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작년가을부터살금살금내거실로기어들었던햇살은
지금은거실의중간쯤에벤자민잎사귀로장식하고앉어있다.
언제부터인가
다시뒷걸음처빠저나가는중이다.
아주느리게…
그러나다시생각해보니아주빠르게…
밖은영하의날씨인데두겹유리안쪽의내거실은
게으른봄날고양이처럼긴등짝을늘려기지개펴듯
나른함에빠저있다.
햇살속에작은먼지들이…
tv화면에하얀먼지들이…
고무나무넓은잎사귀에도먼지들이…
이렇게적나나하게다보여진다면…
나는얼마나부끄러울까.
지나온날들의그리움과사랑의기억들
희망과좌절이함께왔던젊은시절
사랑을놓치지말았어야했는데
숙명처럼뒤돌아섰던기억
그것이너무아파
다시는사랑하지않으리라,절대로…
그러나어느때든
그사랑이어른거려
맹세하지않았어도다시할수없었던사랑
그럼에도결혼은하고…
다시사랑하기에오래걸렸던시간들…
다시혼자가되고…
이겨울의한나절
아이가긴잠을자주어서정말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