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산길—조지훈
혼자서산길을간다.
풀도나무도바위도구름도모두무슨얘기를속삭이는데
산새소리조차나의알음알이로는풀이할수가없다.
바다로흘러가는산골물소리만이
깊은곳으로깊은곳으로스며드는
그저아득해지는내마음의길을열어준다.
이따금내손끝에나의벌거숭이영혼이부딪쳐
푸른하늘에천둥번개가치고
나의마음에는한나절소낙비가쏟아진다.
이사한집근처에산이있습니다.
집에서10분정도걸으면산입구에도착합니다.
그래야100미터가조금넘는얕은산이지만…
근처에산이있는복은타고난듯합니다.
30년넘게산마포에는와우산이있었구요.
의정부에서살때도앞뒤에산이있었는데100미터안팍입니다.
사실은내게높은산은필요없습니다.
바라만보다말테니까요.ㅎ
산정상까지올라갔다내려오면한시간이좀더걸립니다.
내게딱좋은거리지요.
초안산이라고합니다.
단풍이예쁜산은아닙니다.
뒷짐지고어슬렁어슬렁올라갑니다.
조지훈의시처럼
풀,나무,바위,구름,
이름모를새울음소리도들리고
못생기고까칠한청솔모도눈에뜀니다.
시한줄떠오를만도한데
나는무심한냥한줄도못끄집어냅니다.
시인의마음은천둥번개도치고
소낙비도내리는데말입니다.
산악자전거를타는사람들을많이만났습니다.
그사람들이즐겨찾는산인것같습니다.
산길이거의손대지않은사람들의발로만다져진길이라그런것같습니다.
그래도나는구경하는것도아슬아슬하더군요.
나중에안건데
이산어딘가에조선시대내시의무덤이100기쯤있다고합니다.
일제강점기전까지도그들에게제사를지냈다는데
그후거의방치되었다고하네요.
다음에는꼭찾아봐야겠습니다.
산이작으니쉽게찾으리라는기대를합니다.
낙엽쓰는소리들리시는지요.
누구에게는감동이고
누구에게는낭만이고
누구에게는추억이고
누구에게는일입니다.