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리에서 8호선 전철을 타고 서쪽 끝 종점 Balard에서 내리면 퐁피두 병원에
다다른다. 이 병원은 특히 나이가 많으신 분들을 잘 보살피는 병원으로 소문이 나있다. 그래서 프랑스에는 장수하는 분들이 많은지도 모르겠다. 빠리에 살면서
실감하는 사실은 80에서 90 연세의 분들도 운전을 하고 삶을 즐기면서
산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처럼 결코 뒷방 늙은이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국과 같은 사고 방식을 가지고 노인들에게 접근해서 대화를 나누었다가는
큰코 다친다. 특히 프랑스인들은 다른 어느 민족보다도 예민한 인종이다.
단순하게 던지는 무심한 질문 한마디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말이다.
지난 해 11월, 바타끌란 테러때 이 병원은 매우 효율적으로 부상자들을
돌보았다고 한다. 지난 12월에는 이 병원에서 평판 있는 심장전문의가 병원 7층에서 투신 자살을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그 이유는 왕따를 당하여
죽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는 동료들의 증언에 의해
그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빠리에 살면서도 나에겐 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는 프랑스인들의 삶,
여유있고 자유롭게 보이는 그들에게도 삶은 결코 녹록치 않은가 보다.
모든 풍요와 자유, 그리고 그 여유에도 불구하고 인간이면 근본적으로 갖고 있는 생노병사의 문제는 결코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이다.
파리에 처음갔던 20여년전 할머니들이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머플러 목에 감고 운전하고
다니는걸 보고 깜짝 놀랐지요.
그모습이 아름다우면서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나도 저렇게 늙었으면 하고요.
수슬격려 고마워요.
잘 보살퍼 주시리라 믿어요.
20여년 전에 벌써 아셨군요. ㅎㅎ
가끔 주름이 쭈글쭈글한 가슴을 자랑스럽게
내놓고 다니시는 할머니( 아니, 여인이라고 해야할 것같아요)
들도 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