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온도가예년에비해많이높아졌다는아침뉴스를접합니다.
앞으로도매년,온도가올라갈거라고해요.
그래서농작물도물을적게먹는농작물을재배해도록할거라고요.
12월의뱅센숲도마찬가지였습니다.
약간쌀쌀한기온이지만벤취에앉아있을수있을만큼이었습니다.
한참을걸어오다가재미있는풍경을보았습니다.
두나무에걸쳐서있는일종의의자라고할까,아니면그네라고할까?
이럴땐대뜸조블이웃들에게소개해주어야겠다는사명감같은게듭니다.
두청소년에게사진을찍어도되냐고물었습니다.
그들은흔쾌이허락했고사진을찍었습니다.
마침간식거리로한국마켙에서산쵸코파이가있었습니다.
답례로하나건네며둘이나누어먹으라고했죠.
그리고도한참을걸어서도심으로나왔습니다.
갑자기자전거를탄아까의그청년이나를막아섰습니다.
그러니까계속나를따라왔나봅니다.
내가준쵸코파이가너무맛있었다고요.어디서그쵸코파이를살수있는지
물어오는것입니다.
결국한국의쵸코파이를국제적으로선전한날이되고말았습니다.
아주기분이좋은날이었습니다.
한가한숲에자전거를타고와서이렇게그네를만들고놀더청소년들
한국마켓에서5유로(7500원)에산쵸코파이
창이있다.
그리고창밖에세상이있다.
난,창안에서창밖을본다.
보이는만큼의세상만본다.
편안하다.
그리고아무일도일어나지않았다.
큰가방을끌고들어서는그녀가그렇게나이가많으리라고짐작도하지못했다.
기껏해야60을넘겼을까그렇게생각했는데일본나이로75세라했다.
청바지에모자를쓰고마치화가라도되는폼새였다.
뜻밖에그녀는큰사업을했다고했다.
지금은딸의인터넷사업을돕기위해한달에한번꼴유럽을다녀간다고했다.
경상도사투리가섞인말투를지닌그녀는조근조근묻지도않는말을꺼내놓기시작했다.
구찌라든가니나리찌라든가50년전사람들이그상표를알기도전에
구입하곤했다는말을했다.양반집가문이라는말도했다.
벌어논돈을조카가카지노에서탕진했다는말도했다.
일본에서혼자사신다는그여인은할머니라는말을쓰기가힘들정도로젊었다.
일찍죽고싶어도일본에서는노인들을정기적으로돌보고약도공짜로주기때문에
오래살수밖에없다고했다.어떤의미에서는오래살고있다는죄책감을갖고있는것처럼
보이기도했지만…삼대거짓말중에노인이빨리죽어야지하는말도들어간다고했으니까…
내주위에그연세에그렇게왕성한활동을하시는여인네가없으니
내겐신기하게만보이는여인네이다.
그연세면집에서편안히자손들의보호를받으며지내시면좋으련만
혹시그분은이유럽쪽에서영혼을잃어버리고
찾으러다니시는것을아닐까?
다니시는여행길이무고하시기를가만히기도해본다.
날씨화창한어느날,부드러운공기와태양빛을즐기며걷고있었다.
어디선가들려오는아이들소리를따라가보니거기초등학교가있었다.내어린시절의
그교정을닮은초등학교운동장에아이들이제각각뛰어놀고있었다.
아니,이프랑스에도한국의초등학교교정과닮은장소가있네.
새삼스럽게다가오는기억들이나를즐겁게했다.
까맣게잊고있었던것같은데마치어제일처럼되살아나는기억의조각들…
그래!그때나도저애들처럼뛰어놀았었지.
아이들이내는소리가귀청을찢듯날카롭게허공에흩어진다.
아름다운기억들이내가슴에물방울처럼피어났다사라지곤한다.
먼지가뽀얗게일어났다사라지곤했던붉은마당들….
그리고그곳에있었던아이들….
아이들의고함소리가내게청량제가되고기운을주는듯도싶다.
아!행복하다!
지나가는동양여인을쳐다보며프랑스아이들이서로귓속말을주고받는다.
애들아!무슨이야기하는거야?
내가이쁘다고?
아니면다르게생겼다고?
아니면신기하다고?
태양이눈부시게내리쬐고
난,그거리속에서서과거속으로들어간다.
내가불어로말하면한국사람들은모두나를우러러본다.
그리고마치나를외계인이라도되는듯이바라본다.
소피는금발의프랑스부르주아집딸인데참을성이없어서
내가불어로말할때정관사나부정관사를하나만틀려도성질을팍내면서
‘너왜,불어를그따위로해?듣기가피곤하쟎아!’하면서역정을낸다.
사실,외국어로말할때우리의두뇌는엄청난노력을해야하기때문에
쉽지않은일이라는사실,그녀는이해하려고하지않기때문이다.
그래서그녀와대화를할때그녀가역정을내지않으면내가완벽한불어를구사하고
있다고믿으면된다.난,불어를듣거나말하는것이자유롭다.
