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을 손질하며…

며칠을마늘한접과싸운다.

제일비싼걸로샀더니여니것두접같다.

껍질을벗기고,벗기고,벗기고…

마지막몸에붙어있는얇은비닐같은껍질을벗길때는

‘눈오는날,

먼데여인의옷벗는소리…’라는어느시인의싯귀가생각났다.

대체그옷벗는소리가어떠하길래…

그리고찧고,찧고,찧고…

작는프라스틱절구에작은나무공이로…

임금과순장되던어깨살이맑던처녀의육즙처럼

마늘은깨어지며진득한눈물을흘렸다.

내가너무잔인해,잔인해,잔인해…하면서…

마늘한접을다찧어냉동실에쳐박았다.

시집살이할때시어머니는

냉동실에얼려먹는마늘을싫어해서

부억뒷문벽모퉁이

바람이잘드나드는곳에걸어놓고먹었다.

많이썩혀가며…

시어머니는왜그렇게까다로웠는지모르겠다.

아집,고집,시어머니노릇?

이제는내가시어미가되어서내맘대로한다.

살림에는꼴통인내둘째며느리,박주영

넌아뭇소리마!

나도내맘대로할꺼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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