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그녀를알게된것은동네의자그마한양장점에서였다.
유명양장점의그가식적인미소에질려버린나는엄마의충고에반대하여
동네에있는자그마한양장점에내옷만드는일을맡겼던것이다.
그양장점에첫발을들여놓자에펠탑앞에서말갛게웃고있는여자의사진이
시선을사로잡는다.
그녀의나이는44세였다.
보조개가이쁘게파이는눈이크고얼굴이하이얀미녀였다.
옷때문에나는그녀의양장점에발을들여놓았었지만
파리를좋아한다는공통점으로인하여친구비슷하게될수있었던것같다.
결혼은하지않았지만아직도그녀를사모하는이들이있다는것은
양장점을드나드는사내들을보면서짐작할수있었다.
그녀는한때공무원이었었다.
지루한직장생활에권태를느껴양장점을낸것이다.
혼자서프랑스,심지어는아랍지역까지도여행을했다는,한마디로
배짱있는여자였다.
나는외국생활경험이있고언어가통해도연고지가없는나라에
혼자서여행을할용기는없었는데…
언어도모르는나라에혼자서여행을할수있는여자라는점이
나의호기심을자극했는지도모를일이었다.
내가맡겼던옷은역시맘에들지않았다.
나는그냥아무말도하지않고가져와서누군가에게주어버렸다.
가끔용기있는그녀의여행담을듣기위해그양장점에들르곤했는데…
그녀의속내를알게된것은한일년쯤이지난뒤였다.
그녀가양장점옆에서노래방을운영하는4살연하의남자를알게된것은
불과1년쯤되었다고한다.
천만원이라는적지않은돈을아무런담보없이그남자에게빌려주었고
알고보니동거하는여자가있었고
돈을받겠다고그들이사는집에까지찾아가서
수모도당하고…
어떻게저렇게지저분한관계를하고있나…
난,그녀의이야기를들으면서생각했었다.
어쨋든그당시상황은그남자가먼저동거하던여자를떠나서
그녀에게온것이었다.
그때그녀의모습이얼마나행복해보이던지!
여자의행복은그냥한남자에게달렸다는듯이그렇게느껴졌었다.
그녀의남자는감옥을다녀온전과도있고아들도하나있는남자였다.
그녀는자기가가지고있는재산을그남자의사업에투자하는것을망설이지않았다.
나도한번그녀의양장점에서그남자를마주친적이있었는데
왠지느끼한느낌을주는남자,난,단한순간이라도마주앉고싶은생각이
나지않는남자엿다.
약간은기생오라비같이생겼다고나할까?
그런그남자가노래방운영을핑계로이쁘고젊은여자를끼고
그랜저를타고다녀도그녀는상관하지않았다.
오다가다우연히길에서그녀를마주치면
그녀는행복한여인이었다.
지금쯤어떻게되었을까?
이쁘고용기있는여인,그녀는사랑에빠진여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