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서커피를마시고있자니
병윤이쨔식이오더니내손을잡아끈다.
일어서서끌려가는데…이녀석이커피잔을잡으란다.
모든게늦은이녀석은눈치는빤한데말을못한다.
나를베란다로끌고간다.
베란다작은의자에나를앉혀놓고,이녀석!
베린다문을쾅!닫고들어가버린다.이쨔식이!!!
이녀석의생각은
‘할미는베란다에서커피를마신다.~’로입력이되어있는거다.
햋빛이아직남아있어서다행이지…
아니면추워바둥바둥떨기십상이다.
이쨔식에게커피마시는거들키지말아야겠다.겨울에는…ㅎㅎㅎ
집으로오는버스의차창밖으로눈이오고있다.
땅에떨러지기도전에녹아버린다.
그러나자동차불빛에보이는눈발은현란하다.
내마음은어느새아득해진다.
왜?마음은늙지않는걸까?
몸이늙으면마음도같이늙어줘야지..
그래야사는게수월한게아닐까?
때로는슬프게도하는눈이다.
버스에서내려일부러느릿느릿걸으며
얼굴에내려와닿는차고부드러움을즐긴다.
한여름불나비같이가로등에모여드는눈발들…
어디쯤에서왔을까?
그리운이들의집성촌에서인내력이부족한어떤이들이…
또한번의죽음을각오하고탈출했을런지도모른다.
이런날은
현관문뜯고들어서기가힘들다.
춘천가는무궁화호
여학생4명이재잘거리며들어오더니
서로창쪽자리에앉으려다
가위바위보를한다.
자리는금방정해지고
웃음소리와재잘거림은끝이없다.
밉지가않다.
내가너무늙었나보다.
난전에서장사하는
떡볶이아줌마와뻥튀기아저씨그리고야채장사아저씨가
어둠이깔리는길모퉁이에과일상자하나엎어놓고막걸리를마시고있다.
불판에서떡이랑오뎅이빨갛게번들거렸다.
약골인야채장사아저씨눈은벌써맛이갔다.ㅎ
떡볶이아줌마의실한얼굴에붉은생기가돌고계속크게웃어댓다.
신호가바뀌기를기다리며건널목한켠에서있는나도
젖가락하나들고끼어들숙기는없지만…
공연히흥겨워진다.
신호바뀌어길을건너면서
얼굴두꺼워야하는길거리장사지만
하루종일친구같이이웃같이붙어있다가
힘겨운하루를끝내고막걸리몇잔으로뒤풀이하는그삶도…
아름답구나하는생각을한다.
며느리가퇴근해서집에오는시간이아이를돌보는내노동의한계이다.
가끔며느리가2,30분늦을때가있다.
그러면나는늦어지는그시점부터몸살이난다.
미리얼마큼늦을거라고전화를해주면힘을안배하며조절을하는데
오늘처럼아무말없이늦으면
정말이지나도모르게욕이나올판이다.
하루종일머리가아팠다.
많이더럭더럭아픈것도아이고,아주기분나쁠정도로…
며느리가도착할시간이지나면서아픈정도가심해진다.
날씨가간간히비도오며하루종일꾸물거려서일지도모른다.
분당에있는사무실에서미팅이있어서그곳에갔다가
그곳에서퇴근하느라고늦었단다.
진통제한알얻어먹고집에오는데
영~마음이안풀어진다.
진통제는육신의통증만무마했지…
공연히심술이난마음은풀어주질못하더란말이다.
집에돌아와씼고일찍자자고했는데…
어쩌다내다본하늘에아흐레반달이흐릿하게떠있다.
한참을바라보고있자니…
‘하루이틀살것도아닌데,뭘!삐지긴….’
그러는것같더란말이지.
‘딴은!그래!’하며웃어줬더니
미움은사라지고잠도함께사라지더란말이지.
그래서몇자적어놨던것들줏어모아
포스트하나만들었다는말이지…ㅎㅎㅎ
꽃사진은이웃님풀잎피리님의야생화입니다.
풀잎피리님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