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새벽예배를끝내고목사님과몇명이
아직어둠에깔려있는거리를나서청주로향했습니다.
안개가도로와나무와건물들을휩쌓으며
느리게유린하고있습니다.
젊은33세의여인이급성폐렴으로죽어서
오늘장례치뤄주러가는길입니다.
한번도본일이없습니다.
우리교회새로나오신분의며느리입니다.
6살의딸을가진젊은엄마이기도합니다.
감기가독하다고만생각했담니다.
정말못견뎌병원에갔을때는이미폐가다망가지고
손을쓸수조차없었다고합니다.
중환자실로들어가산소마스크를쓰고깨어나지못했담니다.
우리가감기에얼마나무식한지…
얼마나깔보는지…
그것이급성폐렴이되어속절없이당하는
인간의나약함이약오르고서럽습니다.
서울을벗어나며비가오기시작했고
도착했을때는꾀많은비가옵니다.
병원장례식장에서예배를드렸습니다.
단발머리의얼굴이희고갸름한아직소녀같은얼굴이
미소를띄우며흰국화에쌓여우리를바라보고있습니다.
가슴이꽉막혀서숨이끊어지는것같은아품이엄습합니다.
울음을참는젊은남편의들먹이는어깨를…
그슬픔을어떻게바라볼수있을까요.
상복입어줄사람이하나도없습니다.
그럴수밖에없는거죠.
"결혼식에서사회를봐주었는데,영정을들고가야되냐"고
젊은남자가비통해합니다.
화장장에도착해서마지막예배를드리는동안뒷쪽에서
친정아버지가주저앉아서럽게소리내어웁니다.
체면같은거생각안하고우는울음이라서더욱….
모두참았던눈물을꾹꾹찍어냅니다.
나는도망가고싶은걸억지로억지로참으며벽에기대어울었습니다.
아버지는누군가위로하려하자손사래를치며거절하고계속흐느낌니다.
"불상한것!!!불상한것!!!"
난분명히이럴것같아서오고싶지않았습니다.
이죽음의순서들을내가겪은지얼마나됐다고…
한줌의재가되어가는동안대기실에서기다림니다.
천상병시인의"귀천"이액자속에서
"소풍끝나는날………아름다웠다고…"
대기실은사람들로그득한데
침묵의바다처럼슬픔만이무겁게흘렀습니다.
시아버지는우리에게이런얘기를해줬습니다.
죽던날!
환자는중환자실에서혼수에빠저들고
다만심장만살아서느리게박동하고있었답니다.
의학적으로이미죽었어야하는데…
죽음과의긴싸움이이어지고…
중환자실의자동문은열린채닫히지가않더랍니다.
기술자가와서고처봐도끔쩍도않더랍니다.
밖에서는어린딸이엄마를찾으며보채구있구요.
무언가를감지한실무자가어린딸을엄마곁에데려왔답니다.
어린딸은이미식어가는엄마의손을잡고엄마를부르고
젊은엄마는어린딸의손에잡혀운명하더랍니다.
영원히닫히지않을것같던자동문은’드드득드드득’소리를내며
몇번흔들어대더니혼자닫히구요.
젊은엄마가어떻게사랑하는어린딸을남겨놓고맘편하게
떠날수있었을까요.
젊은엄마가마지막혼신을다해자동문을붙잡고있었겠지요.
어린딸과의이별을위해서…
젊은남편은아내의영정을가슴에안고한없이한없이
대기실을서성거립니다.
차라리,친정아버지처럼
서럽게울어버렸으면좋겠습니다.
밖엔계속비가내리고멀고가깝게보이는산들은
아직붉게물들지않아서을시년스런모습입니다.
날씨라도맑으면얼마나좋을까.
비는하얀보자기에쌓인유골을납골당에안치할때도계속옵니다.
하얀보자기가비를맏습니다.
좁은공간에집어넣고실리콘으로단단히봉한다고해서
잊어버려지나요.어린딸과그젊은아비에게박혀진서러운무게가
가벼워질까요.
지금도어린딸을품에않고참았던울음을울었을
젊은남편을생각하면
가슴이찢어집니다.
이글을써놓고올릴까많이망서렸습니다.
내글재주로그상황을얼마나표현할까하는우려와
어쩌면거짖말같아서요.
그러나이런비슷한일은많다고합니다.
임종을앞두고꼭보아야될사람,꼭보고싶은사람들다본뒤에임종한다는것.
또저희남편에게서도거의비슷한경험을했기때문에감히시도해보았습니다.
공감해주시고명복을빌어주시리라믿으며…
10,1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