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쯤모였다.갈까말까망설이다조금늦게도착했는데식사를시작하기전기도를하고있었다.
신부님을한분초대했는데아직오지않으셨다고자리를소중하게비워놓고내내식사를챙겨놓는
집주인의배려가참아름다워보였다.거의식사가다끝나고난후에도착한신부님은
까만얼굴의콩고출신신부님이셨다.
후아그라(오리간으로만든요리)가매우부드럽고감미로웠다.
초대된사람들중에키가자그마하지만푸른색눈을한다부져보이는여인이
책을읽어주었다.제목은’나이가몇살이에요?’이책은고령자가늘어남에따라서
나이먹은사람들이나이를묻는사람들의억양이나태도에따라서반응하는것들을
코믹하게엮어놓은책이다.이책을읽어준여자는초등학교교사를하다가
지금은도서관에서일을한다는데연극배우를해도손색이없을정도로
책을잘읽어주었다.사람들은변하는것같아도여전히그대로이다.
매년망년회에서’시’를읽어도언제나똑같은주제를다룬다.
고양이가죽어서우울증에빠졌다가눈동자를굴리는법을가르쳐서우울증에서
빠져나오게해준정신과의사를만났다고재작년에자랑하던여자가내바로앞에앉아서
한국인합창단이자기동네에왔는데의상이너무아름다웠고좋았다고칭찬이대단했다.
내전화번호를알고싶어했는데귀찮아서대답을하지않았더니
다음모임에도올거냐고끈질기게묻는다.
사실프랑스인들은오만해서누구에게끈질기게하지않는데말이다.
그리고식탁에서서양여자에대한비평이신랄하게시작되었다.
그들은서양사람이면서이제서양문화에신물이나기시작했나보다.
누구나어느정도살고나면어쩌면삶을바꾸고싶은지도모른다.
나중에도착한콩고신부님이콩고에서태어나던시절부터자신의이야기를
길게늘어놓아서지루했다.그래도프랑스인들은그에게관심을갖고
즐겁게들어주고있었다.그들은어쩌면같은프랑스인들에게싫증나서
새로운문화의사람들에게끌리고있는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