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부페식당에서점심을하고몽마르뜨언덕에올라차를마시고싶었다.
버스를타고디카를오늘날씨에맞게조정하고있는데뒤에서어떤여인네가심하게
악담을하고있는것이다.무슨일인가들어보니버스운전수가5분정도어디좀갔다오겠다고
차를세워놓고말했다는것이다.승객들이안된다고했더니’내가하고싶은대로할거야!’외치고
내려버렸다고법운운하면서온갖악담을해대고있는것이다.
그러는와중에옆에버스에서는어떤건장한남자가마치버스를들기라도할듯이
두팔을벌려서안고앞을가로막고있고그버스는그럼에도불구하고앞을향해전진하고있었다.
디카조정이되지않아서미처사진을찍지못했지만사람들이엉망진창이라는느낌이들었다.
한곳에서는’저남자뭐야?자살하려는거야?’하고말들이많았다.
모든사람들이미쳐가고있는것은아닌가싶은상황이었다.
유럽경제가위기에처했다고하니까사람들이모두막가는것이다.
돌아오는길은전철을이용했다.
전철에막들어서는데승객들이온통웃음바다이고입구에어떤젊은흑인여자가
누군가를향해서빨리오라고성화를하고있었다.
옆에앉은여자에게무슨일인지물었더니
그흑인여자애인이아직전철안에있었는데아마도무임승차를했던가보다.
바로옆에표검사하는철도원이서있는것도모르고
그흑인여자가애인에게표검사하지않는다고빨리나오라고성화를대는것이다.
승객도표검사원도모두웃고있었다.
아마그표검사원은알면서도모르는척해주었을것이다.
그렇게웃기지않았던것같은데왜들그렇게웃었던것인지알쏭달쏭하다.
빠리서쪽의st-lazare역에가면trinité성당이있습니다.
프랑스에서알아주는성당인데요.이곳에서는아침8시미사가라틴어로
이루어지고있습니다.저도일때문에이근처호텔에머물을때아침마다
라틴어미사에참여하곤했습니다.물론라틴어를알아듣지는못했지만지루하지도
않았습니다.
재주껏사진을찍어도성당을다담을수는없었습니다.
때마침유치원어린이들의미술전시회가성당보수공사중인데도불구하고있었습니다.
그림교실에서공부하는유치원생들의공동작품이라고씌여있더군요.
아이들이입은청바지가너무나깜찍합니다.
10월달에들어섰고오후7시가지났는데기온은섭씨27이다.
지난주말을아시아사람들의모임에갔다왔더니정신이얼떨떨하고
내가어디에서있는지를모르겠다.
미소를상냥하게짓는여인들이많았다.물론일본여자애들이다.
신기한듯나를바라보았던것도같고그래도멋있다는말을했으니
거짓은아니겠지.나를흘긋흘긋보면서연신방글방글웃었는데무슨뜻이었을까?
앞으로한국사람들을자주만나야할까보다.
같은인종속에낯선사람이되어버린느낌…
남의정서가내것이되어있고내정서는내것이아닌것이다.
정신을가다듬기위해산보를했는데10월속의여름을만났다.
간이의자에앉아서독서하는커플
몸단장하고있는백조들
오수를즐기는백조들
많은프랑스인들이벌거벗은몸으로해바라기를하고있다.
자전거를타고와서간이의자에앉아독서하는사람
지구온난화가실감나는날이다.
오늘르몽드신문에아이들의자살이다루어졌다.
아이들이자살을한다.때로는사고인것처럼보이지만사실은자살이라고,정신과의사,
BorisCyrulnik는설명한다.
2009년에보았던영화’Hérisson’의주인공은11살소녀였다.
소녀는자신의11살생일날을자살할날로정했다.프랑스부자동네인16구에사는
이소녀가가장가치있는인물로생각하는사람은54세의혼자사는아파트관리인여자이다.
부자이며높은연봉을받는아빠는애인과밖으로나돌고
아빠의사랑을못받는엄마는늘술에쩔어우울증을앓고있고..
