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에태어난내가팥죽을못쑨다면말이안된다.
그런데난한번도팥죽을쑤어보지못했다.
그렇다면팥죽이싫어서냐면그건아니다.
난팥죽을좋아한다.
지금도혹재래시장갈일이있으면팥죽한그릇사먹고온다.
결혼하기전에는친정엄마가만들어주시는팥죽을먹었는데
결혼을했는데시집에서는죽을안잡수셨다.
동지날엔팥죽이아니라팥밥을해잡수시더란말이다.
그러니동지가몇십번지나가도팥죽쑬일이없었다.
그런데이번동지에는안쑬수가없게생겼다.
며느리가친정다녀오더니팥을가져왔다.
친정어머니가동지에팥죽쑤라고보내셨단다.앗풀싸!!!
며느리에게팥죽못쑨다는말은못하겠고…
왜냐면며느리는시어미가세상에못하는음식없이다잘하는줄알고있어서…ㅎ
인터넷에서레시피를찾아생전처음팥죽을쑨다.
팥이랑쌀을미리불려놓았다.
팥을물을충분이넣고푸~욱삶는다.
팥이손으로부벼으깨질만큼무르면채에걸른다.
건데기는따로놓고팥물에불린쌀을넣고또끓인다.
쌀알이퍼질때까지…
건져놓은싦은팥은믹서기에곱게갈아넣고더끓인다.
이때찹쌀로미리만들어놓은새알심을넣어새알심이동동뜰때까지끓인다.
약간의소금을넣고,기호에따라설탕을넣기도하는데
나는설탕을넣었다.
중간냄비로끓였는데설탕을큰술하나를넣었더니훨씬맛이있다.
의외로쉽다.손이많이가서그렇지…
우선나부터한사발맛있게먹고
퇴근한며느리가먹더니,
점심을동지라고구내식당에서팥죽을끓여서먹었는데너무맛이없었는데
어머니가끓인것은맛있단다.
인사치례일지도모르지만어쨋던기분이괜찮더란말이지…ㅎ
이제는옛날얘기가됐지만
약혼을하고처음마르코가우리집에왔던날이동지였던지
엄마가팥죽을끓이셨었다.
마침둘째사위감이왔다고울엄마가
일제시대때왜놈에게다공출당하고겨우두어개남은놋사발에팥죽을듬뿍퍼주었다.
그놋사발이얼마큼큰것인지는나이많으신분이나아실까?
그런데이사윗감게눈감추듯순식간에한사발을해치우더란말
우리엄마
둘째사위가팥죽좋아한다고냉큼한사발더퍼다주셨겠다.
속도는좀느려졌지만또한그릇뚝딱!
울엄마기분엄청좋으셨겠다.
나중에시집와서알았다.
죽중에서도제일싫어하는팥죽을안먹는다고는할수없고
먹기싫은것얼른먹어버려야되겠다는심정으로…
그런데또한사발이…
팥죽이라면만정이떨어진단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