그런데몇달전쯤에알게된28살의일본아가씨와어제도
친구집에서만났는데그녀는불어를못하고우리는일본어를못하니까
예의상영어로이야기를이끌어나갔다.
난,너무나피곤했다.
먼저번만남에서도너무피곤하다고느꼈었는데
그런데영국사람이나미국사람과영어로대화를할때는피곤이덜했던것같아서
이유를생각해보았다.
일본인이하는영어이기때문에피곤이더하는지도모른다.
그일본아가씨는영국에서영어를배워서회사에서번역일을한다는데
난,왜그녀와이야기하는일이이렇게피곤한것일까?
어쩌면그녀의영어발음이정확하지않아서일수도있다는생각이든다.
내가가끔피곤하면불어의정관사와전치사를정확하게사용하지않아서
소피를피곤하게하듯이말이다.
유난히길었던바캉스를보내고나서도잊지않고나를찾아온옆집고양이
이자벨은그녀의머리빛깔이랑같은색인붉은털고양이와살고있다.
그녀의고양이사랑은유별나서고양이에대해서는모르는것이없다.
며칠전내게와서살갑게굴던옆집고양이를집에들였더니이고양이가
갑자기내다리를물어뜯는것이었다.꽤아팠다.화가난내가고양이엉덩이를몇대
때려서내쫓고나서이자벨에게전화를걸었다.
옆집고양이가살갑게굴다가갑자기나를물어뜯어서때려줬어.
그녀의음성이갑자기걱정으로가득차면서쎄게때렸느냐고물어온다.
쎄게때렸다고하면금방이라도울태세라서그만살살건드려주었다고했다.
그녀는동물을때렸다고하면야만인이라고부른다.
고양이가물고뜯고하는것은같이놀자는이야기라고했다.
그녀는고양이가물을때어떻게하느냐고물었더니침대위로도망가서고양이가올라오지못하게
한다고했다.참도망갈일도없다.
그리고는누구네집이여행가면서고양이를혼자두고갔다고
열을내며성토를한다.돈을주고라도고양이보아줄사람을구해야한다는것이
그녀의지론이다.그리고그렇게할경제력이없으면고양이도기르지말라는것이다.
지금그녀가데리고있는고양이도늙은고양이라서
늘식사와함께약을먹이는데그녀는고양이에게들어가는돈은
전혀아까워하지를않는다.
사람에게는참인색한그녀가고양이에게후한것을보면
좀이해가되지않는다.애!사람좀그렇게사랑해봐라!
이렇게면박을주고싶을때가많은것이다.
그런걸보면난,많이야만인에속하는지도모른다.
하긴레스토랑을하는마리프랑스가산책때나와마주치는그녀의발발이강아지가
나를따라오면늘하는말이’발발아,그녀를따라가지마!그녀나라에서는강아지를먹는풍습이
있기때문에너를먹어버릴위험이있어.’
그녀들은결국나를야만의나라에서온야만인으로보는지도모른다.
안경알을바꾸어야겠다는생각을오래전부터했다.
프랑스에서는안경을바꾸기위해서도먼저안과의사를만나진단서를받아야한다고
믿고있었기때문에그절차가너무복잡해서차일피일미루다가며칠전산책을하고돌아오는길에
눈에띄는안경점으로무턱대고들어갔다.
그런데언제부터바뀐시스템인진몰라도그안경점안에시력테스트용기계가
마련되어있었고상점주인인동양남자가애교가철철넘치는미소를띄우며
시력검사를하는데40분정도걸리며비용이28유로라고말해주었다.
그래서시력검사를했고내시력에맞는안경알을주문하는데며칠걸린다고했다.
그리고오늘아침에그는문자(프랑스에서는sms라고한다.)를보내왔다.
주문한안경알이도착했다는것이다.
오후에가겠다고문자를보내고오후1시30분경에안경점에갔더니
문이잠겨있고점심먹고오겠다는메모가걸려있다.
그의핸드폰번호가적혀있었지만핸드폰을충전시키느라집에두고왔다.
주위의상점들을구경하면서시간을보내다가쵸코렛을사는데한참망설이다
다시와보니그제야안경점남자가돌아오고있었다.
안경가게에설치된시력검사용기계들
시력검사할때나는이화면바로밑에앉아서건너편거울에비치는
글자를읽었다.
안경알을갈아끼우는데또40분가량걸린다고차를한잔대접해도괜찮겠냐고묻는다.
본인은중국인이지만마다가스카르에서태어났고프랑스에서공부를했다고묻지도않는말을
조근조근여자처럼조잘댄다.
차를끓인물도팔팔끓는물을사용하는지미지근한물을사용하는지
묻는다.
똘똘뭉쳐있는차잎들이모두풀어져야차맛이제대로난다.
안경값을지불하려고카드를꺼내었는데이집기계가작동이되지않았다.
수표책은집에있는다른백속에두고왔다.
