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물 안개 보렸더니…..주산지

밤12시에집떠나며아들은너무일찍떠난다네요.

자는아이안아다뒷자리에눕히고…

금요일이라아이데리러며느리가먼저와서그러더라구요.

‘난!감기기운도있고쉬고싶은데어딜가제요.’

‘어딜?’

‘그냥어디든떠나제요.’

‘토요일날일안한데?’

‘배짼데요.’

무단결근하는걸배짼다고합니다.ㅎ

‘어머니는가시고싶으세요?’

예가지금무슨말을하는거야나야못가서안달났지…ㅎㅎㅎ속으로…

‘웬만하면가자!’

그렇게떠났습니다.ㅎ

차타고한참가다가어딜가느냐고물렀더니…

주산지로새벽안개보러간다네요.

체면유지하느라고혼났습니다.ㅎ

내가가고싶은곳중에주산지가있거던요우선순위로…

뒷자리에앉아서입찢어지게웃었습니다.

가슴이큰구멍이나도록뻥뚫리는그런기분이었습니다.

안동까지가더니쉬었다가자네요.

고속도로는끝나고지방도로로가야되는데

밤중이고낮선곳이라자신도없고그보다졸려서요.

모텔주차장에차를세우고올려다본하늘에서별이쏟아지고있었습니다.

하늘은까망색에파란색이조금물들어있었고별이보석처럼박혀있었습니다.

이런하늘본지가까마득한데…

별은언제나거기있었노라고…

네가날잊고있었노라고말하고있는듯했습니다.

밤바람이차고깨끗해서한참을서성이다들어갔습니다.

딱!세시간만자고가자고했는데…

일어나니7시입니다.

해는이미떳구요.ㅎ

아침의산과들은참으로아름다웠습니다.

골짜기에안개가몇가닥남아서천천히대지에흡수되는모습도애처럽구요.

아침햇살에반사되어산등성이가빛나고있었지요.

주산지주차장까지왔을땐이미아침이랄수가없었네요.

이왕늦은거아이를모포로칭칭감아유모차에태워놓고…

셋이서오뎅한사발씩먹고올라갔습니다.

많은사람들이내려오고있었습니다.

하나같이사진기를들고요.

조금부끄러웠습니다.

그러나그들도새벽물안개는못찍었을겁니다.

어제밤날이그렇게차고청명하고바람이불었는데

안개가끼었겠어요.ㅎ

안개도그렇지만가을가뭄으로물에잠겨있어야할왕벗나무들이

하반신을다내놓고있네요.

내머리속에주산지는언제나물에푸~ㄱ잠겨있었거나

아니면허리까지눈속에파묻혀있거나…

김기덕감독의영화장면은한개도없었어요.ㅎㅎㅎ

그러나실망했다고말할수는없습니다.

그곳에세월이있고가을이있고많은사람들의마음들이모여있구요.

쑥스러워못하던사랑도고백할수있는곳입니다.

내게도그럴만한감상이한웅큼쯤은남아있는걸확인도했구요.ㅎ

나는이가을수지맞았습니다.

이제눈조금부치고여행떠납니다.

새벽에먼곳에가기위해가방들고나가는느낌이어떨까요.

다음주에뵙겠습니다.

이웃님들몸건강히다시뵐때까지안녕히…

Solveig’sSong-Mea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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