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아주 젊은 고등학생들의 BAC( 예비고사와 같은 것)에 얽힌 에피소드를 영화화 한 영화를 보았다. 프랑스에서 일종의 대학입시 예비고사인 바칼로레아에 관한 이야기이다. 바칼로레아 시험 발표가 있는 날, 기욤은 자신의 점수가 모자라서 바칼로레아에 떨어졌음을 안다. 그런데 며칠전부터 친구들이 벨기에 전자 음악 축제에 가는 차를 운전해주기로 약속한 상태이다. 바칼로레아 시험 발표날은 금요일이었고 음악축제는 토,일요일이다. 월요일날 재시험을 볼 기회가 있다. 재시험에서 모자란 점수를 따라잡으면 바칼로레아에 합격할 수 있다. 유일하게 운전 면허증이 있어서 친구들을 음악 축제에 데려갈 수 있는 사람은 기욤이다.
바칼로레아에 합격하기 위해서 음악축제에 가지 않겠다는 기욤을 친구들이 꼬여낸다. 같은 학교에서 바칼로레아에 수석 합격한 브란돈을 데리고 음악축제에 가서 기욤이 재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지도를 부탁해 주겠다고 꼬여낸다. 기욤을 음악축제에 데려가기 위해 친구들은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한다. 기욤이 재시험 공부를 하기 위해 집에 남아 있어봤자 가족들에게 구박이 당할 것이 뻔하고 공부를 하려고 컴퓨터 앞에 앉아봤자 공부는 되지 않고 포르노물을 구경하다가 가족들에게 들켜서 더 망신만 당할 것이라는 상상이었다. 기욤은 그 말을 듣고보니 그럴듯하기도 해서 음악축제에 따라가서 수석합격자의 지도를 받기로 결정한다. 아버지에게는 얼떨결에 바칼로레아에 합격했다고 말하게 되었고 아버지의 특별선물로 아버지의 새로 산 자동차를 빌릴 수 있게된다. 그리하여 떠나게 된 벨기에 전자 음악 축제, 거칠것 없는 젊음들의 향연은 빠르고 거칠게 이루어진다. 기욤이 점수를 못받은 과목은 철학과 영어이다. 그는 플라톤의 ‘공화국’을 축제 현장에 들고 가서 브란돈의 지도를 받는다. 축제 현장에서 마약 밀수입자이며 약간은 사이비 교주같은 사람을 만나 초대되어 간 자리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연루되어 경찰서까지 가고 평소에 마음에 두었던 여학생과의 데이트도 하고 일연의 사건을 겪으면서 그들은 이론으로만 배웠던 철학적 사실들을 몸으로 깨닫는다. 음악축제 현장에서 철학책을 공부할 시간은 갖지 못했었지만 몸으로 사건을 살며 깨달은 생각을 철학선생 앞에서 이야기 하고 기욤은 재시험에 합격하게 된다. ‘ 동굴에서 나와 인생의 착각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청소년들을 위한 영화이지만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평소 한국인과 다른 프랑스인들의 행동방식이 결국은 고등학교의 이와같은 철학적 사고로 부터 기인된다는 깨달음에 이른다. ‘착각으로 벗어나는 것이 프랑스인들의 바램이라면 한국인들의 바램은 자기가 원하는 착각 속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영화관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