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침묵

자연과침묵

대자연의침묵은인간에게두가지작용을한다.그하나는언어이전에존재하였고모든것이

그로부터생겨난저위대한침묵을느낄수있게하기때문에그것은우리에게행복감을준다.

그러나다른하나는우리를두렵게한다.자연의침묵은인간이아직언어를소유하지않았던

상태,인간이아직인간이아니었던상태앞에우리를서게하는때문이다.자연의침묵은인간

으로부터언어를빼앗아다시태고의침묵으로되돌려보낼지도모르는일종의위협같은것이다.

만일인간이자연의일부에불과하다면인간은결코고독하지않을것이다.인간은침묵에

의해서항상모든것과연결되어있을것이다.그러나그결합은다만인간본성이라고하는

자연물의측면에만관여할뿐이다.그러나인간은자연물인동시에정신이다.그리고정신은

인간이단지자연적인것으로서침묵에의해서모든사물과연결되어있을경우고독하다.

정신은언어에의한결합이필요하다.그때정신은침묵해있는자연옆에서고독하지않게

된다.인간은말을하면서도침묵속에있다.아니,인간은언어로써침묵을만들어낼수가있다.

실로언어와는정반대의것,완전히다른종류의것,언어의외적인모습에는포함되어있지

않은것,따라서예기할수도없었던것,즉침묵이언어에서생길수있다는것은언어가

神적인것의원천에서생겨났다는증거인것이다.

침묵에의한결합은지속적으로존재한다.이에반해서언어에의한결합은순간과결부

되어있다.그러나침묵은언어속에나타나는진리의순간이며,따라서영원의순간인

것이다.

대자연의침묵은지속적으로존재한다고말했다.대자연의침묵은그속에서

자연이호흡하는대기이다.자연속에서나타나는모든운동은침묵의운동이다.

네계절의교체는침묵의리듬이며각계절의모습은침묵에의해서덮여진다.

대자연의침묵은원초적인것이다.자연의모든사물은이침묵을뚜렷하게만드는역할을할뿐이다.

자연의모든사물은침묵의여러가지모습이며,그것들은자기자신보다도오히려침묵을표현하고

침묵이어디있는가를지시하는표지에불과하다.

-"침묵의세계"중에서-

<독일어로된것을번역한책이라고하는데어려운책이라서그런지번역이좀자연스럽지못합니다.

내용이심오해서올려봅니다.>

아름다운 얼굴

회색빛하늘이낮게내려앉더니아침내내비가뿌리고오후엔황량한바람이거세게몰아치고있었다.

가을도지나치기전에겨울의한복판에내버려진듯한느낌에문득정신을가다듬어본다.

며칠전올리비에가한떼거리의친구들을데리고왔었다.

애인과딸아이,사진사친구부부,그리고애인의엄마….

금발의애인은33살,그녀는올해딸아이를출산했는데아이의파란눈이얼마나영특해보이는지모른다.

올리비에는딸아이가이다음에헐리우드를흔들어놓을째즈가수가될거라고큰소리를친다.

음악을하는사람들에겐재즈가수가성공한삶일수도있겠다는생각을해본다.

그날나에게감동으로다가온사람은올리비에의장모였다.

자그만한키에반백의카트머리를했지만전혀56세라는나이가느껴지지않는매력적인여인이었다.

수줍음이많은지도저히눈동자를마주보지못하는그녀는만면에가득미소가감돌고있을뿐만아니라

눈동자에환희같은기쁨이넘쳐나고있었던것이다.

아!나이가들어도저렇게기쁨으로살수있구나!

사뭇난,그녀의일거수일투족을관찰하고있었다.

어떻게살면저런눈동자를소유할수있을까를궁리하면서말이다.

사진을한캇트찍고싶었지만초면에실례가될까봐말도꺼내지않았었다.

그녀의삶에대해알수있는기회가오기를기다려볼일이다.

측은지심

-이런들어떠하리

저런들어떠하리

만수산드렁칡이얽어진들어떠하리

우리도이같이얽혀서

천년만년살고지고-

조선왕조를세운이성계의아들이방원은고려의충신정몽주를회유하고자이같은시조를읊었었다.

선죽교에서이방원의철퇴에맞아죽은정몽주는이런시조로답했었다.

-이몸이죽고죽어일백번고쳐죽어

백골이진퇴되어넋이라도있고없고

임향한일편단심이야

가실줄이있으랴-

오늘난,오리들에게빵을던져주면서조선조양반들의멋들어진시조를생각해본다.

빵한조각먹기위해다투고있는오리의무리들을보면서어쩌면신도저위에서끊임없는전쟁으로

살육을일삼고있는우리인간들을내려다보고있을지도모른다는생각을해본다.

빵을잡아채어서는혼자먹기위해저렇게도망가는오리를따라잡기위해쫓아가는오리들…

언젠가는비쩍마른오리가한마리있었다.야무지게빵을가로채는다른오리들과다르게늘주위를빙빙돌면서

실속을채리지못하는가여운오리한마리가있었다.

