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평론한다는사람들에게
-류시화-
안녕!내혼의무게로쓰여진이시들을이해하려면
너또한네혼의무게로잠못이루어야지
어디,나와함께
이낯선저녁안개속을지나갈까?
손잡고서
그러나조심하거라
저나뭇가지위에무서운검은새가있어
너의눈을공격할까
두려우니
이곳은시인들이사는이상한나라가아닌가
벌레들이내시집의네귀퉁이를갉아먹고
나는너의두꺼운안경이무서워
아,무서워
신발을내던지고모래언덕너머로달아나는데
너는어느별에서왔길래그토록
어려운단어들을가방속에넣고있니?
머리가아프겠구나
머리를식힐겸
우리그별의이야기를동무삼아
더나아갈수없는곳에이를때까지
이저녁안개속을
한번헤쳐가볼까?
죽음너머의세계를너는보았니?
아니다,너에게는너만의세계가있는것이겠지
너또한시로표현할수없는
그무엇인가있겠지
버림받은어린시절,그상처같은것
슬픔또는허무같은것
안녕!잘자라,아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