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늦게일어났다.
아니다,너무오랫동안이불속에서밍기적거렸다.
머리맡의창문으로햇빛이밝게들어왔다.
어제밤에집에올때눈을맞으며온터라,이렇게맑은아침이리라고는생각이안됐다.
어제아들네집을나서니눈발이날렸다.드믄드믄…
전철에서내려버스를기다리고섰노라니눈발은더굵어지고많아졌다.
내집앞에서버스를내렸을때는눈이소나기같이왔다.
한때는눈이좋았었다.
지금도아주싫은건아니다.다만이렇게길위에서눈을만나면무섭다.
내육신이너무둔해져서재빠르게처신을못해줘서싫은거다.
재작년하루사이로눈에미끄러져두번이나주져앉아서아직도그후유증이남아있어서
눈을보면이제는무섭기부터하다.
그러나감정이라는게아직늙지를않은건지…
눈이오면손주녀석들하고똑같이좋아같이뛴다.
오늘도늦게일어나내다보이는풍경이너무좋아서혼자서소리를질렀다.
조그맣고아담한앞산이작은절을포~옥싸안고포근하게앉아있다.
주말농장의밭고랑을선명하게그리며내려앉은눈자리도정겹다.
하얗게눈을뒤집어쓰고있는대지는햇살에반사되어반짝거린다.
이아름다운겨울날난불현듯고향쪽으로가는전철이타고싶다.
전철에서내려버스를타고바다를건너서내어린시절그작은동네로가는상상을한다.
소나무가지가찢어지도록눈이내리던어린시절의눈의기억!
아버지가군불때시는아궁이에서따딱따딱!청솔가지타는소리
초가지붕끝에길게매달려있던고드름
유년의기억들은왜잊어지질않는걸까?
냉장고문을열고왜열었는지까먹는내가…
그시절의추억들은더뚜렸하게더아름답게채색되어기억되는것은왠일일까?
참다행이란생각을한다.
그추억없으면뭘먹고살까!
허지만나는지금
아직아픈목때문에…
오늘로끝나는약을,이것으로끝낼까?
아니면약을더지어다먹어야하는현실적고민에빠진
이제는눈도겨울도무서운!
그래서겨울이빨리가버렸으면좋겠는초라한할망일뿐!
(장영희의’문학의숲을거닐다.’에서)
워즈워스의시지만
장영희가들려주는시로읽으면더감동이온다.
나의남은것중에서힘을얻기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