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을 준비하는 산
비온다음날인토요일날어슬렁어슬렁뒷산을올랐습니다.
산은옅은안개에싸여있구요.
나무들은습기를머금고있었지만…
여전히겨울나무입니다.
땅속깊은뿌리들은다시잎을피우기위해열심히두레박질을하겠지만
가지까지다다르기는아직기다려야겠지요.
그러나새소리들이얼마나자지러지는지…
나무들보다새들에게봄이먼저오는듯합니다.
‘가지에서가지로이어지는끝없이작은길이여!’
새가날아간자리를시인이그렇게읊었는데
딴구절은하나도생각이안나네요.
어떻든새는수선스럽게…
나무는조용히봄을준비하고있었습니다.
참아름다운겨울의잔해들입니다.
하얗게바래진억새며잡목들…
고실고실하게마른잔디
고운솔잎가루…
이제는바람이불어도날라가지않고
흙이되기를기다리는가랑잎들…
눈물나도록애잔한모습들입니다.
며칠날이따듯해서인지나무기둥마다이렇게이끼가자라고있었습니다.
산은아직겨울색인데초록색이끼만이유난히선명하게보였습니다.
별사탕같은이이끼는색이얼마나선명하고맑은지…
어떻게요렇게예쁜모양을만들고사는지…ㅎ
입춘이지났어도아직은겨울인데저렇듯연한몸으로추운밤을어떻게보냈는지…
한참을드려다보다가…
나박감치에동동띄웠으면좋겠구나하는
어이없는생각도해봤습니다.
양지쪽엔벌써이렇게…
가랑잎을제치고초록색잎파리들이돋아났네요.
참!생명력이무섭습니다.
언뜻!
생물중에
사람이제일연약하구나하는생각이듬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