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에게
*
9시뉴스가끝나면내방으로들어가버리는내게며느리가
세시봉을앵콜방송한다고했다.
먼저세시봉방송때도며느리가알려주었었다.
이번엔이장희까지나왔네
‘나그대에게드릴것있네…
…………
별을따다가그대두손에가득드리리
……….
터질것같은이내사랑을…’
눈물을가득담고두손모으고들었었다.
아주오래전에…
이번엔무릎꿇고들었다.
고맙다!
송창식,윤형주,김세환,이장희
그리고내가제일좋아하는조영남
모두멋있고아름답게늙어줘서…
*
당신은그래도모두알아주잖아요.
시할머니에게서받은쌍가락지가
굵은매듭에서걸려버린당신의거친손!
그래도당신은모두알아주잖아요.
나도당신처럼
시집살이를했고손도험해져서
결혼반지가새끼손가락에나들어갑니다.
가운데손가락에서영롱하게빛났었는데…
그래도난알아주는사람이없습니다.
설날다음날
안개가비처럼내린다.
베란다창으로세상이모호하게보인다.
눈이쌓여있던주말농장의밭고랑이앙상하게윤각을보인다.
눈이녹기시작하는앞산이헌데앓는짐승처럼듬성듬성속살을드러낸다.
먼데서동생이오는중이라고전화가왔다.
나는술친구가더절실한데말이지…
석잔째커피를마신다.
안개는여전히강같이흐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