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윤이가아프다.
열이나고많이보챈다.
기침도안하고콧물도안나는데의사는감기란다.
약은먹이면서도난계속의사의진단에의심을한다.
그렇다고설사도안하고토하지도않는데’배탈’난것도아니고…
어느땐아이가자지러지게울기도한다.
‘어디가아파?’그러면배를가르키며’배가~~~’그런다.
내아이키울때
큰아들녀석이열이나고등에열꽃도피어서의사에게보였더니
간호사에게관장을해주란다.
관장을하고난뒤똥을’제주한라산’만큼누더니,열도내리고열꽃도숨어버렸던기억에
병윤이도그럴꺼라는것이내생각이다.
그러면서도병원에서처방해준약을먹여가며하루를보낸다.
나!할미의무기인기도를하면서…
오래전에韓末淑의’신과의약속’이란단편을읽은적이있다.
아이가아파서안타갑고,어미로서아픈아이를위해아무것도할수없는무력감에
절망하며신께매달리는내용이었다.
아이를고쳐달라고애원하며
‘그렇게만해주신다면제가어찌어찌하겠습니다.’라는
서원기도였겠지만
어떤내용의서원이었는지는생각이안난다.
그리고,아이는건강해지고,세월은가고…
그러다보니자신이’신과의약속’을까맣게잊어버리고
약속도지키고있지않더라는내용으로기억된다.
그러고보면나도
나의신에게급할때만엎드리는미련한피조물이다.
그렇게사흘째되던날녀석이아주오래오래변기에앉아똥을눈다.
나도녀석옆에쭈그리고앉아
마치진통하는임산부옆에서힘을몰아주듯끙~끙~같이힘을준다.
녀석’제주한라산’만큼똥을싸놓더니…ㅎㅎㅎ
멀쩡해졌다.
(
아들들은아비세상떠나자
뼈가루단지를군위에있는납골당에안치해놓고
3월마지막토요일은아비만나러간다.
구미에사는큰아들이자기가까이모신걸
작은아들은’너무멀어~’하면서도그여히찾아간다.
며느리는만삭이어서아들과나만가는데
아들이계속회사에전화걸어일의상황을체크하고
또누구와만날시간을몇번을뒤로미루었다.
주말이라길이많이막혀서그렇다.
‘그렇게바쁜줄알았으면형이나다녀오랠껄’그랬다고했더니
그럴수는없단다.
1년에한번뵈러가는건데아들이되서그렇게도못하면되겠냐.고한다.
살아서는
일격에소도넘어뜨릴수도있었던힘센팔과
다큰두아들한아름으로안을수도있었던넓은가슴이었지만,
이제는한웅큼가루가되어좁은단지속에밀봉되어있을지라도
멀리서찾아오는아들들이있어서
죽었어도기분좋겠다.
좀일찍갔어도억울하지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