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늦은 신종풀루 이야기

마차를타고여행하던시절

마차에음산하고냉기가돌고생김새가어딘가좀다른사람이탔습니다.

호기심많은한신사가말을걸었습니다.

"못뵈던분이군요.어디를가십니까?"

그사람은어느城의이름을댔습니다.

"무슨일로가시는지요?"

그사람말이자기는장티푸스를官掌하고있는데

그성에장티프스를전염시키러간다고했습니다.

신사는너무나무섭고놀라서’많은사람이죽겠군요?’

"글쎄요.처음부터많이죽일생각은없답니다."

"그성에서는몇명이나죽이실건가요?’"신사는그사람과마치

구약성서에서아브라함이소돔성의의인의숫자를깍듯…

깍고깍아서5명만죽이기로결정을봤습니다.

며칠후그성에는장티프스가창궐하고많은사람이죽었는데5,000명이나죽었습니다.

신사는당연히불같이화가났습니다.

세월이얼마큼지났을까

신사는또우연히그사람을만났습니다.

"5명이라고했잖소?약속을지켜야지요~약속을~~~"

그사람이얘기했습니다.

"분명히5명만죽였습니다."

"5,000명이죽었단말이오!"

"나머지4995명은장티푸스가돈다는말에지레겁을먹고스스로죽은것이지요!"

(하도오래전에읽은거라핵심만인용했읍니다.ㅎ)

신종풀루라는게마침내우리나라에도들어왔습니다.

어느새우리들인식으로는신종풀루=죽음이다.라고각인되어갔지요.

그러던어느날우리교회목사님둘째아들중학교2년생종혁이가덜컥신종풀루에걸렸습니다.

자기방에갇혔지요.

방에서도마스크를쓰고,먹을거날라다주시는사모님도마스크에일회용장갑끼고…ㅎ

본인이야먹고싶은거싫컨먹고,컴퓨터게임도싫컨하고…ㅎㅎㅎ

그런데교인들이문제였지요.뒤숭숭하더라구요.

‘왜하필이면목사님아들이냐?’라는등등등

그런데저는그런생각이들더군요.목사님아들이어서참다행이다.

열흘쯤지나종혁이가다시찬양단에서첼로를켜고있습니다.

교인들은안도의한숨을쉬었구요.

신종풀루=별거아니네!로바꼈습니다.

그리고얼마후1부예배찬양대테너파트성철이가안나왔습니다.

웬만해서는결석하는청년이아니였습니다.

성철이는?한마디씩다물어봤습니다.

누군가전화를하더니’성철이신종플루에걸렸데요.’

그런데반응이묘했습니다.

"와~성철이좋겠다!""학교안가도결석처리안한데~"

이렇게변했더란말입니다.

제가월요일부터금요일까지아이를봐주고

금요일저녁며느리퇴근하면인계하고집에오곤하는데

지난금요일아이가열도좀있고기침도하더라구요.

그래서집에있는해열제먹여열떨어뜨려놓고

다음날아침에도열나거들랑병원에데려가라고이르고집에왔습니다.

궁금해서다음날전화했더니목젖이좀부었다고하면서대수롭지않아하더군요.

그런데토요일저녁에아들에게서전화가왔습니다.

열도안떨어지고아이가너무보채서큰병원응급실에왔다고합니다.

젊은의사말이만약의경우라며신종풀루얘기를하더랍니다.

내가너무놀래서"뭐라구!!!"그랬더니아들이

"엄니!신종풀루에걸렸다는게아니라의심을해보자는거에요."

다리에힘이쫙!풀리데요.ㅎ

월요일아들집에갔더니…

권상우눈처럼눈쌍거풀없이,극히동양적으로약간눈꼬리가치째진

병윤이눈이두겹쌍거풀이됐더군요.ㅎ

아들며느리출근해버리고…밖에비는오고,

남은약먹이고,다니던병원은멀어서가까운소아과로갔습니다.

의사가내나이만큼늙었더군요.

아이목을드려다보더니,난데없이디프테리아이야기를합니다.

그병은목에염증이생기고붓기도해서기도가좁아져서숨을못쉬게되는병이라며..

제가열불이나더군요.

‘그래서목뚫고숨쉬게해주잖아요.’하며툴툴댔습니다.

의사의의도는어린아이들은목구멍이좁아서

목이부울경우더위험하다는얘기를하려는거였는데내가화가난이유는…

젊은의사는신종풀루를…늙은의사는디프테리아

어린아이목감기걸린걸가지고,공포분위기를만들어야하느냐는겁니다.

신종풀루확인해본다고X-ray찍고,피뽑고…

며느리휴대폰에신종풀루아니라고문자보냈더라네요.

원래먹성이없는아이인데아프니더안먹어서얼굴은주먹만해지고

성질도아주고약해졌지만…ㅎ

목의염증도가시도,부은것도내리고,기침은어쩌다하고…

거의멀쩡해진아이며느리에게인계해주고집에와서글이라고쓰고있습니다.

집에오는데눈이오더군요.

나는이눈핑게대고자식들이고향에가는것포기하면어쩌나걱정입니다.

일년에한두번,

자식들다니러오기만기다리는고향의부모님들마음허물어내릴까걱정입니다.

고향가는고생길이옛날부모님들자식키우던고생과비교나될까요.

혹부모님이

‘힘들다!오지말아라!’하시더라도…

부모계신자식들모두고향에가셨으면좋겠습니다.

그리고이웃님들

명절즐겁게보내시고

늘건강하시고

블로그에서의인연이지만오래이어지기를바람니다.

복많이받으세요.^^

늦잠에서깨어보니

아침햇살이눈부십니다.

가을에노랗게피었던국화가눈꽃을피우고있구요.

먼데도봉산이흰구름을뒤집어쓰고있구요.

참아름다운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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