을낼려고하는거였어.

난,그둘이잘되기를바래는마음이었는데말이야.

오랫동안내가다른나라에가있다가

몇년전에이곳에다시왔는데말이지

루부르박물관마당에서

또E를마주친거야.

그는언제나처럼큰키에

정장양복차림에

손에는햄버거를들고있었어.

몇년인지모를세월이지난후의만남이었는데도말이야

그는아무런놀램의기색이아니었어.

마치어제보고오늘또다시마주친것처럼말이야.

그는그간의친구들의근황을얘기해주었어.

그리고내주소를알면서도연락하지않았다고미안해하는거였어.

아!하나변한게있었어.

언제나정중하게빗어넘긴하이칼라머리가

스님의머리처럼빡빡깍여있었어.

어깨관절에암을발견했다는거야.

초기에발견했기때문에

치료를해서완전히나았다는거야.

문득마음이뭉클해지는거있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