11살의나이에촬영카메라까지선물받아이사람,저사람을촬영하는취미를가졌지만
소녀는삶의의미를찾지못한다.
그영화를보고포스트를한다고생각했었는데너무바빴었다.
아이들이자살을생각한다니마음이몹시아프다.
너무똑똑해서인생의부조리를일찍깨달았는데해결할방법이없다고생각한것일까?
모든것은어른들의책임이다.자신의문제도해결할능력이없는사람들이
자식을낳아서어쩌면그자식을자신의욕망을실현시키는도구로사용하려는사람들…
어른들의무지,아이들이아무것도모른다고생각하는어른들의무지.
자기자신의욕망을채우기에급급해서허덕이는어른들과함께하는아이들은불행하다.
프랑스사회는이기적인삶을인정해주는사회다.
모두가이기적으로살기때문에이기주의가당연한것으로받아들여지는삶.
그래서아이들이슬픈지도모른다.
이기사에달린댓글:말도안되는소리로부모들에게근심거리를하나더보태지말아주시요.
세실리아의생각:
어떤사람들은뭉툭한의식으로세상을살고어떤사람들은굉장히섬세한의식으로세상을산다.
뭉툭한의식의사람들에게섬세한의식의사람들은정신병자로보이고
섬세한의식의사람들에게뭉툭한의식의사람들은답답한사람으로보일뿐이다.
하이티가노예들의반란으로19세기에최초로독립한식민지국가라는사실오늘알았다.
오늘의작가는1959년에하이티에서정치망명을한흑인이었다.
그는뇌전문의사이며,또한시인이며작가였다.
얼굴에따뜻한미소가그치지않는흑인여성이그의작품을낭송하는데
恨과분노가담긴작품들이다.그를소개하는프랑스인출판인여자가말콤엑스와
마르틴루터킹을언급하며그작가를소개했다.
그의작품을다듣고난후내가질문을했다.
‘작가님생각으로우수한인종이따로있다고믿으십니까?’
까페에온사람들이갑자기우우거렸다.내질문이혹시그작가를상처준다고생각했던것일까?
아니면문제를일으킬여지가있었던것일까?
작가가대답했다.
‘모든인종이다같다고생각합니다’.
내가말했다.
‘아까말콤엑스를언급하셨는데말콤엑스는흑인이가장우수한인종이라고
주장하더라고요.’
순간사람들이내질문이이해가간다는듯술렁거렸다.
창가에앉아있던젊은흑인이갑자기내말에대한설명을하겠다고나섰다.
내가혹시흑인에대하여관심이있다고생각을하고기회를잡을려고하는태도였다.
아이고,노우,노우,노우….
하지만내말에그곳에와있던십여명의흑인들이갑자기생기가도는느낌은들었다.
그리고그모든흑인들이각각한마디씩자신감을가지고하기시작했다.
말콤엑스는너무자기세계에빠져있는사람이었다는둥
마르틴루터킹의연설문을읽어보라는둥…
내가다시말했다.
‘모든인종이똑같다면마이클잭슨은왜피부색을바꿨을까요?’
너무짖꿋은질문이었나?
마이클잭슨을정신병자라고했다.
백인들이큰소리로설명들을하고나섰다.
이렇게다른인종들이섞여있는공간에서나오는반응들은정말재미있다.
내바로옆에앉아있던백인아줌마가또내게말했다.
당신이유태인인데성경말씀에유태인이선택된민족이라고했다며
거기에대해서나와대화를좀했으면좋겠다고했다.
나도한국인이잘난민족이라고한마디할걸그랬나?
유난히길었던바캉스를보내고나서도잊지않고나를찾아온옆집고양이
이자벨은그녀의머리빛깔이랑같은색인붉은털고양이와살고있다.
그녀의고양이사랑은유별나서고양이에대해서는모르는것이없다.
며칠전내게와서살갑게굴던옆집고양이를집에들였더니이고양이가
갑자기내다리를물어뜯는것이었다.꽤아팠다.화가난내가고양이엉덩이를몇대
때려서내쫓고나서이자벨에게전화를걸었다.
