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날
시고모님이사하시는날이라일찍서두른다.
지금이야이사짐센타에서다해주니공연히나서면
걸리적거리기나하지만…
그래도인사라는게있어서…
블로그나잠간들여다보고나갈려고’컴’을킨다.
‘업데이트소식’란에남도트레킹을떠난분의이름이올려있다.
얼른가본다.
악천후로중단하셨다고,그래도7일간이나하셨는데…
아깝다는생각을한다.그리고대단하다는생각도…
현관문을막나서는데’편지왔어요’
궁금해하던분이문자를보내셨네,무지무지반갑다.
기절할만큼반갑다고답장을보내고
문앞에떨어저있는신문,경제지빼놓고들고간다.
마을버스를타고전철을타고
방학휴가철이라빈자리가널널하네…
구석자리에앉아신문을펴든다.
‘주말폭우로6명사망”탈레반추가살해경고’
그리고"천진난만스물다섯,진짜같은거짓말"
"올해문학동네작가상수상작’달의바다’정한아"
"태어나서처음써본장편소설로,소설가가됐다"휴~~~
깜찍발랄하네
우리아파트놀이터구석진곳에매일모여시시덕대는
여중생들하고똑같은모습이다.
그러다,환승역에서3정거장더가버렸다.
되돌아올려고반대편으로걸어가며또한심하단생각
"될성부른나무떡닢부터안다"그래그래맞는말이라구…
그렇다고내가소설가를꿈꾸었냐구,절대아니다.
그25세란나이에나는질린다.
그나이에×2.6을한내나이…
내자신이너무초라하고불상해보인다.
나이는뭘루먹었니!!!
1층바닥에앉아
15층까지오르내리는사다리를본다.
이삿짐을꾸리고,이사를하고.또낮선사람들과마주서고
내몸뿐만아니라세간살이뿐만아니라
마음도정신도영혼도육체란보재기에싸서
영원한곳으로이사가고있는중이다.우리모두는…
돌아오는환승역에서
아내가초등학교교장인남편친구의전화를받는다.
정년퇴직후무료함을메우려고텃밭을가꾸는데
발을다처2달동안이나입원했다가퇴원했노라고
아직도기브스를하고있다고…
친구가살았으면몇번찾아왔을텐데
찾아오는놈하나도없다고…
죽은친구마누라에게넉두리한다.
"날도더운데힘드시겠어요"라고인사치례한다.
현관에들어서며
머리가흐리멍텅해진다.
손만씻고소파에누어버린다.
내머리는수많은갈래갈래길에서
평안이란길을찾아가고있다.
찾았나보다,평안해진다.
어느날은잘못걸려온전화도한통없어
쓸래야쓸거리가없는데
오늘같은날은쓸게많다.
그리고한가지더
둘째가이집트에서왔다.그런데
‘엄니나너무피곤해서씻고잠좀싫건자야겠어요’하며
지독한발냄새풀풀풍기며
무거운가방현관에쾅하고내려놓았을텐데
이제는제집으로간다고하네…
(최승원)
오랜만에비안오는날.
최승원
그라나다와마이웨이그밖에성가곡3곡
그는다른성악가들처럼튼튼한다리를버티고서서
노래부를수가없다.
그는자기얘기를잔잔하게하면서
탁자에두손을얹어놓고있었다.
그는무대의가운데까지걸어가는것이얼마나긴거리인지
모른다고…
그는지팡이를사용하지않으려고했다고한다.
자존심때문에…
그러나춤추듯휘둘러대며무대로걸어가는것도
자존심을세워주는것은아니었노라고…
高音을내기위해튼튼한다리대신지팡이가필요하다고
스승이지팡이를선물했을때
사용하는게익숙하지않아
무대까지지팡이를들고나갔다가
들고들어왔노라고,처음에…ㅎ
그리고메트로폴리탄오페라콩크르결선날설사병으로너무
기운없어지팡이를사용했노라고했다.
그는남의얘기하듯쉽게하는데
그얘기를듣는내내나는눈물이났다.
난내눈물에이의가많다
난왜눈물이많은건가.
난남이우는것만봐도따라운다.불치병이다.
넓은대학강당을그는힘찬음폭으로가득채웠다.
그라나다….
열린음악회같은tv를통해듣는것과전혀다르다.
내주제에거금주고음악회에갈주제는안되는데
오늘수지맞은거지…..
‘myway’많은사람들이이노래를불렀지만
최승원은후랑크시나트라보다도더잘부른다.
또다른누구의노래보다도…
오늘최승원의myway를평생잊지못할것이다.
그격정과,높음과,낮음과,부드러움과,
피아니시모와…..
2007,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