가여운마음에일부러그오리에게빵을던져주면다른오리들이가로채곤한다.

그러면다른오리들에게먼저빵을듬뿍던져주곤다른오리들이빵으로몰리는사이그가여운오리에게

빵을던져주었다.겁먹은듯빵에가까이가다가도놀란듯다른곳으로가버리는그바짝여윈오리를보면

답답해서화가났었다.가까이오지도못하고늘주위를빙빙도는바짝마른오리새끼,

동물의세계는측은지심이란없다.먼저차지해서먹는놈만있다.

전쟁도결국은밥그릇싸움에불과한것이다.

전쟁에서인간은측은지심을가졌었던것일까?

그측은지심의한계는어디쯤두어야하는것일까?

어쩌면인간은오리보다한수더뜨는것은아닐까?

8년 동안의 외출(1)

NataschaKampusch

"아빠!사랑해요!"

10살에행방불명되었다가18살이되어서경찰서에나타난나타샤가아버지를보고외친소리다.

8년전,그녀가10살이었을때아빠에게했던말과똑같은말이었다고말끝을맺지못한채그녀의아버지는

한맺힌울음을터뜨린다.

오스트리아에서일어난일이다.

나타샤는10살때납치범에게납치되었었다.납치범은전화국기술자인WolfgangPriklopil,그는나타샤가

도망친사실을눈치채고어제달리는기차에몸을던져자살하였다.

이기사를읽으면서난,참으로인생은요지경속이라는생각에이르른다.

납치범은나타샤를납치하여개인주택의주차장에감금해놓고8년이란세월을보냈다.

가끔납치범은나타샤를데리고산책을하기도하였고주차장에샤워시설과부엌시설을갖추어놓고그녀를감금해놓았었다.그녀에게신문,라듸오,텔레비젼을볼수있게해주었을뿐만아니라개인적으로공부도가르쳤다고한다.

납치범의올해나이는44세,오스트리아의빈근처에살고있는그가가끔나타샤를동반하고시장을보기도하였는데

주민들은나타샤에게서납치된사람의태도를전혀느낄수없었다고한다.

오스트리아경찰은8년전,나타샤가행방불명되었을당시이미이납치범을의심했었으나구체적인증거가없어서

가택수색을실시하지않았다고한다.납치범당사자가자살을했으니납치의원인을알길이없다고하는데

현재나타샤는경찰에의해보호되고있다고한다.나타샤가가지고있는여권에의해그녀가8년전에사라진나타샤임은확실하지만경찰은ADN검사를실시하고있고그녀는현재스톡홀름신드롬증상이있는것으로드러났다고한다.

그녀는납치범에의해성적폭행도당하지않은것으로여겨진다고한다.

이기사를읽고있는중나는갑자기오래전에읽은일본소설이생각났다.

나무밑에서낮잠을즐기던한젊은이가나무안에커다란구멍이있음을발견하고호기심으로그안으로들어갔다.

그나무안에서새로운세계를발견하고3일을즐겁게지냈다.되돌아나와보니그만백발이성성한노인이되어있었고

그나무안의세계에서지낸3일이몇십년의세월이지난것이었다는것을깨닫게된다.

납치범WolfgangPriklopil과나타샤사이에어떤끌림이처음만남순간부터있었던것은아닐까?

그래서나타샤는시간의흐름을망각한채8년이란긴세월을지내버린것은아니었을까?

어쩌면나타샤는그녀의부모님밑에서보다도그납치범에게서더편안함을느꼈던것은아닐까?

또납치범은꼭자살을해야만했던것일까?사랑이었을까?두려움이었을까?

아직은수사중인사건이니까그귀추를기다려보아야겠지만수수께끼같은인간사의한단면을증명해주는한예라고이야기할수있겠다.

몽마르트 언덕에서 만난 사람들(3)

때나도남다른재능을가진다는것에대해서많은의미를부여했던시절이있었다.

천재적인재능!

천재적인재능을갖게되면아인슈타인처럼시대를넘어서서회자되는행운을갖게되는것이라고..

아니,다른이보다월등나은인간으로태어났음에자부심을가질수있었던것인지도모른다.

몽마르트언덕에서지금은관광객의초상화를그려서연명하고있는이들이한때는스스로천재적인재능을

타고났노라고우쭐대던사람들이었을것이다.

그나마광장에자기자리가있어서찾아오는관광객을상대로초상화를그리는사람들은또선택된화가들이다.

그림판을하나들고이구석에서저구석으로헤매어다니며관광객에게초상화한장그리라고귀찮게쫓아다니는

화가들도무수하다.

천재에게는천재적재능도중요하지만자신이고집하는일을타협하지않고고집할수있는강한의지가

있어야할것같다.

세상에는먹고사는방식도참으로천태만상이다.위에한얀옷을걸치고석고상처럼부동의자세로서있는사람은

관광객이앞에놓아주는돈으로연명하는데이렇게들어오는돈이엄청난액수가된다고한다.