옆집고양이가살갑게굴다가갑자기나를물어뜯어서때려줬어.
그녀의음성이갑자기걱정으로가득차면서쎄게때렸느냐고물어온다.
쎄게때렸다고하면금방이라도울태세라서그만살살건드려주었다고했다.
그녀는동물을때렸다고하면야만인이라고부른다.
고양이가물고뜯고하는것은같이놀자는이야기라고했다.
그녀는고양이가물을때어떻게하느냐고물었더니침대위로도망가서고양이가올라오지못하게
한다고했다.참도망갈일도없다.
그리고는누구네집이여행가면서고양이를혼자두고갔다고
열을내며성토를한다.돈을주고라도고양이보아줄사람을구해야한다는것이
그녀의지론이다.그리고그렇게할경제력이없으면고양이도기르지말라는것이다.
지금그녀가데리고있는고양이도늙은고양이라서
늘식사와함께약을먹이는데그녀는고양이에게들어가는돈은
전혀아까워하지를않는다.
사람에게는참인색한그녀가고양이에게후한것을보면
좀이해가되지않는다.애!사람좀그렇게사랑해봐라!
이렇게면박을주고싶을때가많은것이다.
그런걸보면난,많이야만인에속하는지도모른다.
하긴레스토랑을하는마리프랑스가산책때나와마주치는그녀의발발이강아지가
나를따라오면늘하는말이’발발아,그녀를따라가지마!그녀나라에서는강아지를먹는풍습이
있기때문에너를먹어버릴위험이있어.’
그녀들은결국나를야만의나라에서온야만인으로보는지도모른다.
철학은어쩌면정신의사치이다.
난,정신의사치를좋아한다.
철학까페의오늘의주제는’중국에노자사상이남아있는가?’이었다.
의외로노자에관심이많은프랑스인들이많았다.
노자의사상을분석해서명확하게정리하는그들을보면서역시프랑스인다운해석들이라고생각했다.
하지만핵심을모르고겉모양만헛돌고있다는느낌이들었다.
그들은노자사상이행동하지않는것이라고했고,요가와관련있는종교라고했고
모든인위적인것을배제하는종교임에도불구하고막상중국의노자사원에서본것은
참으로인위적인것들이많아서실망했노라고했다.
나도대학시절노자사상을배우러다닌적이있다.
오래되었지만인상깊었던노자사상이나의초조감,성급함같은성격들을
완화시키는데도움을주었던기억이있다.
한참을듣다가내가말했다.
‘많은말들이오고가는데핵심은나오지않은것같네요.노자의핵심사상은
‘물’입니다.높은데서낮은데로흐르면서모든더러운것들을정화시켜주는
물같은성격의사람이되는것을지향하죠.’
그들이아주진지하게내말에귀를기울이기시작했다.
진지해지면눈빛이달라진다.
그중에철학인터넷사이트를운영한다는프랑스남자가말했다.
‘물이위에서아래로흐르지만다시수증기로변해서하늘로올라갑니다.’
내가말했다.
‘하지만물질적으로보이는형태는위에서아래로흐를뿐이죠.’
그가다시말했다.
‘눈에보이는형태보다눈에안보이는것이더중요한것을모르십니까?’
그러고보니그렇다.하지만물이수증기가되어다시증발한다는것을
노자를생각할때는생각해보지않았다.
아니노자사상이태어날무렵에는과학이발달하지않아서생각해볼수없었을것이다.
이들과대화하다보면내가전혀생각해보지못했던면으로
논리를전개할때가많다는것을발견하곤한다.
그리하여내머리속의논리가적어도360도를회전하여다시제자리로오는느낌을자주받는다.
서양의심리학자융이나,베르그송도중국의노자사상의영향을받은것같다고한다.
문제는올바른번역서를읽었느냐로발전한다.
이들은또동양사상이일단영어로번역되었다가영어에서다시불어로번역되었기때문에
정확한번역이아니라고생각했다.영어로읽을때와불어로읽을때가확연히다르다는것이다.
