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온 날에…

(오늘아침베란다에서내다본눈오는풍경)

외출에서돌아오면서

집앞까지오는버스기다려제대로타고오다가

불현듯중간에서내려버리는…

아침까지눈이펑펑쏟아저마음이달떴다하더라도

이제는다녹아버린뒤인데…

달뜬내감정은왜수그러들지를않는가.

이단순하고,이철들지않는병을어쩌면좋을까.

누구말처럼내게는

내가제일문제다.

눈녹아굴적굴적한거리를걸으며또후회를한다.

집에얼른들어가

따끈하게커피나마시며멍청하게밖풍경이나바라볼일이지…

천원에8개짜리풀빵사서길바닥에서먹을뱃장은없어서가방에꾸겨넣었는데…

고소한풀빵냄새가줄곳따라다닌다.

그러다발길이닿은곳,책방

박완서의친절한복희씨

공지영의즐거운나의집

김점선

이청준의’그곳을다시잊어야했다’

잠깐망설인다.

이청준걸로한다.

얼마전신문에났던그의얘기가생각나서…

집에와서지나간신문을뒤진다.11월28일

이청준.

그는특유의하얀머리에검은베레모를쓰고있다.

그는"성깔있는놈"과전쟁중이란다.

그놈은페를공격했고전위도된듯하다고…

그는해질녁장보따리거두는심사로이책을꾸몄다며

"그곳을다시잊어야했다"를내놓았다.

투병은소설가의형벌이라고,

아침에일어나일용할건강이오늘도허락됐구나,감사한다고…

아직도답배를피우는친구를보면담배를끊으라고다그친다지만…

정말그는담배없이소설을쓸수있었을까?

성깔있는놈이그를얼마나더괴롭힐지…

얼마나더아퍼야할지,나는걱정이된다.

나는강진이나장흥을꼭가보고싶다는생각을한적이있다.

그곳이정약용의유배지였고,이청준의고향이라는이유만으로…

이철딱서니없는나!!!

그러나이철딱서니없는무모함이나를일으켜세우고있다고도생각한다.

이청준도그생각속에무모하지만강한것이있어서다시일어서기를…

"소설을한권만더써서다음에도여러분을이런자리에서볼수있기를…

바람을넘어서기원합니다"

당신의기도가응답받기를…

성깔있는놈에게당하지말기를…

나도기도드림니다.

그리고,’서편제’를읽었던감동으로

‘그곳을다시잊어야했다.’를읽겠습니다.

부디승리하십시요.

(거문도의새벽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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