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11, ’08 (초 여드렛날)
초여드렛날의달을바라보며베란다의자에푹파묻히고싶은내마음을
아이가눈치챘다.
아이는안하던잠투정도하며있는생색다내며
한시간일찍자주었다.
커피반스픈을넣고물을머그잔가득부어들고베란다로나가앉는다.
달은반쯤살찌우며오른쪽으로30도쯤기웃둥하고있다.
손톱끝만하게생겨날때부터하룻저녁에도여러번을내다봤다.
비그친뒤구름사이로언듯언듯보이던초승달은애처럽기도했다.
왜달에집착하느냐면나는할말이없다.
오늘밤달은
초가을초가지붕위에막피우려다
입을옹다물어버린박꽃같다.
젓살이올라통통한손주놈볼같기도하다.
그러나한참처다보고있자니…달은
언제던젔는지도모를부메랑이
휘어저되돌아와내가슴에꽉밖히는것같다.
아프고슬프다는생각을한다.
달도아플것이다.
달몸둥이의피멍자욱을보면안다.
곁눈길한번안주는한사람을향해
혼신을다해치장하는속없는여자처럼
살도찌워보고살도깍아보고…
누구나만나고헤어짐의아픔은있을터였다.
지을수없는그리움도조금씩은간직하고있을터였다.
그러나구태여말할필요는없을것이다.
달처럼조금씩변신하며한달을살듯이…누구나그렇게…
다시올려다본달은
돛대를한없이높게세우고
수많은깃발을올린
해적선이되어
늙은해적의느린신호를받으며서쪽으로가물가물가고있다.
그리고
하늘가득
쇳소리처럼날카롭게
‘오~~~딘’
나의이유아적인상상은언제끝날까?
(숨어우는바람소리.나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