난감했다.다시집까지갔다와야하나고민을하는데
그냥갔다가언제든지시간이날때와서돈을지불해도좋다고하는것이다.
나를믿을수있느냐고?물었더니흔쾌히그렇다고한다.
자기가잘못했으니까할수없다고했다.
사람잘보시는군요.속으로생각하며그래도아마동양사람이라서저런여유를보여주나
싶은생각이드는것이었다.
집에돌아오는길에중국가게에서우연히쌀가루를발견했다.
왠지모르게송편을하고싶다는생각을하던차
집에있는콩과깨를가지고얼렁뚱땅송편을빚어보았다.
다음번에는완벽히준비해서잘할수있으리란생각을하면서…
참기름바른송편
한국에서식구들과만들때이쁘게만들었었는데
몇년동안해보지않았더니송편이이쁘게되지않는군요.
그것도매년만들어야지솜씨가유지가되는것같습니다.
이상하게도난,프랑스에살기시작하면서요리하는것을좋아하게되었다.
어쩌면식당이비싸기도하지만비싼식당에서도만족할만한식사를할수없는것이
원인이기도할것이다.어쨋든아무렇게나만들어준식사를하기싫기때문일것이다.
또그러다보니식당에서만들어주는식사가깨끗하지않을것같다는생각도점점강해지는것이다.
혼자먹어도식사를정성껏만든다는것,
어쩌면프랑스에살면서길러진좋은습관인것이다.
며칠전한국식품점에갔다가발견한유부를가지고유부초밥을만들었다.
위의초밥짱을3.95유로(약6000원)에샀는데너무비싼느낌이다.
밥을고슬하게해서호박과양파를잘게썰어볶은것과초밥소스들을섞어서
버무린다음젖은유부를짜서밥을넣어다음과같은결과를낳았다.
사실2인분의유부밥인데혼자다먹는다.
옆에총각김치도한국식품점에서사온종갓집김치이다.
내일은살이얼마나쪄있을지기대해보아야겠다.ㅎ
내초라한식탁
토요일아침,이자벨이전화를했다.
이자벨은붉은머리에푸른눈동자를가진미녀이다.
일요일점심에나를보러오고싶다고했다.
사춘이랑같이올텐데전식,후식,치즈그리고와인을자기가준비해오겠다고했다.
내가준비할것은김밥이면된다고했다.
모두프랑스인들이니까프랑스요리를하겠다고했더니
구지김밥이면된다고했다.
아마도내프랑스요리실력을믿지못하는것일거다.
한국식품점갈시간이없었는데생각해보니까며칠전에한국에서
누군가가져다준김이있었다.단무지도없었지만단무지대신새큼달콤한
오이를몇개더넣으면되겠지하고말았는데오늘아침에
김밥을쌀려고보니까김밥용김이아니라조선김이다.
에라모르겠다.되는대로김밥을쌌다.
막상이자벨이도착했는데보니까둘이온것이아니라남자도하나따라왔다.
접시를급하게하나더놓았다.정말이자벨은새우를넣은살라드와바나나,포도,석류를섞어
만든과일칵테일,와인,치즈,과자를등산가방에잔뜩넣어가지고와서
내초라한식탁을풍성하게채워주었다.
그리하여세계를주도하는부자들얘기서부터
세상돌아가는이야기를하다가난,특이한이야기인양
절에서도닦은큰스님이야기를해주었다.
무엇이었느냐하면한국에는벽만바라보고몇십년동안앉아있던
스님이있다고했더니,이자벨을따라온아닉이란여자가툭말을던졌다.
‘그남자,바보아니야?벽만바라보고몇십년을보내다니…’
순간,아이렇게도생각할수있구나싶었다.
난,한국에서그런이야기를수없이들어도그스님들이바보일거라는생각을
해본적이없었다.그러면내가바본가?
산보중만난이쁜백조들,창유리에비친자기들모습에반해있었다.
사실,점심을오후3시까지하고어딘가갈작정이었다.
그런데내집까지오신손님들이산보를같이하고싶어했다.
갈곳이있다고하니까너무나서운하고애달픈눈들로나를바라보기에
그냥같이산보를하기로했다.
아닉은특히한국에관심을갖고있어서
약한시간가량의산보를하며줄창한국의역사와문화에대하여
이야기했다.피곤하지만이렇게관심을갖고한국에대한이야기를들어주는
사람이면난,시간가는줄모르고떠들수있다.
어린이놀이터에갔다.
오랫동안가지못했었던건지가지않았던건진모르겠지만
많은변화가있었다.
보지못했던새로운놀이기구들이있었다.
아이들이우루루줄을서있는놀이기구에눈이멈추었다.
아이들마다놀이를타는모습이제각각이었다.
그아이들은몸무게가기껏해야20킬로정도일것이었다.
옹기종기줄을서서차례를기다리는아이들이너무이쁘다.
아이들이잘못될까살피고있는부모들이몇몇있었다.
이곳에서는아이들도어른들도평화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