마치우리가서양의책들이일단일본어로번역되었다가일본어에서다시한국어로번역되었다고
생각했던것처럼말이다.
요즘와서드는생각은’글쎄,인생이그렇게심오한것일까?’ㅎㅎ
새벽에잠이깨었다.사방은캄캄한데갑자기몽마르뜨언덕에올라커피를
마시고싶다는충동으로흔들린다.
리비아에서있던니꼴라사꼬지대통령의2분연설을취재하기위해
26시간동안긴장해야했던르몽드신문기자의블로그글을읽고정말세상
좋아졌다는생각을한다.
대통령연설을취재하기위해긴장하느라밥도잘못먹고잠도잘자지못한
신세를한탄하는내용이었다.
나같으면좋아서몇끼쯤굶어도좋겠구만…
바야흐로대통령과기자가동격이되는세상이온것이다.
대통령을직업으로생각한니꼴라사꼬지와취재가직업인기자는
그저직업인으로서동격인것이다.
재미있는세상이다.
몽마르뜨언덕의새벽커피를마시기위해나도몽마르뜨언덕옆으로
아무래도이사를가야할까보다.
오랫동안소홀히했던문학카페에갔다.
오늘은사람이많지않았다.어떤의사가쓴자전적소설이라했는데
아마도내용이너무심각하니까사람들이많이오지않은것같다.
그의사작가는참진지해보이는사람이었는데사실8살때부터쓰는일을
시작했었다고했다.그렇게써논글들을서랍속에넣어두었다가
부인과이혼뒤에잠안오는밤들을메꾸기위해서책으로정리했다는소리다.
왜?이혼을했을까?의문이들었다.
이혼후에잠을이루지못할정도로힘들었다면
부인이바람을피워서이혼을한것일까?
소설과시집을소개했는데시집을낭독하기위해어떤여자연극배우를
초대했단다.그런데그연극배우가늦게오는바람에한참을기다려야했다.
잠바차림으로숨을몰아쉬며늦게도착한연극배우는덥다고웃옷을마구벗어버렸다.
그런데속에는레스달린속옷이그리고브래지어가다드러나보이는것이다.
얼굴색하나변하지않고몸을드러내는그녀를보며역시배우라서그런가보지했다.
시집을낭독하는데갑자기뚜벅뚜벅내앞으로걸어와서내눈을뚫어져라쳐다보며
시를읽는다.나도똑바로쳐다볼자신은있었지만그렇게하면혹시그녀가당황해서
시읽는일에지장이될까싶어내가시선을피해주었다.
그랬더니그녀는또다른사람에게로가서같은동작을취한다.
때로는음성을갑자기높여서사람들을깜짝깜짝놀라게하기도하니
아!그래서연극배우구나.라는생각이들기도한다.
그의사작가에게가장충격적이었던일은에이즈걸린30대남자가불과3개월만에
80대노인처럼죽어간일이라고했다.
그리고루브르박물관옆강변길을산책하면서루브르박물관창문들이
기괴망칙하게생긴악마들의조각상으로장식되어있다는것을발견했다는것이다.
한번가서직접확인해볼일이다.
티벳축제가있었다.아침부터날씨가꿀꿀하게흐려서갈까말까망설이다가
점심을먹고나섰다.
축제장에도착하니까비가부슬부슬내리기시작한다.
낙타가멋있었다.
한편에서는천막을치고티벳을찍은비데오를상영하고있었는데
나래이터의말이사람들을현혹시키는듯싶었다.
원시적인티벳풍경을문학적수사를사용하여묘사하니
무언가신비한것이있을것같은착각을일으키게하는것같다.
열악한환경의티벳학교와순박해보이는티벳아이들의사진이다.
이곳무대에서는티벳무용단이공연을하고있었는데관객들의우산에가리어
도저히무용을감상할수없었다.
무용수들의의상이나찍어볼까하고무대뒤로갔다.
비가엄청쏟아지는바람에한무용수의뒷모습만간신히찍을수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