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올거라고그랬다.
잠자리에들면서좀많이와주기를바랬다.
아이가먼저깨어서
누루면노래가나오는파우더통을가지고논다.
‘멀고먼앨라바마나의고향은그곳,벤조를메고…..’
아이가나를보고쌩끗웃는다.여전히공갈젖꼭지를물고…
‘아~그!병윤이일어났어!!!’
아이를안고거실로나온다.
커튼을젖히니눈세상이펼쳐젖다.
앞산이함빡눈을뒤집어쓰고있다.
TV를켠다.
차들이눈길에서절절매고있다.
기상청이1cm온다고했는데5cm가왔다고욕바가지로먹는다.
눈이올거라는것만맞혀도대단하지…
내승에는차지도않는눈을가지고법석을떤다.
버스에서두아이가내렸다.
신호등파란불이,파란삼각형이하나남았는데…
한아이는뛰고한아이는가만히서있다.
성질급한운전자들이하얀정지선에서막출발하려다움찔한다.
아이는죽을힘을다해뛴다.
나도아슬아슬하게내려다본다.
아이는저쪽신호등앞에도착하고건너편에있는친구에게손을흔든다.
그리고서서기다린다.
죽자사자뛰었지만소용이없다.혼자뛰었기때문에…
두아이모두다음신호가얼마나길게느껴졌을까!
함께걷는것과마주보며기다리는것은사뭇다른것이리라.
우리인생들은함께걷기위해얼마나많은목숨건모험을할까.
함께걷다가한사람이먼저건너가버리는예도많을것이다.
내게도먼저건너간사람이있다.
함께걷기로신앞에그리고많은사람앞에맹세해놓고…
그는천로역정의어느길목에서나를기다리고있을지도모른다.
그러나나는뛰지않은아이처럼차분하게다음신호를기다릴것이다.
비게가많이붙은돼지고기를듬뿍넣고콩비지를한냄비끓인다.
아이도먹을수있도록생선을진간장만으로졸인다.
퇴근하고아이데리러오는아들과며느리와함께저녁도먹고
가는길에싸보낼려고…
며느리는내가조금씩싸주는반찬으로1주일을산다.
한번도거절한적이없다.
딸들이친정집에서뻔뻔스럽게가저가는것과똑같다.ㅎ
사실은그래서나는며느리가이쁘다.
딸이없는내게병윤엄마는딸같은며느리다.
어느날’어머님블로그인기많던데요’
‘너들어가봤어?어떻게?’
‘어머니블로그하실때몰래닉알아놨어요.’
병윤이사진올랐나하고가끔들어가본다고한다.
너무너무감사하댄다.
그런데나는뜨끔했다.
꼭알몸으로며느리앞에서있는것같았다.
사이버공간이라고나를적나나하게다내놓았기때문에…
어쨋든오늘은눈이왔고…
그래서조금씩메말라가던내마음도습기를머금는다.
눈이온다고다좋은건아니겠지만
또어떤사람들은눈으로인해아름다운사랑을기억해내리라.
모두가버리고홀로남은나처럼…
성근눈발사이로언듯언듯스쳐간사랑을볼것이다.
눈오신날에…
‘눈이내려서…’라고제목을부쳤었는데
어느시인님께서’눈오신날에’가포근하다고하셔서고쳤습니다.
그렇네요,시인들은무언가다르긴다르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