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올봄은유난히춥다.
나이때문이기도그렇겠지만3월에사건이많아서일것이다.
우리이웃님중에어떤분들은야생화를찾아산을헤매신다.
풍도바람꽃을찾아풍도에도가고
변산바람꽃을찾아변산에도가고
언젠가보았던노루귀복수초를만나러다시찾아떠나신다.
솔직히말하자면나는이런꽃들을실제로본적이없다.
나의봄꽃은언제나,여전히진달래개나리다.
만일내가우연히라도야생화찾는그분들과동행을한다해도
정말그꽃들이내눈에띄일까?하는것도의문이다.
그작은꽃들이말이다.그리고
눈에띈다해도내어줍잖은디카로
내수준미달의촬영기술로그작은것들을찍을수있을까하는것도문제다.
그리고천방지축돌아다니다그여린것들밟아죽이지나않을가하는우려도있다.
그러니얌전히집에앉아그분들이찍어올린사진으로만족하는것이최상의방법인듯하다.
아~그렇다면얼마나아쉬운봄이될까!
그렇다면봄은산과들로찾아나서야만날수있는것일까?
아니다우리집베란다에도있다.
지난토요일날씨의변덕이말이아니었다.
바람이거세게불기도하고눈보라가치기도했다.
햇빛이쨍쨍나기도하고하늘에는하얀뭉게구름이마치한여름하늘같기도했다.
도봉산과수락산꼭데기가하얗게눈인지어름인지로덮혀만년설을방불케해서
히말라야산봉우리같았다.
내말이과장되었다고생각하면그날산행하셨던분들에게물어보면말해줄것이다.
어쩌면상고대를만났을런지도모른다.
그런변덕스러운날
병원을두군데가고결혼식에도갔다가오후에집에와서버릇처럼베란다를내다본다.
그런데글쎄!!!
노란민들레가피어있는거였다.
내가3월초에올린포슽에내베란다에먼저봄이와있다며
쑥갓,미나리,민들레의어린싹을올린적이있었는데그민들레가꽃을피우고있다.
들꽃한송이가내뜰에피어있다니…
놀람과경이로움이한꺼번에폭팔하여나도모르게소리를질렀다.
어~머~머~머!!!
올봄내가처음본들꽃이다.
그것도내집,내베란다에서…
풍도에서,변산에서,어느산양지바른곳에서피어난
복수초,노루귀,바람꽃만큼은못하더라도
그들이그꽃들을만나사진찍으며느꼈던감동을나도느낄수있을것이다.
이작은민들레한송이로인하여나의봄은화려하게치장되리라.
그런데민들레는이작은터에서
어떻게꽃피울생각을했을까!
민들레가끈질긴생명력을갖고있는것은알고있지만어떻게!!!
그리고지난해비오는어느봄날
길가에화분이깨어진채버려진것을줏어다심은’아프리카데이지’라는이꽃
마치고향에라도온듯겨우내이렇게피어준다.
내가주말에집에와서제일먼저베란다로나가는것은이렇게피어주는꽃들때문에…
제라늄,베코니아,사랑초,카렌초이…등등
이제는들꽃민들레까지…
내가무엇을부러워하며,어떻게삶의곤고함을투정부리랴!
이만하면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