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행중에어떤분이

저녁에회를쏜다시는데무슨회가좋으냐고들했다.

여러물고기이야기가나왔다.

나는요즘제주바다에서방어가잘잡힌다는소리도들었고

이웃님댁에서방어회글도읽었겠다,방어라고했다.

드디어제주도와서회를먹는구나좋아라고하면서도

일행이70여명이되는데돈이꾀많이들겠다는생각에좋은냥도못했다.

네사람이앉은식탁에회가한접시씩놓여졌다.

횟집에간것이아니고저녁을먹는식당에양해를구해수산시장에서떠왔다고한다.

얻어먹는주제에이것저것따질것도없이난그저좋기만했다.

내가앉은식탁에내나이쯤의부부가맞은편에앉았는데

그남자분도나처럼회접시앞에서좋아어쩔줄을모른다.

그런데그회라는게상추나무채로장식을한것도아니고얇게칼질한것도아닌

거의손가락굵기로토막친것을일회용접시에수북하게담았더란말이다.

내앞의남자는그게또그렇게좋다신다.

하나집어다입에넣으면입안에가득하다.

한참먹다보니그남자하고나만먹는다.

‘왜들안잡수세요?’

많이먹었다고들하신다.두세점잡숫고…

옆의식탁에서더잡수시라고자꾸만가져오고…ㅎ

나도이제정말못먹겠다고두손든뒤에도그남자는열심히…

한방울의알콜기운도없이…ㅎ

이튿날저녁식당에서…

사람이많다보니언제나다른사람들과식탁에앉게된다.

어제부부들보다젊은부부와한식탁에앉았다.

제주도라서고등어갈치요리가많이나왔는데그날은꽃게무침까지나왔다.

나야두말할것없이좋아하는꽃게무침이다.

그부부가하는말

‘방어회보다훨씬낫다.낼려면먹을만한걸내지

회중에서제일맛대가리없는방어가뭐야!방어가…’

나는어렸을때바닷가에살아서

일찍암치생선회를먹었었다.

동네사람들이바다에가서’후리질’해서잡은못치(숭어의어린것)를

뼈재썰어서초고추장에찍어먹는것이세상에서제일맛있는회인줄알았었다.

정말맛있었다.

그말은들은어느분이세상에서제일맛이없는게숭어회라고했었다.

이렇게나란사람은세상에서제일맛없는것에도흥분도하고감격도한다.

나는보신탕외에는안먹는게없다.

못먹어본것은있어도안먹는것은없다.

처음부터그런것은아니었다.

세상살다보니먹는것에는오직감사할따름이더란말이다.

나는되도록음식으로는투정을안부리려고한다.

지구상에굶는사람이얼마나많은데…하는

엄청난생각까지하는주제도못된다.

다만,그러면안된다는것만겨우깨달았을뿐이다.

그들부부가하는이야기를들으면서다시한번

먹는것에감사하기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