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6, ’08 (실수)

오랜만에뒷산을오른다.

눈이왔기때문이지만

나에겐두달만에온3일휴가의마지막날이다.

산은눈을홈빡뒤집어쓰고아늑하게쉬고있다.나무도…

이제곧시작해야할새싹을틔우기위한두레박질을위헤

마지막숨고르기를하고있는지도모른다.

부지런한사람들의발자국을따라

그러리라생각했지만

미끄러운길을온신경을발끝에모으고걷자니금방등짝이후끈거린다.

등산지팡이를가지고오는건데…

골짜기로내려가는…

가끔기타를치는남자를만나는작은오두막이있는…

그작은사잇길은아무도지나가지않은채

마치건드리지않은순결한처녀처럼그대로있다.

잠간망서린다.

길이있으리라는생각이없는사람에게는이길은길이아니다.

길의경계가전혀없어서…그리고경사가심해서…

길눈의익숙함만을믿고내려간다.

눈이발목까지푹푹빠젔다.

이런경험은어렸을때시골에서맛보고처음이다.

비탈길을미끄러지며…눈썰매타듯내려간다.

장난기심한친구와의동행이었으면참좋았겠다.

작은오두막도비어있다.

갈대숲과개망초가극성스럽던작은언덕은햇빛에눈부시게반짝인다.

오두막을지나약수터입구에서이길은끊어젔다.

아쉬움에한참서있다.

나무들이눈의무게에힘들어하며서있다.

이제부터는비탈길을올라가야되는데…

난감한심정으로처다보다가…

이웃님의블로그에서읽었던방법…나뭇잎이다.

정…미끄러운곳에서는손으로눈을헤치고밑에깔린나뭇잎을딛고…ㅎ

그러면서도두어번올라간만큼미끄러저내려오기도한다.

그러다다다른산등성…

세상의평화가다여기모인듯한편안함

한참을이모든것을창조하신분께감사하고찬양하며머물다가

내려올때는안전한길…

나무층계를걸어내려온다.

어줍잖은사진몇장찍었는데밧데리를교환하란다

평생을지고가는이준비의미숙함을어찌하나…

이날의어느것하고도비교될수없는내일생의실수…

집에와서주머니란주머니홀까닥다뒤집어봐도열쇠가없는것이다.

산속어디쯤눈속에묻혀있으리라.

다시단지밖에있는열쇠집에가서사정얘기하니…

만원받고열어준다.

아주간단하게…실같이가는철사로만지작거리더니…

‘아저씨는…순식간에만원버네…’멋적게웃는다.

병윤이가기다려진다.

이날눈덮힌도봉산으로지는태양………………..베란다에서찍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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