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쯤에는수도가많지를않았다.
동네마다공동우물이있었고,곳곳에공동수도가있었다.
간혹집에수도가있는집도있었지만없는집이더많아
공동수도를사용했다.
공동수도를관리하는영감님이계셨는데
나무판데기로수도집을만들어자물통으로채워놓았다.
아무때나물을받아갈수가없었다.
공동수도앞에는언제나물초롱이길게줄서서기다렸고
영감님이나타나야물값을내고수도물을받아갔다.
수도꼭지에주황색고무호스를연결해서물초롱에
물이채워지면잽싸게다른물초롱으로…….
그러는사이꽉찬물통빨리빼내야되고…..
조금이라도늦게빼내면소리소리지르던심술쟁이영감탱이,
공동수도에서나가정에서나수도물호스는항상주황색이었다.
그시절엔…
고등학교1학년때쯤,그지음부터
너무나빨리가는시간때문에안달이났다.
그때는헛되이시간을보내는것이아까워12시전에는
잠을안잣다.낮잠도거의안잣다.
이버릇은지금까지이어오고있다.
그중에도새벽시간이아까워또안달을부렸다.
그래서새벽시간을이용해서무언가배워야겠다고생각을했고
그것을실행에옮겼다.
배우는시간은1시간이었지만오가는시간을합쳐2시간잡았다.
집에서늦어도6:30에나와야했다.
봄에서여름으로들어가는계절이었겠다.
난좀더빨리갈량으로큰도로를피해골목길에서골목길로
이어지는지름길을택해오가고했다.
그날도기독병원뒷쪽골목길을가고있는데
뒤에서누군가가오고있었다.
별신경을안썻다.
누군가도나처럼새벽에어딘가가고있구나…..정도로
그러나좀더가다보니이상한생각이들었다.
앞서는것도아니고처지는것도아니고
적당한간격을유지하며일부러따라오고있다는느낌이들었다.
이른아침이어서다른사람은전혀없었다.
나는더빨리도더느리게도아니고그냥그속도로걸으며
온신경을뒷쪽으로쏟으며걸었다.그러다가…..
아무래도이상해서"획"뒤돌아섰다.
순간그남자도깜짝눌라우뚝섰는데,글쎄
바지가랭이에다그주황색고무호스를
1뼘쯤끼고붙잡고있었다.
"어머!별꼴이야!"
"미친놈아냐!"하며부지런히걸어골목을빠저나와
뒤돌아보니그남자는없었다.
며칠후엄마에게그이야기를했다.
(난지금도그이야기를엄마에게한걸후회한다.)
누가쫒아오는것같아서뒤돌아보니까어떤미친놈이
고무호스를가랑이에끼고따라오더라고…..
우리엄마얼굴이사색이돼서"그래서?"
"뭘,그래서야!큰길에나와보니까없던데….."
그날로새벽에배우던것끝났다.
아직도못배우고있다.
내가세상에서제일배우고싶었던건데…
나중에그주황색고무호스의정체를알았을때
나도기절할뻔했다.
그러니우리엄마오죽하셨으랴.
결혼해서아들만두놈낳고키우면서
아침마다세남자텐트치는꼴보고살았다.
두아들놈아침마다"일어나라!일어나라!"말로하다
안일어나면들어가이불"획"벗기면
두놈삼각팬티로텐트치고있다.소복하게…
버팀목이중앙에하나우뚝서있는1인용텐트,
애나으른이나,으~유
죤레논과요꼬
이글은내가전에올렸던"춤추는나무"의후속편이다.
그때이황당한얘기를암시했음으로…
궁금하시면한번가서읽어보세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