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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동양학으로 본 그리스 문명… 아테네 고고학 박물관에서 조용헌 박사가 해설하다 - 마운틴
동양학으로 본 그리스 문명… 아테네 고고학 박물관에서 조용헌 박사가 해설하다

그리스문명의 발원지는 올림푸스 산이다. 올림푸스 산에서 모든 신이 나오고, 올림푸스 산에는 무수히 많은 신들의 궁전이 있다. 무수히 많은 궁전 한 가운데 큰 길이 하나 툭 터져 있다. 이 길은 밤 중에도 인간의 눈에 보인다. 이 길의 이름이 바로 ‘비아 락테아(Via Lactea)’, 즉 젖의 길이다. 비아 락테아는 영어로 ‘밀키웨이(Milky Way)’이며 우리말로 ‘은하수’가 된다. 은하수는 순우리말로 미르이며, 미르는 또한 신화적 동물인 용과 관련돼 있다. 신비스럽고 신화적인 부분에서 한국과 그리스, 아니 동서양의 유사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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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박물관에서 전시된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한 장면. 염소의 얼굴을 한 인간이 여자를 유혹하기 위해 치근거리는 가운데, 아기 모양을 한 신도 계속 유혹하라고 부추기는 장면이다.

 

올림푸스는 그 많은 신들로 인해 ‘천성(天城)’이라고도 불린다. 하늘의 성이라는 뜻이다. 올림푸스의 가장 큰 신인 제우스가 소집하면 모든 신들은 제우스신의 천궁에 모여야 한다. 올림푸스에 살고 있는 신들은 물론이고, 땅 위, 물 밑 신들까지 일제히 모였다. 애초의 그리스는 모든 것에 신이 있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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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고고학박물관에서는 우리 고대 유물과도 비슷한 유형이 보인다.

 

우리 신화도 태백산에서 시작된다. 곰에서 환생한 인간이 환웅과 결혼하여 낳은 아들이 단군이고, 그 단군이 1000여 년 간 나라를 다스렸다고 전한다. 태백산은 지금도 성산으로 받들어져 많은 무속인들이 찾는다. 그 태백산이 지금의 태백산인지는 불확실하지만 여하튼 산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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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는 우리는 호랑이가 동물을 쫓거나 사냥하는 장면을 볼 수 있지만 서양에서는 사자가 사냥하는 장면이 나온다.

 

고대 신화의 유사성, 아니 그리스와 한국의 출발신화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고대 사회의 샤머니즘적 영향이 어느 정도인가 짐작이 가게 한다. 샤머니즘은 기본적으로 만신(萬神)사상이다. 모든 자연적 현상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리스신화의 출발점이 샤머니즘이고, 신화에 나오는 인간과 구분이 없는 수많은 신들은 그리스적으로 환생했다고 볼 수 있다. 하늘에서 내려온 환웅이 태백산에서 인간으로 환생한 곰과 결혼을 해서 낳은 아들 단군이 1000여 년 간 나라를 지배한 것은 한국적 신화에 해당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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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는 인간의 부활을 믿었기 때문에 매장하는 문화였다.산자와 죽은 자가 같이 노는 장면의 조각을 흔히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애당초 그리스인들은 한반도에서와 마찬가지로 모든 자연현상의 원인이 신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산․숲․나무․강․풀을 지배하는 수많은 신들과 지방신들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그리스인의 신관(神觀)은 신인동태론(Anthropomorphism)에 근거해 있다. 이는 신과 인간은 외형과 속성에 있어서 전혀 차이가 없으나 다만 신은 죽지 않는다는 점에서 인간과 다를 뿐이다. 신이 인간인 아들을 낳고, 그 아들이 낳은 인간은 신이 되는 등 인간의 상식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관계가 맺어진다. 신화에 묘사된 신들은 난폭하거나 잔인하며 교활하거나 방탕하기도 한다. ‘이게 신인가’ 할 정도로 신들이 추악한 모험과 불성실한 행동조차도 서슴치 않는다. 예를 들면 헤르메스는 도적의 신이고, 아프로디테는 농염한 교태를 부리고, 아레스는 잔인한 행동을 한다. 어떻게 보면 지극히 인간적인 신의 모습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그리스 신화를 바라보면 훨씬 더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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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유적지에서 발굴된 토기나 유물들이 아테네 고고학 박물관에 시대별로 전시돼 있다.

