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오는날만나자
첫눈오는날만나자
어머니가싸리빗자루로쓸어놓은눈길을걸어
누구의발자국하나찍히지않은순백의골목을지나
새들의발자국같은흰발자국을남기며
첫눈오는날만나기로한사람을만나러가자
팔짱을끼고
더러눈길에미끄러지기도하면서
가난한아저씨가연탄화덕앞에쭈그리고앉아
목장갑낀손으로구워놓은군밤을
더러사먹기도하면서
첫눈오는날만나기로한사람을만나
눈물이나도록웃으며눈길을걸어가자
사랑하는사람들만이첫눈을기다린다
첫눈을기다리는사람들만이
첫눈같은세상이오기를기다린다
아직도첫눈오는날만나자고약속하는사람들때문에
첫눈은내린다
세상에눈이내린다는것과
눈내리는거리를걸을수있다는것은
그얼마나큰축복인가
첫눈오는날만나자
첫눈오는날만나기로한사람을만나
커피를마시고
눈내리는기차역부근을서성거리자
게으른주말아침,
늦잠에서깨어나창문앞에서보니
눈이오고있습니다.
작은탄성을지릅니다.
누군가옆에있으면’와~눈이오네~’했을텐데요.
얼른커피물을끓입니다.그리고
언뜻이정석이
‘슬퍼하지마세요.’하는부드럽고높은음이아련해집니다.
첫눈의추억은누구나있을텐데
내게도있었나?
망설이다,망설이다,그만놓쳐버렸을런지도모릅니다.
눈치도못채고나도모르게지나가버렸는지도모릅니다.
어찌보면아쉬움이많은젊은시절입니다.
‘첫눈내리는날만나자고약속하는사람들때문에첫눈은내린다.’
그렇다면나는오늘
어떤이들의약속때문에첫눈이오는것을보고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세상의사랑하는모든이들이여!!!
이정석의’첫눈이온다구요.’를찾아오래들었습니다.
빈속에커피마시며…
그리고토요일늦지않게물리치료받으러병원엘갑니다.
첫눈오는날병원엘가다니…
슬픔니다!
아무리’슬퍼하지말아요.’
외쳐주어도…ㅎㅎㅎ
슬퍼하지마세요
하얀첫눈이온다구요
그때옛말은아득하게
지워지고없겠지요
함박눈이온다구요
뚜렷햇었던발자욱도
모두지워져없잖아요
눈사람도눈덩이도
아스라이사라진기억들
너무도그리워,너무도그리워~후~
옛날옛날포근한추억이
고드름녹이듯눈시울적시네
슬퍼하지말아요
하얀첫눈이온다구요
그리운사람올것같아
문을열고내다보네
(이정석이1986년대학가요제에서금상받은’첫눈이온다구요.’의노랫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