가끔은관광객의모델이되어주기도하면서..하지만그렇게부동의자세로서있는일도쉬운일은아닐것이다.

이사진의인물은온통쇠빛깔로몸을단장하고마치로버트인양쇳소리를내며관광객을유혹한다.

오래전에어떤흑인할머니가생각났다.

백발이성성한할아버지의기타반주에맞추어"즐거운나의집"을쾌활하게부르고있던흑인할머니

즐겁게벌리는입안으로빠진잇빨자리들이듬성듬성…마음이싸아해지는장면이었다.

하지만삶은치열한것이었던지관광객이주는동전이서로의것이라고다투는장면도있었다.

몽마르트언덕을삶의터전으로삶는사람들을대상으로소설을쓴다면어떤소설이되어나올까?

몽마르트 언덕에서 만난 사람들(2)

릇어른들은아이들을사랑할것이다.

나도무척아이들을사랑한다.

때로는자그마한체구,자그마한손,자그마한머리에서사물을보고생각할능력이

나온다는사실이새삼신기하게생각되어질때가많다.마치어린시절을거치지않고

어른이된사람처럼…

지난토요일몽마르트언덕을오를때길옆계단에서세아이가쭈구리고앉아무엇인가놀이를하고있었다.

문득멈추어서서난그들에게사진을찍어도되는가를물었었다.

사실난그들이놀고있는장면을자연스레찍고싶었을뿐인데

말이끝나기가무섭게포즈를잡는것이아닌가!

뿐만아니라한아이는재빠르게선글라스까지꺼내어끼는것이었다.!!!

그러자오래전일이생각났다.

바로이사진지점쯤에서의일이다.

한가롭게산책을하고있었는데10살쯤된사내아이들이공차기를하고있었다.

문득내앞으로굴러온공을보고한번힘껏발로차고싶은충동이일었다.

오른쪽발로힘껏공을차서내딴에는아이들앞으로보내고싶었는데웬걸!ㅋ

그만공이성당밑바닥지하로굴러가버렸다.

성당지하로내려가는길은철문으로굳게잠겨있었다.

나는그아이들에게미안하다고하면서공을살돈을건네주었다.

심정으로는공을살돈의몇배를물어주고싶었는데그네들은내가준푼돈에좋아라고

뛰어달아나는것이었다.

이곳은몽마르트언덕에있는영국식팝이다.

이곳은내가즐겨들르던카페인데주문을불어로하면꼭영어로주문을해달라고까탈을부리던영국인이있었다.

몽마르트 언덕에서 만난 사람들(1)

"성스러운마음"이라는뜻을가진성당이다.

언젠가몽마르트언덕을오르기위해버스를탔다.

그런데좌중을상관치않고커다란목소리로노래를불러대는한흑인중년여인이있었다.

내용인즉슨"예수님은나를사랑하셔!예수님은나를사랑하셔!"

그날나는생각했었다.

얼마나사랑받고싶으면저여인은좌중을의식치않고저렇게부르짖고있는것일까?

허름한보따리를가슴에끌어안고약간은허스키한목소리로몽마르트언덕을오르는버스안에서내내

그렇게부르짖고있는것이었다.

태어나긴아프리카에서태어났으리라.

그리고어떤연유로제나라를버리고프랑스라는나라에정착을했겠지.물론경제적인이유였겠지.

목구멍이포도청인지라먹고살기위한최선책이었겠지.

그리고어떤일들이그녀에게일어났던것일까?

비교적단순한그네들이니까도덕이라든지명예라든지그외의어떤형이상학적인이유로고뇌를한다든가

뭐,그런일은없었을것이고…

사랑때문에괴로워했을것같지도않고..

그래!아무리단순한그네들이지만빵만으론인생이해결되지않았을거야.

예수님의사랑이존재한다는사실이그네들의험한인생에위로가될수도있을거야.

비록차림새는허스름해보잘것없어보이는흑인여인의노래였지만

사람좋아보이는인상을풍기는그흑인여인의노래에서

나는그녀의애틋한바램을느낄수있었던것같다.

그녀에게예수님이란존재가얼마나위로가되는지를감지할수있었다.

몽마르트 언덕의 재즈 카페

몽마르트언덕에오르면생각나는카페가있다.

지저분한것같지만혼자갔을때심심하지않게즐길수있는장소라고할까?

정면에서보면그저허름한그리고별로들어가고싶은생각이나지않을수도있다.

막상그안을들여다보면전세계에서이곳을들렀다가남기고간멧세지들이

이렇게쌓여있다.명함,사진,쪽지등등…

저녁에는재즈음악이피아노로연주된다.

키가자그마한전형적인프랑스남자가피아노를치는데

음악이끝나고나면Pourlamusique,Merci!에대한보답을해야한다.

크랩을만들고있는주방장!

오후의군것질로크랩을주문해서즐길수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