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에서
BY 해연 ON 10. 4, 2006
의사에게서하루에1시간쯤걷는운동을하라는처방을받았습니다.
약을먹기엔좀아깝다고합니다.
그러나한시간걷는다는게말처럼쉬운일이아니더라구요.
그러나새로이사한집바로뒤에낮으막한산이있어서거의매일오릅니다.
운동기구도많고배드민턴장도있고
산주위에아파트가많아서사람들이많이올라옵니다.
어느날사람들이잘안다니는작은오솔길을발견했읍니다.
능선으로이어지는길이아니라
골짜기를가로질러반대편봉우리에이르는정말한적한사잇길입니다.
이길을걸으면마음이평온해지고기분이좋아집니다.
곁가지없이곧게자란참나무의기둥들이
내려쬐는가을햇살에빗살무늬를연출하며작게흔들거립니다.
나무들의속삭임이들리는듯합니다.
(가령"반지전쟁"의’엔트’들처럼…)
길을조금비켜바위에앉아봅니다.
"바스락""바스락"
청설모란놈이나타나바삐돌아다님니다.
그리고는참나무밑가랑잎을두발로헤침니다.
난그때야청설모가밤한톨을물고있는것을알았습니다
청설모는그렇게밤을묻어놓고또어디론가급히가버립니다.
청설모는눈오고추운겨울을위하여먹이를저장하고있었는데그만나에게들켜버렸습니다.
난혼자웃습니다.
그놈은그렇게밤이며도토리를얼마나더감추어두었을까요.
긴겨울감추어두었던이밤한톨찾아내기는할까요.
이한적한숲에서겨울을준비하는작은피조물의생존의방법을훔쳐보고,
내생존의의미도다시생각해보며숲을떠납니다.
가을햇살은아직따가운듯하나부드럽습니다.
세상모든사람들에게공평하게이햇살이비쳐지기를……
그리고사람들아!이산의밤이며도토리를다람쥐와청설모를위하여조금은남겨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