 

그리스 첫 답사지는 아테네 국립 고고학박물관이다. 그리스 유적을 시대별로 한 번 살펴보고 가라는 의미다. 아니나 다를까 책에서나 보던 대리석으로 된 그리스 유물들이 B.C 7,000년 전후 선사시대부터 청동기, 철기를 거쳐 고대에 이르기까지 휘황찬란하게 방문객을 맞이한다. 어느 것 하나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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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고고학박물관의 모습.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장면들이 전부 대리석으로 형상화 돼 있다. 남자가 추파를 던지며 남녀가 뒤엉켜 노는 듯한 형상, 신들이 모여 축제를 벌이는 장면, 산자 사이에 죽은 자가 앉아 울거나 같이 있고 싶어하는 표정 등 우리와는 다른 듯하면서 전혀 낯설지 않은 장면들의 조각들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가이드는 “산자 속에 죽은 자가 있는 것은 죽은 자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 산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위로받기 위한 수단으로 죽은 자를 산자 같이 등장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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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멤논의 황금동상도 보인다.

 

동양학자 조용헌 박사도 “산자의 허무감, 무상감, 슬픔감에 대한 표출을 대리석 조각에 그대로 남긴 것으로 보입니다”고 확인했다. 이러한 인식이 그리스인들의 생활 속으로 그대로 스며들었다. 그리스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화장을 하지 않고 반드시 매장을 한다. 그것도 마을 바로 옆에 공동묘지를 둔다. 혐오시설이 아닌 놀이시설 같은 친근한 장소로 여기는 듯했다. 기독교가 정착하기 훨씬 전부터 그리스에서는 ‘부활’을 믿고 그대로 실천했던 것이다. 마을 옆 공동묘지에 묻힌 시신은 3년 뒤에 꺼내서 유골함에 넣어 영구보존하는 관습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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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대리석 조각은 항상 왼발이 앞쪽으로 나와 있다.

 

조 박사가 고대 그리스 병사의 대리석 조각상을 보며 의문을 제기한다.

“왜 병사가 왼발을 먼저 앞으로 내디디고 있습니까?” 가이드가 말을 머뭇거린다. 조 박사의 설명이 이어진다.

“북을 등지고 남쪽을 바라보면 해가 떠오르는 동쪽이 왼쪽입니다. 왼쪽은 양입니다. 양이 세상을 지배합니다. 귀신은 음입니다. 그리스는 양기가 넘쳐나는 곳이라는 느낌을 곳곳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대리석과 석회석으로 된 악산(岳山)으로부터 영발(靈發)을 받고 바로 옆 지중해로부터 수기(水氣)를 받아, 불교로 치면 관음도량 성지 같은 곳입니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여수나 통영에 해당한다고나 할까요. 병사가 왼발을 먼저 내디디고 있는 것은 태양을 향하는 양기운을 의식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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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얼굴을 한 인간의 대리석 조각도 산자와 죽은자가 공생하는 문화의 한 단면이다.

 

하나의 동작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조 박사의 문명에 대한 원천적 의문을 하나씩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리스는 터가 전부 양명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이 낙천적이고 표정도 밝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정말 사람들이 급하게 서두르는 법이 없다. 한국의 동양학자가 서양문명의 기원인 그리스에 와서 족집게 같이 콕콕 집어서 문화를 설명하는 듯한 느낌이다. “그리스는 전부 다 명당”이라는 표현을 수차례 반복했다. 조 박사도 상당히 감동을 받은 것 같다. “한국의 샤먼들을 전부 그리스로 데려와서 답사시켜도, 이 사람들이 전부 푹 빠질 것 같은 분위기다”며 “마치 영발의 메카처럼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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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우리의 토기와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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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기 유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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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의 아름다운 황금 유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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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대리석 조각은 왼발이 앞쪽으로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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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키보다 훨씬 높은 항아리도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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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석 조각들을 유심히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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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형상은산자와 죽은자가 대화하는 듯한 모습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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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있는 자가 죽은 자이고, 서 있는 사람들은 산 사람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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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대리석 조각들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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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서 본 그 철 조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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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관에도 산자와 죽은 자가 어우러진 형상을 새겨놓고 있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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